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배는 전국 5대 배 주산지 중 하나로, 풍수해가 적고 기후가 따뜻해 배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성 배는 담황색의 빛깔에 과피가 곱고, 육질이 연하며, 당도가 높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곳 안성에서 40년째 배를 재배하고 있는 이호경 대표를 만났다.
이호경 대표가 대학생이었던 당시, 부모님이 재배하던 배 과수원을 공교롭게 홀로 운영하게 되면서 학업과 배 재배를 병행했다. 사람을 두고 배 재배를 이어갔지만, 타지 생활과 계속 이어나갈 수는 없다는 판단으로 당시 다니던 공기업을 그만두고 안성에서 본격적인 배 재배를 시작하면서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 총 약 2만 3140㎡(70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약 650주의 배나무를 재배하는 이호경 대표의 주요 품종은 ‘신고’다. 이 대표는 젊은 시절 배 재배에 뛰어들었던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상 유기농보다는 관행, 신품종보다는 신고가 알맞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처음엔 호기롭게 유기농으로 재배를 시작했는데 타산을 도저히 맞추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최근 신고에 대해 말이 많은데 신고가 맛없다는 인식은 일부 잘못된 편견도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신고 배는 원래 맛있는 배입니다만, 재배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죠. 우리나라 시장구조상 숙기를 올바르게 가져가는 것보다 출하시기를 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편견이 생기는 것이죠.”
신고는 맛이 없다?
원래 신고 배는 맛있다!
이호경 대표는 출하 시기보다 숙기를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한결같이 지켜왔다. 매년 신고를 수확하는 가을이 되면 이 대표의 농장에는 남은 배를 가져가려는 이들이 대기를 한다. 그만큼 맛을 인정받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배를 출하한다.
“과일을 재배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단순히 ‘배’를 생산해서 ‘출하’한다는 관점으로 끝나면 안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배를 사는 이유는 맛있는 배를 먹기 위해서 아닙니까? 누구나 처음 배를 재배할 때는 자기 배가 맛있는 배이길 원했지만, 어느 순간 그 의미가 좀 퇴색된 부분이 있거든요. 저는 10Brix 이상의 배만 수확을 하고, 창고에서 12Brix 이상으로 숙기를 거쳐 소비자에게는 구매했을 때 14Brix 정도로 드실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합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출하에 맞추지 않고 맛에 맞추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것이죠.”
현재 이호경 대표가 소속된 이품회 작목반은 약 10농가로 구성 돼 있고, 생산량 모두 가락시장으로 경매를 보낸다. 다른 출하 형식을 여럿 거쳐 왔지만, 배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받고 수익이 높은 것은 경매시장에서 고품질을 인정받는 길이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연 매출은 약 3억 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G마크로 마케팅 효과
소비자 기준에 부합
이호경 대표와 일품회는 G마크 획득으로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G마크의 관리 기준에 맞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를 생산하고, 이를 박스에 G마크 표시로 보증해 까다롭고 높은 기준의 경기도권 소비자의 니즈에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G마크를 한 이유는 아무래도 안성이 경기도권에 있는 생산지고, 경기도의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높고, 특히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인증 기준을 꼼꼼히 살펴보고 배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우리 일품회의 배가 그만큼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은 배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1차적인 보증 효과를 거둘 수가 있죠. 그리고 G마크를 획득하면 상자 지원비 등을 주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선 안할 이유가 없었죠.”
이 대표는 G마크로 인해 얻은 마케팅 효과가 향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배 생산을 약속하며, 농가가 필요로 하는 박스비 지원 등을 현실적인 수준에 맞게 개선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