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은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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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은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한 수단”
  • 이지우
  • 승인 2023.05.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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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퍼밋 박선기 대표
(주)퍼밋 박선기 대표

 

2017년 설립된 (주)퍼밋은 지난 몇 년간 큰 성장세를 보인 스마트팜 전문기업으로, 농업 현장 중심 경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농민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해온 박선기 대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근본부터 다른 스마트팜 기업을 추구하며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스마트팜은 결실을 맺는 수단’이다. 박선기 대표의 주관에는 군더더기가 없이 명확했다. 결실이 없는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스마트팜은 결코 진정한 스마트팜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가 지금까지 회사를 성장시켜오면서 크게 느낀 가치다.
“간혹 스마트팜이라는 ‘수단’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농업에 스마트팜이 빨리 도입돼서 농업의 선진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얘기를 해왔지만, 그렇게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사업을 통해 우리 농업이 정말로 선진화되고 생산성이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향상되었는지, 내 농장의 평당 조수익은 얼마나 개선됐는지 냉철하게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퍼밋은 비닐·유리온실 스마트팜, 아쿠아포닉스, 식물공장, 식물재배기 등 시설 설비는 물론 작물 선정, 재배법,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그동안 많은 스마트팜 회사가 시설, 설비에 중점을 뒀던 것이 비해 퍼밋은 작물 재배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그 결과 값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최근 ICT, IoT, Big data, Cloud, AI 등 다양한 IT기술이 스마트팜에 적용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최우선 돼야 하는 기술은 바로 ‘작물’이라고 말한다.
“이게 관점의 차이예요. 제가 이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우리 농업인들이 돈 들여서 스마트팜 시설 해놓으면 그게 오래 가지 못하는 거예요. 시설이 이익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골칫거리가 되는 거죠. 저를 찾는 분들이 많아 하나 둘 가서 손을 봐드리다 보니 어느새 입소문이 돌아 쉴 날이 없이 바빠졌어요. 그런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니 제 입장에선 상당히 큰 괴리감을 느꼈죠. 최신 기술인데 왜 현장에선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걸까? 그건 바로 수단이 목적보다 우선시 됐기 때문이었어요. 결국은 ‘작물’을 먼저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시설이 적용돼야 하는데 그동안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죠.”
박 대표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이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회사를 추구했고, 그 결과 현장에서 요청하면 24시간 이내에 방문을 해 상황파악을 하고, 최대한 빠른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중부지사에 마련된 통합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실시간 처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오픈한 (주)퍼밋 통합관제센터를 설명하고 있는 박선기 대표. 전국의 퍼밋 솔루션 농가의 실시간 정보를 취합하고, 맞춤 지원을 하는 곳이다.
스마트팜 구축에 큰 비용을 차지하는 센서를 대체할 퍼밋의 모듈형 센서 ‘오렌지박스’는 E-PAPER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저전력으로 운용되며, 시간 단위로 온습도, 이산화탄소, 일사량, 이슬점, 대기압 정보를 본사 클라우드로 취합시킨다.
 
한국형 온실에 맞는 6축 센서를 누구나 손쉽게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앱(어플리케이션)으로 사용자에게 정보가 전달된다. 퍼밋의 팜매니저는 솔루션 농가를 주기적으로 찾아 현장상황을 점검한다.
 
LTE를 활용한 무선으로 운영되는 오렌지박스는 마늘, 양파, 대파 등 노지작물에도 적합해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 생산성 향상
센서는 해답을 알고 있다

퍼밋은 딸기, 애플수박, 오이, 토마토, 애호박, 주키니 등 다양한 시설원예 뿐만 아니라 마늘, 무, 양파 등 노지재배 작물까지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그 기반에는 퍼밋이 자체 개발한 무선 센서 “오렌지박스”가 있다. 오렌지박스는 국내 최초 탈부착식 무선센서로 그동안 스마트팜 구축에 큰 비용을 차지했던 센서를 무선으로 쉽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해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정밀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E-PAPER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약 1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시설 내 6개 포인트에 설치해 온습도, 이산화탄소, 일사량, 이슬점, 대기압 등 데이터 수집을 입체화 했다. 박선기 대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제대로 된 데이터 수집은 아직 미진한 우리 농업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오렌지박스는 그동안 시설원예에 큰 비용이 들었던 센서 구축을 일거에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식입니다. 대체로 우리나라 플라스틱 온실에는 센서를 한두 군데 설치하는데,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수집하기란 사실상 어렵거든요. 오렌지박스는 온실 내 다각도의 축을 감안해 6개를 설치해 입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고, 설치와 정비가 아주 심플하기 때문에 농가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LTE를 기반으로 본사 클라우드와 자동으로 연동돼 데이터가 수집되며, 이를 바탕으로 각 온실에 맞는 환경 값과 재배 솔루션을 농장주에 앱(어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합니다.”
퍼밋은 애플사의 아이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최대한 간편하면서도 실용적인 방식으로 오렌지박스를 개발했다. 특히 비싼 설치비용 없이 오렌지박스는 무료로 제공되며, 월 17000원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일반적인 온실에 센서를 달기 위해 내는 2~3만원씩 내는 인터넷 비용보다 저렴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개별 농장에는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각 지역 농협을 통한 20개 이상의 농가가 계약을 하는 경우에만 설치가 이뤄지고 있다. 퍼밋은 오렌지박스 보급이 확대되면 향후 개별 농가에 대한 서비스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천안농협 스마트농업지원센터에서 농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박선기 대표. 퍼밋은 농협과 손잡고 스마트농업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서울 영동농협, 경기 양평농협 등 3곳의 구축이 완료됐고 차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퍼밋은 시설 설비뿐만 아니라 재배 컨설팅을 주력을 하고 있다. 퍼밋이 솔루션 농가와 재배하는 대표 상품인 하얀딸기 ‘신데렐라’는 고부가가치 품종으로 시장 반응이 폭발적이다.
퍼밋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협업을 가치 있게 생각한다. 레스토랑에 적용된 식물재배기.
 
제약회사 로비에 설치된 국내 최대 규모의 타워형 회전 식물재배기.

 

월드 퍼밋센터 구축
CJ와 손잡다

퍼밋은 올해 충남 공주시에 조성되는 농공단지에서 CJ프레시웨이와 손잡고 2ha(6000평) 부지의 ‘월드 퍼밋센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퍼밋은 그동안 퍼밋 솔루션 가입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수매하고 이를 CJ프레시웨이에 납품해왔는데, 공주에 월드 퍼밋센터가 완공되면 그 협업관계가 더욱 본격화 될 것이라고 박선기 대표는 말한다.
“월드 퍼밋센터는 스마트팜 회사라는 제한적 개념보다 네덜란드의 와게닝엔 대학연구센터(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처럼 산학연이 모여서 스마트 농업을 연구하고, 재배와 생산 및 가공까지 겸할 수 있는 ‘식품 클러스터’의 개념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를 하고, 경북대·공주대 등 농업 전공 학생들이 실습하고 연구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CJ프레시웨이의 탄탄한 유통라인과 소비자 트렌드 데이터는 식품 클리스터 구축에 큰 바탕이 될 것입니다. 퍼밋은 스마트팜 농가 재배 메뉴얼 솔루션 및 유통, 전국 농협 스마트팜지원센터 구축, 식물재배기·식물공장 등의 도시형 스마트팜 시공 등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쌓아왔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농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목전에 와 있다고 생각하며,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를 더 이상 우러러보지 않고 우리 기술력으로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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