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과실비대를 위한 과원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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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과실비대를 위한 과원관리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5.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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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가 매년 똑같은 해는 없는 것 같다. 올봄 전국적인 고온에 이은 개화기 저온현상은 전국의 모든 과수의 결실에 큰 영향을 주었다. 지난해 좋았던 기상조건과 비교해 올해 농사는 휴식기로 삼고 손을 놓은 농가를 보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호에서는 과원 별로 결실량의 편차가 크긴 하지만 잘 가꿔 고품질 배를 생산하기 위한 관리 요점에 대해 알아본다.

 

적정착과

배나무는 수령이 증가해도 한 나무의 이파리 개수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나무의 채적만 커진다. 즉, 신고기준 과일 1개당 과총엽 40개와 신초엽 30개가 있어야 700g 이상의 대과를 생산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GA처리가 되어 있는 신고품종의 사진인데 과다 결실된 것을 알 수 있다. 과총엽 40개를 확보하려면 꽃눈이 6~7개 정도 필요한데 적정착과는 5개의 배 중에서 위에서 2번과 4번은 추가로 솎아내야 적정착과라 할 수 있다.

신고품종의 표준 수확량이 1ha 기준 36t이고 최대 수확량이 45t이니 20kg 상자 기준으로 1800~2250상자를 수확해야 당도 높은 고품질의 배를 생산하는 것이다. 봉지 수로 보면 1ha에 7~8만 장이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1평(3.3㎡) 당 1상자 이상씩을 수확하는 농가가 허다하다. 1ha 3000평에 10만 장 이상의 봉지를 씌우고 GA를 처리해야 가능한 숫자이다. 이런 경우 아무리 비배관리를 잘 해도 이파리에서 만들어내는 당분은 한정되어 있고 많은 배가 나눠먹는다면 당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봉지 씌우기

대개 청배 계통의 황금배나 슈퍼골드 등은 동록현상 때문에 만개 후 40~50일 경에 봉지를 씌우나, 신고 품종은 만개 50일 이후부터 봉지 씌우기 작업을 시작하여 6월 말이면 마무리된다. 

봉지 씌우기 작업 시 썰매를 활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다.

봉지 씌우기 전 몇 가지 유의사항은 첫째, 마무리 적과이다. 최종적과가 수확기 품질과 직결되므로 주인이 직접 마무리하고 봉지를 씌우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약제살포이다. 흑성병, 깍지벌레는 봉지 씌우기 직전 방제가 필요하다. 봉지 씌우기 직전 근접살포하고 도중에 비가 내리면 살균제만 단용 살포 후 봉지를 씌워야 안전하다. 또한 진딧물이나 응애는 봉지 씌운 직후에는 도장지까지 약제 도달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방제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이파리 등 이물질의 혼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느슨하게 핀을 고정하면 깍지벌레 등이 침입하기 쉽기 때문에 최대한 꼼꼼하게 고정하는 것이 좋다.

봉지는 빨리 씌우면 과피의 색은 고우나 낙과 위험과 과일 비대에 불리하고, 늦을 경우 배의 비대에는 유리하나 과점이 커져 과피의 색에는 불리하다.

 

순치기

저장양분으로 자라는 신초는 어린유과와 양분쟁탈전을 벌인다. 불필요한 가지는 조기에 제거하고 주지에서 나온 측지예비지는 남긴다. 측지에서도 도장성 신초가 나오는데 햇빛을 가릴 정도가 아니면 그대로 두어도 무방하나 통풍을 저해하거나 약제 침투가 안 되는 곳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 사진처럼 전정부위에서 여러 개의 신초가 나온 경우에는 측면의 가장 빨리 나온 신초를 남기고 제거한다. 신초 제거 작업은 늦어도 6월 상순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는 3월 고온으로 발아가 빨라져 결과지로 사용하기 위해 유인하지 않고 세워둔 1년생 가지에서 새순이 터진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적심을 하여 꽃눈을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원황 같은 정부우세성이 약한 품종은 더러 꽃눈이 생기지만 신고 품종의 경우에는 아래의 사진처럼 아래 눈까지 터져버릴 가능성이 많다.

원황 품종 순치기

원황 품종에 실시할 경우 4~5마디에서 적심해주면 윗눈 1~2개만 새순이 나오는데 순을 따주거나 새순을 다시 적심해주면 맨 밑 1~2개는 꽃눈으로 만들 수 있다.


배의 비대
배는 3번 비대한다. 1차 비대는 만개 후 30일간으로 저장양분으로 크기 때문에 새로운 잎은 역할을 못한다. 이때는 세포분열 기간이기 때문에 신초엽과의 양분 경합을 줄여야 대과 생산이 가능하다. 배나무의 잎은 생긴 지 30일이 되어야 양분을 생산하게 된다.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는 저장양분은 다 소모되고 새로운 잎에서 양분을 생산하는 양분 전환기에 해당된다. 종자가 여무는 경핵기로 배의 비대는 더디게 진행된다. 

2차 비대는 신초가 80% 정도 정지하는 7월 상·중순경으로 이때는 신초에 액화아가 생기는 시기여서 양분이 분산되어 비대 속도는 느리지만, 신초 정지가 늦어지게 되면 그만큼 비대도 늦어지므로 신초가 빨리 정지될 수 있도록 비배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3차 비대는 신초가 정지된 후 30일이 되는 시기로 이때는 모든 잎이 배의 비대에 기여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커지게 된다. 

신초정지 직전 마지막 잎이 나옴.
한 위치에서 3개의 잎이 나와 멈춤.

 

병해충 방제 

지난해에 비해 4~5월 잦은 비로 흑성병과 적성병의 피해를 우려했으나 적기방제로 현재까지는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적성병은 감염된 잎이 있어도 다시 다른 잎이나 과일로 전염되지 않고 6월이 되면 다시 기주식물인 향나무로 가지만 흑성병은 다른 과일이나 잎에 전염될 수 있고 특히, 5월에 감염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다가 30~45일의 잠복기간을 거쳐 7월 말 봉지 속에서 발견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응애나 배나무이는 잎에만 피해를 주나 과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깍지벌레와 나방류의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나방류는 1년에 4회 발생한다. 방제적인 △1차(5월 초), △2차(6월 말), △3차(7월 말), 4차(8월말) 시기에는 나방 전문약제를 반드시 살포하도록 한다.

연간 3회 발생하는 깍지벌레는 △1차(4월 말), △2차(6월 말), △3차(8월 중) 방제적기에 전문약제를 살포하며, 조피 틈속에 깊이 잠복하고 있으므로 수관에 스며들도록 흠뻑 살포해야 효과가 있다.

 연간 8회 이상 발생하는 응애류는 초기 방제가 중요하므로 예찰에 의한 방제와 풀 속에 잠복하고 있으므로 풀을 베거나 제초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1~2일 안에 응애약을 살포하여야 한다. 풀을 벨 때에는 열간을 교차로 베거나 부분 예초하여 응애의 수상 이동을 막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조기낙엽 증상은 화산배, 황금배, 원황 등 조중생종에서 장마철 전후 많이 나타나는데 생리적인 현상으로 그늘이 많거나 배수가 안되는 곳에서 나무 스스로 이파리 개수를 조절하는 것이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과수원 멀리서 보면 신초 끝이 하얗게 변색된 과원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철분 결핍증상으로  토양에 철분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일시적 흡수장해이며 배 비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이 또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물관리
⊙ 장마기의 배수 관리 
한편 배나무는 다른 과수에 비하여 다습에도 강한 편이지만 토양 수분함량이 약 40%일 때 뿌리는 50%, 신초는 70% 정도 생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수가 나쁜 토양에서는 뿌리가 습해를 받기 쉬우므로 장마기 혹은 폭우 시 물빠짐이 잘 되도록 배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장마철에 뿌리 부위가 물에 잠기면 뿌리는 단시간 내에 질식된다. 하지만 보통 흐르는 물의 수중 산소 0.7%이므로 물에 잠기더라도 뿌리 주위의 물이 고여 있지 않고 움직이면 심한 산소 결핍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장마철에 물이 고이게 되면 배수로를 파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 한발기의 관수 관리
장마가 지나고 고온기가 되면 잎의 증산이 왕성하고 토양의 증발량이 많기 때문에 토양물리성이 불량한 과수원에서는 잎에서의 왕성한 증산량에 비하여 뿌리에서의 수분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일 먼저 과실에서 수분을 빼앗기고 햇빛에 노출된 잎이 부분적으로 타는 엽소현상이 발생한다.
“배는 물로 큰다”라는 말이 있다. 한발기에 관수에 의해 수분공급이 충분하면 주당 과실의 생산량이 증가되며 과실의 크기 및 기타 품질이 향상된다. 토양 내 수분이 적당하면 무기양분의 유효도가 증대되어 양분의 흡수가 증가하고 인산, 칼슘, 붕소 등 난용성 무기양분의 흡수 증가되어 과실의 품질이 향상된다.
10~15일 동안의 강우량이 20∼30mm 미만일 때 관수한다. 관수량과 관수간격은 과원의 토양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관수방법으로는 점적관수,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살수, 표면 관수가 있는데 점적관수는 정밀한 여과장치가 필요하지만 높낮이가 불균일한 과원에서 효과적이다.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살수 방식은 비용은 고가이지만 평지 과원에서는 토양표면에 고르게 관수하는 장점이 있다.

비료관리

겨울철에 주는 밑거름은 “수확한 과일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란 말이 있다. 웃거름(추비)도 마찬가지이다. 과일이 달린 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
추비는 보통 3회로 나눠 준다. 신고를 기준으로 하면 △저장양분이 고갈되는 5월 중순경 1차(NK비료), △신초가 80% 정지되는 7월 상순경 2차(NK비료), △수확 40일 전 3차(황산가리)로 나눠 준다. 신초 정지가 늦어지거나 결실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비료의 양을 줄이거나 생략한다. 정상적인 착과량과 수세를 유지한다면 10a(300평)당 20kg N-K비료는 1~2포, 황산가리는 1포가 표준 시비량이다.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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