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상태바
단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5.31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나무(Diospyus kaki) 학명의 dios는 신이라는 뜻이고, pyros는 곡물이란 뜻으로 서양에서도 ‘신성한 음식’이라고 불릴 만큼 감은 다양한 영양성분과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과실이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단감의 효능’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오히려 단감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다른 주요 과실에 비해 소비가 줄어드는 실정이다. 단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과연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감,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릴까?
‘감’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감을 인터넷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감 변비’라는 단어가 연관검색어로 같이 나온다. 흔히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에 걸린다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이다. 
감이 변비를 유발하는 이유는 ‘탄닌’이라는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닌은 다양한 물질과 결합할 수 있는 물질로서 대장에서 물을 끌어당겨 변비를 유발한다. 그러나 탄닌은 주로 떫은 감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단감에도 탄닌이 포함되어 있지만 떫은 감과 다르게 반응성이 작고 분자량이 낮은 탄닌이 포함돼 있다. 오히려 단감을 섭취했을 때 단감에 포함된 다량의 섬유소가 배변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경남대학교에서 진행한 ‘단감이 배변에 미치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240g의 단감을 2개 2주 이상 섭취했을 경우 경증변비군과 중증변비군 60%, 69.1%가 변비횟수, 31.4, 20.5%가 대변의 형태, 66.7, 79.1%가 배변시간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변비의 예방과 완화를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여 소화 및 배설 작용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식이섬유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가 있는데, 수용성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세균이 분해하기 어려워 장내에서 부풀어 올라 장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즉, 불용성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할수록 변이 쉽게 배설되는 것이다. 
단감에는 수용성 식이섬유 대비 불용성 식이섬유가 2배가량 많이 존재하고, 다른 주요 과실보다 수용성 및 불용성 식이섬유가 더 많이 함유돼 있어 배변 촉진 기능이 뛰어나다. 이처럼 단감은 변비를 유발하는 요인이 아닐뿐더러 오히려 배변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인다. 단감은 변비를 유발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단감의 매력에 빠지길 기대해 본다. 

자료1. 국내 5대 과실에 대한 식이섬유 함량 분석 결과
자료2. 감 품종에 따른 타닌 성분과 조성

천연 숙취해소제, ‘단감’케어!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오프라인 모임과 술자리가 늘면서 음주 전후 마시는 숙취해소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숙취가 생기는 이유는 체내에서 알코올이 완전히 대사 되지 않아 아세트알데히드가 축적되기 때문인데, 아세트알데히드는 뇌와 소화기관을 포함한 우리 체내에 유해한 물질로 작용함으로써 숙취를 일으킨다. 즉, 숙취해소를 위해서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하거나 체내에서 알코올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대사를 촉진시켜주어야 한다. 
2017년 약학정보원의 ‘숙취해소제의 진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시판되고 있는 숙취해소제는 숙취해소에 대한 직접적인 기능보다는 대부분 혈중당료를 높여 아세트알데히드 대사를 촉진해 숙취를 해소해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단감은 당과 수분, 칼륨이 풍부하여 알코올 분해를 돕고 이뇨효과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타닌은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결합하여 불용성 염을 형성해 배출시키고, 비타민 C는 알코올 분해효소를 활성화시켜 아세트알데히드의 배설을 도와준다. 
‘동의보감’에서 “감은 심폐를 부드럽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하여 술의 열독을 풀어준다”라고 적혀있을 정도로 감은 예로부터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몸에 좋은 약이 쓰다지만, 단감만은 예외다. 앞으로 술자리에 가기 전, 단감 하나씩 챙겨 보는 건 어떨까? 

자료3. 알코올 분해 과정

 

보기에도 좋은 감, 먹기에도 좋다!
감은 우리에게 시각적 즐거움도 주지만, 몸도 즐겁게 해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감이 주황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를 포함하기 때문인데, 이 색소는 식물에서 광합성 시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광계의 반응중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감에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는 베타 카로틴(β-carotene), 알파 카로틴(α-carotene), 감마 카로틴(γ-carotene)과 베타 크립토크산틴(β-cryptoxanthin), 제아잔틴(zeazanthin)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체내에서 레티놀(retinol)로 전환되어 사용된다. 레티놀은 비타민 A의 한 종류로 체내에서는 합성되지 않고 외부에서 섭취한 전구물질이 체내로 유입되어 효소작용에 의해 합성된다. 눈의 망막에는 ‘간상세포’라는 신경세포가 존재하는데, 간상세포에서 로돕신(rhodopsin)이라는 단백질이 빛을 흡수하여 명암을 인식하는 기능을 한다. 레티놀은 이러한 로돕신을 구성하는 물질로 결핍 시 빛을 탐지하는 능력이 감소해 시력저하, 야맹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카로티노이드계 색소는 여러 가지 퇴행성 질환의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말 그대로 ‘신이 주신 과일’인 셈이다. 앞으로 단감의 효능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단감 소비가 날로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자료4. 감에 존재하는 카로티노이드 종류

 


 

글=유혜경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