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적작' 실천으로 농가 경쟁력 갖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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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적작' 실천으로 농가 경쟁력 갖추다
  • 김예지
  • 승인 2023.06.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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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월드플라워(주) 이정일 대표

작은 꽃 몽우리에서 피어난 풍성한 꽃과 진한 향기를 가진 작약은 늦봄부터 초여름 사이 즐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충북 진천군에서 동절기 작약 절화재배 실용화에 성공해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적지적작’ 재배방식을 통해 화훼산업 발전에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는 이정일 대표를 만나봤다.

농대에서 원예학을 전공한 이정일 대표는 1994년도부터 서울 종묘회사에서 화훼 유통·수출 등 다양한 업무를 도맡아 왔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 각지의 농가를 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그는 2007년, 진천으로 내려와 본격적인 화훼 생산에 돌입한다.

“오랫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농민분들을 만날 때마다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화훼산업이 정말 어려운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화훼 농가들이 돈을 잘 벌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죠. 당시 3대 절화인 국화, 백합, 장미는 제외하고 소품목 중심의 국내 환경에 적합한 작물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005년도 당시, 제가 국내 최초로 절화 작약과 수국을 들여왔었어요. 이 작물들을 가지고 일과 병행하면서 농사를 짓다가 2007년에 이곳에 정착해 16년째 화훼 작물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작약, 병해충에 강하고 쉬운 관리로 
초보 귀농인에게도 안성맞춤!

이정일 대표는 하우스와 노지를 포함해 총 9만 9173㎡(약 3만 평)의 규모에서 튤립, 작약, 히아신스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화훼작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정일 대표는 하우스와 노지를 포함해 총 9만 9173㎡(약 3만 평)의 규모에서 튤립, 작약, 히아신스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화훼작물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정일 대표는 하우스와 노지를 포함해 총 9만 9173㎡(약 3만 평)의 규모에서 튤립, 작약, 히아신스, 클레마티스 등 20여 가지의 다양한 화훼작물들을 생산한다. 

그중 절화용 작약은 다년생 식물로 꽃의 색상과 피는 방식이 다양하다. 주로 겹꽃 품종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커다랗고 둥근 형태의 꽃은 우아한 매력을 가져 웨딩 부케로도 인기가 높다. 작약을 ‘꽃의 여왕’, ‘미인의 대명사’로 부르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다양한 작약 품종 중 시장 소비량이 많은 품종을 중심으로 재배하고 있다.

작약 ‘사라베넷’
작약 ‘사라베넷’
작약 ‘볼오브크림’
작약 ‘볼오브크림’

현재 노지 5000평, 수막 하우스 800평에서 사라베넷, 코랄 선셋, 볼오브크림, 칸사스 등 5가지의 네덜란드 계통 절화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분홍색상의 사라베넷는 만생종으로 저장성이 좋아 웨딩부케에 많이 활용되고 있어 다량으로 수확하고 있습니다. 작약은 한 번 심으면 수년 동안 수확이 가능하고, 매출 자체도 높은 편이라서 많은 매력을 가진 작물 중 하나예요. 무엇보다 노지에서 키워도 병해충 저항성이 강하고 관리가 쉬워 처음 귀농하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게 재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외품종이다 보니 모종 값이 비싸고 심어 놓으면 최소 1년은 기다려야 하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온 저장고에 저장한 수확물들은 양재동, 강남 화훼도매시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저온 저장고에 저장한 수확물들은 양재동, 강남 화훼도매시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이정일 대표는 4월에는 수막하우스에서 재배한 작약을, 5월 중순부터 일주일간 노지에서 재배한 작물을 수확한 뒤 저온 저장고에 저장해 7월 말까지 강남 화훼도매시장과 양재동 공판장으로 출하되고 있다. 이 대표의 작약은 지난달 기준으로 평균 1만 5000원에 거래됐으며, 작년에는 약 20억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화훼선진국으로의 도달을 위해
국내환경에 맞는 작물로 경쟁력 갖춰야 

이정일 대표는 지난 4월 개최된 ‘제17회 한사랑농촌문화상’에서 ‘적지적작(適地適作)’을 통한 화훼재배 기술 실용화를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적지적작’은 재배환경에 알맞은 작물을 심어 수확하는 농법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작물과 기후환경의 적합성과 인건비, 소비자 기호, 시장 접근성 등 사회경제적 궁합이 맞아야 한다. 화훼 강국으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콜롬비아, 에콰도르 역시 위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 실천하며 발전됐다. 이 대표는 국내 화훼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적지적작 방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우리도 화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환경에 맞는 작물을 재배해야 가장 경쟁력 있는 농업을 실천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우리 화훼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 자체는 결국 국내 농가와 경쟁이 아닌 이제는 세계 농가하고 경쟁을 해야 합니다. 콜롬비아가 화훼 선진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건 화훼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기후환경 조건이 잘 갖추어져있기 때문이에요. 장미로 유명한 에콰도르, 케냐도 마찬가지이고요. 최근에는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서도 화훼산업 규모가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우리도 화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환경에 맞는 작물을 재배해야만 가장 경쟁력 있는 농업을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그가 적지적작 농법을 실천한 결과 한 작물이 아닌 더 다양한 작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더불어 노지 재배면적이 증가하면서 유류세 폭탄을 맞았던 지난겨울 동안 난방비 절감효과를 톡톡히 봤다.

“예를 들어 장미의 경우에는 겨울에 23℃ 정도의 난방을 돌려야 하지만 저희는 노지에 적합한 작물들을 심다보니 자연스럽게 겨울에 난방을 뗄 일이 없어졌습니다. 하우스 또한 비가림이나 수막하우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연료비를 많이 절감하고 있죠.”

현재 그는 상자재배 공장형 첨단시설 구축을 통해 튤립과 히아신스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현재 그는 상자재배 공장형 첨단시설 구축을 통해 튤립과 히아신스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 밖에 상자재배 공장형 첨단시설 구축을 통해 튤립과 히아신스의 생산량을 증대시키는 등 화훼산업발전에 활발히 기여하고 있는 그는 향후 목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강남 화훼도매시장을 가면 유통업자들 중 1년 매출이 100억 이상이신 분들이 한두 명 정도 있어요. 그런 반면에 생산자 입장에서 연 매출 100억이신 분은 아직 없죠. 이러한 부분에서 생산자로서 국내 최초로 연 매출 100억원에 도달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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