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산업을 바탕으로 실현한 지속가능한 치유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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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산업을 바탕으로 실현한 지속가능한 치유농업
  • 김예지
  • 승인 2023.05.2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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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뜰안에 힐링팜 이완호·한소진 대표

뜰안에 힐링팜은 고양시 1호 농촌치유농장이자 2021년 보건복지부·농촌진흥청 협력과제 지정 농장이다. 치유농업이 활성화 되기 십수 년 전부터 장애인·복지관 대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완호·한소진 대표를 만났다.

Q. 치유농장은 어떻게 운영하게 되셨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이곳을 만든 것 자체가 제 놀이터였죠. 평소 꽃을 좋아한 저에게 친구들이 준 꽃들을 하나하나 심다보니 정원이 만들어졌고, 체험객이 오가는 곳으로 변화 
했습니다. 한 번은 체험객들 중 ywca 회장님이 오셨는데 협회 아이들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부탁받아 2006년부터 이곳에서 장애인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뜰안에 힐링팜에 들어서면 과거 취미삼아 하나씩 심은 나무들이 모여 작은 숲을 형성해 마치 열대우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당시에는 원예치료를 농장에서 하는 경우가 별로 없던 터라 지금처럼 시설이 잘 갖춰진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님들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또한 장애인과 원예를 평등적으 로 모두 알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고, 교육을 통해 변 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명감을 많이 느꼈죠. 

과거에는 체험농장, 교육농장 형태로 운영했다면 2019년도부터 치유농장 인식이 확대되면서 농촌치유농장 시범 사업과 함께 현재 고양시 1호 치유농장으로써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운영적 측면에서 대표님만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치유농장은 반드시 1차산업, 즉 생산이 있어야 합니다. 농업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가 기르는 게 있어야 되는 거 잖아요. 농업생산을 해야 치유농장이 될 수 있는 건데 현재 대부분의 경우 생산을 안 하고 있죠. 그건 농업이라고 할 수 없거든요. 그렇다보니 사실 요즘에 치유농장에 관해 기준선도 없고 말이 되게 많습니다. 그러나 치유라는 그 단어 속에는 다양한 산업속에서의 치유도 내포하고 있거든요.

치유농장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1차산업이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한 대표는 현재 삭소롬을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치유 농장이면 1차 산업의 농업이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지 우리를 보호해 줄 수도 있는 것이고 이걸 키우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치유효과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해요. 즉,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해야 진정한 치유농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농업인이지만 고양시 장애인복지과로부터 허가를 받아 주간활동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육받고 있는 친구들은 온지 불과 1년 정도 됐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많이 변화했어요.

뜰안의 힐링팜에서는 장애인 대상으로 꽃꽂이, 테라리움, 분갈이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유프로그램을 통한 개선효과에 불신을 가진채 자녀를 보내주시는 부모님도 가끔 계십니다. 하지만 꾸준한 활동으로 아이가 점차 변화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기관에 대한 부모의 태도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실 때 많은 보람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치유농업을 통하여 자녀와 부모 모두 행복감을 느낀다 
면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치유농장 운영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Q. 앞으로 치유농업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내 치유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프로그램의 목적성을 가져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저희도 함께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장애인 돌봄시설에서 그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없으면 많이 힘들어서 그만두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대표는 주간 보호센터와의 연계로 2명의 학생들에게 장애인복지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주간 보호센터와의 연계로 2명의 학생들에게 장애인복지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저는 장애인하고 굉장히 잘 맞는 편이지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의사표현이 잘 안 돼서 옆에 있는 사람을 꼬집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돌발 변수가 종종 있습니다. 그랬을 때 그것을 어떻게 캐치하고 대처하는가에 대한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공포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기한테 맞는 대상자를 선별해서 그 대상자에 대한 이해와 대상자에 대해 연구한 후, 그분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요소들을 끄집어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 인가요?

현재 목표는 치유농장 시범사업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저희와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을 통해 치유프로그램의 효과를 증명하고 치유농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선도농가가 되는 것입니다.

한소진 대표는 총 면적 약 4296㎡(1300평) 규모에서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유농업을 통해 감정적인 친구들이 좋아졌다면 그것은 가정과 사회의 행복이고, 사회에 대한 행복은 곧 국가에 대한 행복이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 발달장애인 아이들이 정말 이러한 공간에서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제가 치유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면 저는 계속 하겠습니다.


Q. 치유농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항상 외부강의를 나가면 제가 걸어왔던 일을 얘기하면서 이것은 따라 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저만의 춤을 추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거든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치유프로그램은 굉장히 다양한데 누군가를 똑같이 벤치마킹해버리면 결국 치유농장은 다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게 될 거예요.

만약에 치유농장을 운영하실 분들이라면 자기의 장점이 무언지를 먼저 분석 해 그 장점을 가지고 자기만의 춤을 추었으면 좋겠어요. 이와 더불어 본인과 맞는 대상자를 발굴하신다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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