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헬스케어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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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헬스케어식물
  • 김예지
  • 승인 2023.04.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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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겪어오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피로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자들이 많이 나타났고 건강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건강증진과 정서적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식물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이와 관련된 ‘헬스케어식물’ 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건강관리,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사회는 여러 요인과 흐름에 따라 관심과 트렌드가 변화한다. 코로나19는 사회, 문화, 경제, 그리고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다.

WHO는 질병이 없고 신체적으로 튼튼하며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으로도 평안한 상태를 이상적인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건강은 유전적, 환경적, 생활습관, 보건 의료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O’Donell(1998)은 10대 사망 원인에 미치는 상대적 기여도를 분석하여, 생활습관 요인 52%,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각각 20%라고 보고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활에서 갖는 습관, 태도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건강관리는 그 범위와 내용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환자 대상의 의료 서비스에서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으며 질병 치료 중심에서 예방 및 관리로 패러다임이 변화됐고 수요자 중심의 능동적 건강관리 참여로 전환되고 있다. 초기에는 헬스케어의 대상이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까지로 확대됐다. 즉, 헬스케어는 지속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의 제공이 주목받고 있다. 

백화점 내 식물 판매 팝업존을 형성해 구매의 접근성이 가까워짐

2020년 이후 등장한 대표적인 트렌드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이다. 헬시플레저는 건강한(healthy)과 기쁨(pleasure)이 결합한 단어로 건강관리에도 즐거움을 부여하여 지속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헬시플레저에서 정신적 관리(멘탈케어)를 중요한 항목이다. 멘탈케어의 방법으로 식물을 기르며 식물과 교감을 나누는 홈 가드닝, 집의 분위기를 바꾸는 플랜테리어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식물, 도시민에게 중요한 자연요소
건강의 증진과 유지를 위해서 살아가는 환경과 공간은 중요하다. 생활공간으로서 물리적 환경은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 대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경에 따라 스트레스가 악화되기도 하고 완화될 수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자연과 차단된 도시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보고하면서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자연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근거들이 발표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사람은 자연친화적인 본성인 바이오필리아(biophilia, 녹색갈증)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사냥과 수렵을 통해 생활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본능적으로 자연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 

경관개선, 공기정화, 녹지확보 등 다양한 기능의 도시 가로화단
경관개선, 공기정화, 녹지확보 등 다양한 기능의 도시 가로화단

도시에서의 자연환경은 생물 서식지로서의 기능을 비롯하여 열섬현상 완화, 공기정화, 소음감소 등의 환경보전, 여가 및 휴식공간 제공 등의 사회적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경험과 활동(아름다운 경관감상, 여가활동, 치유활동)은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연환경과 심리 상태의 상관관계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자연환경은 기쁨, 관심, 이완과 같은 긍정적인 기분을 고양시키고 분노, 근심, 우울의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어 정신적 질환을 예방할 뿐 아니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인에게 정신적인 문제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환경은 부작용이 없는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도시환경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환경 요소는 식물이다. 식물은 실내외 생활환경에서 자연적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중요한 구성요소로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여 심리적 안정감, 정서적 만족감을 제공하며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아파트 화단 관리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아파트 화단 관리

최근 등장한 신조어인 반려식물은 식물과 정서적 교감을 통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용어의 등장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관상용에서 벗어나 식물 기르기, 가드닝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한 상호작용이 심리적, 생리적으로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건강증진·유지에 기여하는 ‘헬스케어식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에서는 식물에 의한 건강증진 효과를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해오고 있다. 미세먼지, 식물에 의한 실내공기 오염물질 등의 저감과 온열환경 조절을 통한 쾌적성 증진 등의 환경적 측면의 효과뿐만 아니라 원예치료, 치유농업 등 식물을 매개로 하는 활동에 의한 치유적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식물에 의한 교육적 효과, 공동체 회복과 같은 사회적 측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의 결과인 식물의 건강증진 효과를 대표하는 용어로 ‘헬스케어식물’을 활용하기 위하여 개념 설정과 공유를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헬스케어식물 용어의 첫인상은 치료제, 건강 보조제 및 식품 섭취 등의 인식이 우선하기 때문에 식물의 건강증진 기능과 효과에 대한 도시민의 공감도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과정이 된다.

헬스케어식물의 용어를 접해본 도시민은 식물의 환경정화, 공간 장식 등의 기능적 측면의 효과에 대한 공감도가 높았으며 식물 그 자체뿐만 아니라 기르기의 능동적 활동에 의해서도 건강증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환경정화, 경관개선, 에너지 절감을 위한 건물 벽면녹화

소비자는 헬스케어식물을 신체적·심리적 건강의 유지와 증진을 도모하는 환경정화식물로 인식하고 있어 섭취 가능한 작물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었다. 현재 식물의 주 소비층인 4-50대는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하는 환경정화식물을, 미래 소비자인 2-30대는 신체적·심리적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환경정화식물을 헬스케어 식물로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밀레니얼 세대가 식물의 주 소비층이 될 때에는 헬스케어식물의 개념과 유형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민의 인식조사를 종합하면 헬스케어식물은 식물을 기르면서 느끼게 되는 공간과 환경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의 유지와 증진을 도모하는 식물체를 총칭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청담역사 내 조성된 미세먼지 프리존 

헬스케어식물의 용어가 현재 사회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지는 않지만 건강증진과 유지에 기여하는 식물의 다양한 역할을 모두 포함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식음료 소재뿐만 아니라 여가, 환경 정화, 공간 장식 등의 소재로서 식물의 활용을 통해 사람들은 더 쾌적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고 이러한 인식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이를 위해 관상, 기르기, 치유, 체험 등을 위한 다양한 식물 소재에 대한 정보제공, 생산, 유통 등에 대한 연구와 산업의 확대 또한 함께 이루어져야하며 도시농업과에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것이다.

 


 

 글= 정나라 농업연구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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