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렌드와 재배환경 변화에 맞춘 양파·마늘 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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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트렌드와 재배환경 변화에 맞춘 양파·마늘 품종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5.3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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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원예·원예원 공동기획 ‘우수품종열전’ ④

국내 양파 품종 육성 방향
양파는 한국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채소이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21년 기준 31.8kg이며, 재배면적은 2021년 기준 1만 8461ha에 달한다. 양파의 주산지는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남부지방에 속하며 특히 전라남도는 전체 재배면적의 36.6%를 차지하고 있다. 양파는 숙기가 다양하여 재배지역에 따라 출하기가 다른데, 제주 및 일부 해안지역에서 생산되는 조생종, 남부 내륙 및 중부지방에서 생산되는 중만생종이 있다. 조생종의 경우 저장성이 낮아 출하 후 바로 소비되며, 중만생종은 저장 양파로 6월에 수확되어 이듬해 햇양파가 생산되는 4월까지 저장 및 출하된다.

그러나 양파는 국산 품종 자급률이 30% 내외로 낮은 실정이며, 대부분은 일본산 양파 종자가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산 품종은 해외 품종에 비하여 낮은 저장성과 균일성으로 인해 농민과 유통업자 등의 선호도가 낮았으며,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 국산 품종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품종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숙기뿐만이 아니라 색이 다양하고 가공적성이 좋은 품종을 개발, 보급 중이며, 우수한 교배용 모본을 개발해 종자회사 등에서 새롭고 우수한 품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적은 매운맛으로 양파즙에 탁월한 ‘맵시황’

양파즙은 일반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소비되고 있으나 가공 시 특유의 향 등으로 인하여 소비 및 선호 계층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맵시황’은 양파즙 가공 시 양파 특유의 향이 적고 담백해 양파즙 시식회에서도 기호도 조사결과, 59.8%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맵시황’은 중생종으로 도복기가 5월 초순이며, 구형이 좋은 품종이다. 피루브산 함량이 낮아 매운맛이 적고 아삭하여 생식용으로도 좋다. 평균 구중은 267g이고, 수량성은 10a당 6,348kg이다. 일반 식용뿐만 아니라 가공용으로도 적합한 ‘맵시황’ 품종은 양파의 소비 촉진과 더불어 아니라 부가가치 상승을 통한 농가 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높은 당도와 연녹색의 중만생종 ‘스위트그린’

보통 양파를 떠올리면 황색이나 적색 양파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스위트그린’ 품종은 연녹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시중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품종이다. 품종명의 유래는 겉껍질이 연녹색을 띠고 당도가 높다는 뜻으로 ‘스위트그린’으로 명명했다.

‘스위트그린’의 당도는 12.71° Brix로 수박이 평균 11° Brix인 것을 고려하면 단맛이 강한 품종이다. 강한 단맛과 구가 단단하고 식감이 아삭해 샐러드 등 생식용으로 적합하다. 구형은 고구형으로 다소 길쭉한 모양이며 평균 구의 무게(구중)는 154g으로 구가 작은 편이나 단단하다. 도복기는 5월 말로 중만생종에 속해 중만생종 적응지에서 재배하기 용이하다. 

 

재배 안정성이 뛰어난 중만생 품종 ‘문파이브’

양파 중만생 품종은 주로 저장용 양파로 국내 양파 생산면적의 80%가량을 차지하며 수확 후 이듬해 햇양파 출하기까지 저장, 이용되는 품종이다. 따라서 균일성 뿐만 아니라 저장성이 높은 품종이 생산성과 더불어 재배 및 저장 시 선호되며 육종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다.

‘문파이브’는 구형, 균일성이 좋은 품종으로 겉껍질의 색이 선명하다. F1 품종이며 도복기는 5월 중순으로 중만생종으로 무안, 창녕 등 중만생종 재배지역에 적응한다. 초장, 엽수 등 지상부의 특성은 대비품종과 비슷하나, 구중은 334g으로 대구형이며 구형도 원형에 가깝다. 

‘문파이브’는 노균병 등 양파의 주요 병해충 저항성은 대비품종과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원형으로 모양이 좋으며 균일도가 높은 특성이 있으며 당도 또한 9.3° Brix로 대비 품종(8.3° Brix)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대에 안정적이며 분구 발생이 적어 환경에 따른 변동이 적어 재배 안정성이 뛰어나다.

 

초세가 강하고 균일성이 높은 조생계 품종 ‘고울’

조생종 품종은 주로 수확 후 시장으로 바로 출하되며, 저장기간이 9개월가량으로 긴 우리나라 양파 재배의 특성상 첫 양파 출하가 중요하다. 또한 출하기가 빨라질수록 농가의 소득이 증대하기 때문에 제주 등 조생 양파 재배 적지뿐만 아니라 일부 내륙 지방에서도 하우스 재배를 통해 조기 출하를 하는 등 농가의 소득원이 될 수 있는 품종이다.

F1 품종 ‘고울’은 조생계 품종으로 균일성이 높은 특성이 있다. 조생종 양파 재배지역인 전남과 제주 지역에 적응하는 품종으로 초장, 엽수 등 지상부 특성은 대비 품종에 비해 초세가 강한 경향을 보인다. ‘고울’의 도복기가 4월 말로 대비 품종보다 늦는 경향을 보이나 구의 무게가 253g으로 대비 품종보다 대구이다. 또한 구형이 원형에 가깝고 경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국내 마늘 품종 육성 방향
마늘은 우리나라 식생활에 필수적인 양념채소로 하루라도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이다. 또한, 세계가 인정하는 10대 항암식품 가운데 하나로 수요 증대가 기대되는 작물이다.

마늘은 보통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분류한다. 한지형은 국내 재배종으로 중북부지방에서 재배되며 휴면이 길고, 발아가 늦으며, 중만생종으로 대개 인편수가 적다. 난지형은 중국에서 도입된 남도 마늘과 스페인 도입종인 대서 마늘이 주를 이루며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휴면과 발아가 빠르고 대부분 조생종으로 인편(쪽) 수가 많은 편이다.

한지형은 상품성이 우수하나 난지형에 비해 수량이 적다. 반면에 난지형은 수량이 많으나 인편 수가 많고 균일도가 떨어져 상품성이 낮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마늘은 꽃이 피지 않거나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지 않는다. 이에 교잡에 의한 품종 개량이 어려워 그 지역 환경에 맞게 분화된 생태종이 재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1980년대 수집된 꽃피는 마늘을 이용, 품종 개량 연구를 진행했고 현재 화산, 산대, 한산, 홍산 등 총 12종을 신품종으로 등록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앞으로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에 따라 깐마늘이나 다진 마늘과 같은 신선편이 제품 활용에 적합한 껍질 벗김이 쉽고 색깔이 우수하며 가공 후 변색이 적은 품종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시대에 발맞추어 기계화에 적합한 구 특성, 생육 특성을 지닌 품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난지·한지재배 가능한 ‘홍산’

국내 최초의 난지·한지 겸용으로 전국 재배가 가능한 홍산은 2003년 교배하여 후대 실생선발을 통해 증식한 후 2011년 생산력검정시험과 2012~2014년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2015년 품종출원, 2016년 품종등록됐다.

지상부 생육이 좋고 수확 시 뿌리 끊김이 수월해 인력 수확이 쉬운 장점이 있다. 기존의 한지형보다 수량이 월등히 높고 난지형인 남도종 이상의 수량을 보이며 품질은 재래종과 비슷한 고품질 다수성 품종이다. 또한 홍산은 기능성 물질인 클로로필과 알린의 함량이 높고 항산화 능력에 관련된 총 페놀 및 총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이 높다.

홍산 품종의 전국 재배기반 조성을 위해 4년간(2017~2020년) 전국 31개 지역에 시범재배를 실시했다. 2023년 현재 6개 지역 10개 업체에 통상 실시됐다. 

 

항암 활성이 향상된 기능성 마늘 ‘화산’

항암 활성이 향상된 기능성 마늘인 화산은 1998년 교배하여 후대 실생선발을 통해 증식한 후 2003~2004년 생산력검정시험과 2005~2006년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육성됐으며 2012년 품종출원, 2014년 품종등록됐다.

한지형 재배지역에 적응하는 품종으로 수량은 기존 단양종과 비슷하나 구가 단단하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6쪽 마늘이다. 화산 마늘은 항암 마늘로 알려져 있는데, 항암활성 측정을 위해 품종별 추출물을 위암세포(AGS) 배양시험에 처리한 결과, 100% 메탄올 추출물 처리군의 경우 재배종은 암세포의 생존율이 75% 이상으로 항암효과가 낮았으나 화산은 암세포의 생존율이 50%로 재배종보다 25% 이상 높은 항암효과를 보였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2012년 특허출원을 신청했고 2015년 ‘항암 활성을 향상시킨 신품종 마늘’로 특허등록됐다. 


아삭한 식감으로 수입 마늘종 대체할 ‘산대’

마늘종 수확 겸용 품종인 산대는 1999년 교배하여 후대 실생선발을 통해 증식한 후 2007년 생산력검정시험과 2008~2010년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육성됐으며 2013년 품종출원, 2014년 품종등록됐다.

한지형 마늘 재배지역에 적응하는 품종으로, 산대의 마늘종은 시판 마늘종보다 굵고 수확량이 많으며 맛이 달고 아삭아삭하여 식감도 우수하기 때문에 중국과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마늘종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파속채소연구소 최선민 연구사

      

 

 

 

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파속채소연구소 최선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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