과학 영농에 기반한 특등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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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영농에 기반한 특등 복숭아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3.04.12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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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삼부자농원 이걸재 대표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일대는 일찍이 토질에 맞는 복숭아를 재배해 왔다. 그 복숭아는 신품종으로 ‘엘버터’라 불렸다. 여기에서부터 비롯된 황도가 1993년 농촌진흥청 과수연구소에서 자연발생 변이품종으로 인정받아 ‘장호원 황도’가 됐다. 달콤한 맛으로 전국에서 품질이 최고이다. 장호원에서는 9월 복숭아 출하철에 맛 좋고 향 좋은 황도를 맛보러 오는 이들을 위해 축제를 연다. 장호원읍에서 복숭아 재배뿐만 아니라 복숭아 품질 향상을 위해 전문 교육에도 나서고 있는 삼부자농원의 이걸재 대표를 만나봤다. 

삼부자농원 이걸재 대표(59세)는 대부분 교직에 종사한 집안 출신답게 사범대학을 나왔다. 이후 건축을 공부해서 건축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왔으며 1991년 귀농하여 복숭아 재배를 시작했다. 
“부친이 이천시에서 2만 5000평 규모의 논농사와 담배농사 등을 해오셨기 때문에 저도 농사에 익숙했습니다. 이천 고향에 땅을 4000평 정도 구매해서 복숭아를 심고 사업도 병행했어요. 현재 총 1만 1000평 규모의 과수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총 3만 6400㎡(1만 1011평) 규모의 과수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수확시기에 해당하는 재배 규모는 2만 3200㎡(약 7000평) 정도 이고, 나머지 면적은 나무를 식재하는 등 예정지로 관리해서 순환적으로 수확하여 땅의 지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장호원 황도’를 비롯해 원황도, 중생황도 등 다섯 가지의 품종을 심어서 7월 초부터 10월까지 복숭아를 수확한다. 처음에는 주력 품종이 ‘장호원 황도’였지만 현재는 비슷한 비율로 골고루 수확하고 있다. 

‘장호원 황도’는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복숭아다.

‘장호원 황도’란 품종은 1963년부터 장호원에서 재배됐다고 한다. 유사한 품종으로 ‘앨버타’가 있는데, 이 복숭아는 장호원 황도와 다르게 신맛이 강하다. 80년대 무렵부터 RDA(농촌진흥청)과수연구소에서 수년간 연구한 후, 94년 2월부터 ‘장호원 황도’ 란 품종으로 인정받아 장호원 일대와 충북 음성군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장호원 황도의 특징은 과피가 노란색이며, 신맛이 거의 없고 단맛도 12Brix 가량으로 높으며 저장성도 좋아 유통에 유리하다. 

관수시설을 설치한 후 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있다. 통기성이 좋고 배수가 좋다.

이 대표는 과수원에 관수시설을 설치한 후 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있다. 마사토 지형이라 토심이 깊지 않아 배수나 호흡을 위해 나무 밑에 유공관 시설을 설비하여 통기성과 배수가 좋도록 했다.

농장에 ICT 시설을 갖추어 온도, 습도 등 모든 요소를 핸드폰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5년 전부터 농장에 ICT 시설을 갖추어 온도 습도 등 모두 요소를 핸드폰으로 관리하고 있다. 제대로 농사를 지으려면 무분별한 온도 습도 관리는 안 하느니 못하다는 이 대표는 수분, PH 함수율을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하여 주기적으로 토양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토양 및 수분 측정기를 구입해서 항상 차에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측정한다.

“10만 원 가량의 토양 및 수분 측정기를 구입해서 항상 차에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측정합니다. 1000평 기준 열 군데의 토양을 측정하고 물을 두 시간 정도 주고 난 후 적당한 수분 공급됐는지 체크하는 등 확실한 데이터에 근거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역방제를 위해 살균력이 좋은 유기농 자재 황토유황을 생육 중에 사용하고, 바닥에 균 같은 것이 많을 때도 액비살포 형식으로 뿌려 비료와 살균제로 활용하고 있다. 토양관리는 토양에 뭐가 부족한지 1년에 두 번 검사해서 결과지 보고 부족한 분을 보충하고 있다.  

복숭아농업마이스터...전국 복숭아 품질 향상위해 노력
“기본적인 토양의 물리성을 개량하기 위해 비료 개념이 아니라 수분과 비료를 간직할 수 있는 능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퇴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쇄목 거름을 사용합니다.” 
이 대표는 5년 전부터 복숭아나무 아래 반사필름을 깔아 효과를 보고 있다. 반사필름은 잎사귀 아래까지 광을 보충해 주고 색깔을 내줄 뿐만 아니라 양분을 보충해 줄 수 있고, 장마에도 빗물이 덜 들어가게 해서 복숭아 당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준다. 그리고 복숭아를 싸는 봉지도 직접 의뢰해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통기성을 위해 골이 6개가 잡히는 봉지를 직접 제작 의뢰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반 봉지는 양쪽만 접혀져 있어 비가 많이 오면 복숭아가 물러 터집니다. 하지만 제가 제작한 봉지는 골이 6개가 잡힙니다. 효과가 좋아요. 한 여름에 열대야 봉지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데 주름이 많으면 통풍이 잘되어 열이 고여 있지 않습니다. 단가가 다른 봉지에 비해 3~4원이 비싸지만 복숭아가 물러져 망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죠. 고온기나 이상기후에 대응하기 좋은 꿀팁입니다.” 

 이 대표는 복숭아 농업마이스터로 복숭아 재배기술에 대해 강의도 다닌다.

이 대표는 복숭아 농업마이스터이다. 농업마이스터는 재배 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을 갖추고 농업경영·기술교육·상담을 할 수 있는 농업 분야 최고의 장인을 의미한다. 필기시험, 역량평가, 현장심사를 거쳐 선발되며, 농업마이스터 응시 자격은 15년 이상의 영농경력이 있거나 이와 같은 기술 수준이 있다고 인정되는 농업인이다. 
“항상 공부하러 다녔어요. 일본의 현대 농업 잡지 등도 찾아가면서 봤는데 왜 어린 나무가 빠른 정전을 하면 안 좋은가, 왜 정전량 46%가 적당한가 라는 내용에 대한 실질적 자료가 많습니다.”

그는 과일이 받는 스트레스를 덜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작업을 분산해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사람도 한꺼번에 뭔가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식물들도 한꺼번에 정전이나 수확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하면서, 될 수 있으면 작업을 분산해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 이유로 필요한 작업을 한꺼번에 하지 않고 분산해서 하기 위해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서 작업을 한다고 한다. 

1년에 생산량 40t 정도 수확한다.
1년에 생산량 40t 정도 수확한다.

이 대표는 1년 생산량 4kg 1만 박스 정도로, 지난해 2억 4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유통은 경매로 70% 정도, 나머지는 직거래로 출하하고 있다.  
“아들이 5년째 후계자로 같이 재배하고 있는데 솔직히 교재를 하나 쓰고 싶습니다. 교재를 편찬하는데 영상까지 넣고 싶어서 대학교 영상학과에 들어가서 공부도 하고 있어요. 자기 혼자만 농사를 잘 짓는다고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에요. 함께 좋은 복숭아를 만들어야 복숭아 소비도 더 늘어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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