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과 생산을 위한 배 적과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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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과 생산을 위한 배 적과기술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5.02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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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올해 배꽃 개화시기는 고온으로 평년보다 10일, 지난해보다도 2~3일 빨랐다.
특히 전국적으로 개화시기 편차가 크지 않았고 중부지역은 3월 하순, 남부지역은 4월 상순 냉해피해로 과원별 착과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호에는 정형과를 생산하기 위한 몇 가지 기술에 대해 기술한다.  

 

서리피해 증상 

나주, 영암지역은 지난 4월 6일경이 만개기였는데 5일부터 이틀간 50mm의 비가 온 뒤 8일부터 3일 연속 서리가 내려 저지대 과수원은 많은 피해를 보았다. 과수원 지대가 높은 곳은 4월 2·3일 인공수분 조기작업으로 착과가 잘 됐으나 개화가 늦은 과수원은 미처 수정작업을 못한 채 많은 비가 내려 착과량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배꽃 서리피해 증상

배꽃은 화뢰기 때는 어느 정도의 저온에도 견디나 만개기 때 가장 약하고 잎이 전개된 후로는 낙과는 일으키지 않으나 위 사진처럼 열매자루에 상처가 나거나 과피에 냉흔이 남는다. 인공수분을 실시하여 암술머리가 꽃가루가 묻으면 18℃ 이상의 온도에서 3시간이면 발아하고 48~72시간이 지나면 수정이 완료된다. 그러나 수정이 완료되고 나서도 불량한 기후가 계속되는 조건에서는 낙과를 일으킨다.

화기 발육단계별 서리피해 증상

◎ 수정 후 낙과를 일으키는 요인
•만개 후 강우나 저온이 지속되면 수정된 유과 발육정지
•수정 후 12℃ 이하의 저온이 지속되면 씨방비대지연 초기 낙과 유발
•지난해 과다 착과된 나무는 저장양분 부족으로 화기발달 저해, 결실영향
•자연수분 과원은 꿀벌 활동(최적 20℃) 저해로 수정불량 초래
(출처: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유과기 서리피해 정도별 수확기 증상

유과기에 서리피해를 받으면 냉해흔적이 남아 정상과가 되기 어렵다. 착과량이 많다면 따내면 되나 이런 피해가 있는 경우 착과량이 부족하여 불가피하게 남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진처럼 피해가 심하지 않은 유과는 갈색배의 신고 품종은 수확기 때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적과 기술
적과(열매솎기)는 빠를수록 대과 생산에 유리하나 불수정과가 낙과하기 전인 만개 후 3주 이전에는 많은 인력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 1과총당 1개씩 두는 1차적과, 최종 착과량의 2배를 남기는 2차 적과, 실제 봉지를 씌울 배만 남기는 3차 적과로 나뉜다.

◎ 1차 적과 
대개 만개 후 2주가 지나면 착과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3주째부터는 1차 적과가 시작된다. 1차 적과는 1과총 당 우량과실을 1개씩 남기는데 1차 적과가 너무 빠르면 소질이 좋은 배를 고르기가 어렵고 낙과될 것까지 모두 솎아야 하니 노력이 많이 든다. 반면 1차 적과를 생략하고 바로 2차 적과에 들어가면 만개 후 약 30일간 진행되는 세포분열기간의 양분소모가 많아 대과 생산이 어려워진다. 

◎ 2차 적과 
2차 적과는 최종 착과수의 2배가량을 남기며, 품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과총엽 30매당 1과 기준으로 착과시킨다면 한 뼘 간격으로 솎아낸다. 조생종은 대부분 과총엽으로 비대하기 때문에 신고 품종보다 적과를 먼저 하고 착과 간격도 넓히지 않으면 대과 생산이 어렵다. 7월 상순경 도장지의 잎이 멈추고 양분 생산능력이 생기면 조생종은 수확기가 되므로 새 가지의 잎은 비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열매선택 기준은 유과의 모양이 약간 길쭉하고 크며, 꽃받침이 탈락하고 열매자루가 길면서 과총엽이 많은 것을 남기고 적과한다.

위 사진의 왼쪽 사진처럼 완전한 원형의 배는 소과가 될 가능성이 많고 중앙의 꽃받침 부분이 약간 나온 것이 대과될 소질이 높다. 물론 오른쪽처럼 꽃받침이 남아있는 유체과는 70% 정도가 숫배가 된다.

유과기 배 형태에 따른 수확기 품질 결정

◎ 3차 적과 (마감적과) 
배 봉지 씌우기 작업은 청배 계통은 만개 후 50일경, 갈색배 계통은 60일경부터 시작하여 6월 말까지 계속된다. 봉지를 빨리 씌우면 색택이 좋고 약제 살포 횟수를 줄일 수 있지만 배 비대는 떨어진다. 봉지 씌우기 전까지 마무리 적과를 실시하는데 가능하면 주인이 직접 하는 것이 좋다. 1년 소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유체과 수술방법
지난해 8월, 꽃눈형성 완성단계에서 지나친 고온건조나 긴 장마는 배나무 뿌리에 스트레스를 줘 자화가 많은 과수원은 유체과가 많았다. 지난해 착과량이 너무 많았던 과원도 자화가 1개 꽃눈에서 2~3개씩 생긴 것이 다수였다.

쌍자화를 가진 친화

착과량이 부족할 때는 최후의 방법으로 유체과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아래 사진처럼 만개 후 25~30일 전후로 칼이나 가위로 예리하게 꽃받침 부분만 제거하면 정형과로 만들 수 있다. 

꽃받침이 탈락된 정형과
꽃받침이 붙은 유체과

특히 지난해에는 만개기 인공수분 기간 고온이 지속됐고 수정이 완료된 이후에도 주·야간온도가 5월 하순경처럼 고온이 지속되어 착과량이 많았음에도 유체과가 가장 많은 해였다.
그러나 올해 상황은 정반대이다. 3월 하순에는 고온이었다가 4월 상순 저온과 서리가 자주 발생하면서 유과의 생육이 억제되어 유체과는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치기(눈따기)

꽃이 개화한 후 30~40일간은 세포분열기이다. 저장양분만 꽃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잎을 만들고 가지가 나온다. 이 시기가 배나무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이다. 한정된 양분으로 열매와 가지가 경합을 벌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부위의 숨은 눈에서 나온 신초는 보이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양분 소모를 줄여 대과를 생산하는 기본이 된다. 신고 품종을 추석에 출하하기 위해서는 생장조절제인 지베렐린을 처리하니 과육이 약해질 것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제를 엽면시비한다. 

1차 적과 후 봉지 씌우기 전까지 2~3회 많게는 3~4회 까지 살포하나 더 중요한 것은 신초 제거이다. 뿌리에서 흡수한 칼슘이 열매로 가지 않고 신초 끝으로 가 초기 유과의 비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눈 따기는 순이 5cm가 되기 전에 손으로 밀어 5월 중순까지 2~3회 실시한다. 이 작업이 초기 유과의 세포분열을 촉진하고 양분 경합을 줄이는 중요한 작업이다.

 

지베렐린도포제의 올바른 사용방법
정품 정량을 적기에 사용하고 적기에 수확하면 수확량 증가로 농가소득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사용과 너무 빠르거나 늦은 수확은 소비자가 배를 외면하게 만든다.

제품으로 유통되는 GA는 3, 4+7 혼합제나 단제로 판매되고 있으며 GA3은 숙성, GA4+7은 비대에 더 많은 작용을 한다. 농촌진흥청에 농약으로 정식 등록되지 않은 제품은 품질이 균일하지 않고 함량이 높은 제품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처리시기는 만개 후 35일 경이나 그 해의 날씨에 따라서 비대가 달라지므로 아래 사진에서처럼 동전 100원 크기에서 시작해 500원 크기까지가 처리 적기이다. 50원 동전크기에 처리하면 과경이 여물지 않아 강한 햇빛에 장해를 입을 수 있고 500원 동전크기가 지나서 처리하면 숙기를 앞당기는 효과는 있으나 열매 비대효과는 떨어진다.

유과 횡경크기별 GA도포제 처리 적기
유과 횡경크기별 GA도포제 처리 적기

신고 품종은 추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지만 저장용은 사용을 자제하고 원황 품종은 햇배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사용하나, 다른 품종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배 산업을 지키고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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