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아이들을 위해 집에 두면 좋은 식물이 있다. 식물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식충식물인 파리지옥은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잎을 빠르게 움직인다. 특히 아이들은 이런 식물의 움직임에 호기심과 즐거움을 느낀다.
파리지옥이 언제 잎을 닫고, 곤충을 어떻게 잡아먹는지를 관찰함으로써 관찰력 증가와 식물생리 교육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방학 동안 아이에게 식충식물의 관리를 맡김으로써 책임감을 기르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방학이 되기를 바란다.
곤충을 잡는 이유와 방법
식물은 뿌리로 토양 내 수분을 흡수하면서 그 속에 녹아있는 영양분들을 함께 흡수한다. 그런데 파리지옥은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척박한 토양에는 흡수할 영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양분을 얻을 다른 방법을 찾아낸 것이 식충이다. 파리지옥을 비롯한 식충식물들은 색깔, 꿀 등으로 유인한 곤충을 잡아 소화액으로 분해하고, 단백질, 지질 등의 영양분을 섭취한다. 따라서 식충 행위는 식물이 살기 위해 발달시킨 생존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식충식물인 파리지옥은 한 쌍의 마주 보는 잎인 포충엽을 이용하여 벌레를 잡아먹는다. 파리지옥의 잎 안쪽에는 총 6개의 감각모가 있다. 잎 하나당 3개씩 돋아있는 감각모는 잎 안에 곤충이 들어온 것을 알게 해준다. 감각모 두 개 이상을 동시에 건드리거나, 감각모를 빠른 시간 내에 두 번 이상을 건드려야 잎을 닫는다. 파리지옥의 잎 바깥쪽을 만진다고 해서 잎이 닫히지 않는 이유다.
파리지옥의 잎 안쪽은 붉은색인데, 이는 꽃처럼 보이게 해서 곤충을 유인하기 위함이다. 잎 가장자리는 갈퀴 형태로 되어있어 잎이 닫힐 땐 갈퀴가 엇갈리며 두 잎이 붙는다. 곤충은 그 속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며, 안쪽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에 의해 서서히 녹는다.
곤충의 크기에 따라 소화하는 기간은 다르지만 보통은 일주일 정도 걸리며, 소화를 마친 후에는 다시 잎을 연다. 세 번 정도 곤충을 잡은 잎은 검게 시든다.
관리방법
대부분의 식물은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고, 수분 과정에 곤충의 도움을 받는다. 곤충을 잡아먹는 파리지옥도 번식을 위한 꽃을 피우고, 마찬가지로 곤충의 도움을 받아 수분을 한다. 이를 위해 파리지옥은 꽃대를 잎 위쪽으로 길게 뻗도록 진화하였다. 위쪽의 꽃에서는 곤충의 도움을 받고, 아래쪽의 포충엽에서는 곤충을 잡아먹는 것이다. 수분이 된 꽃은 수정되어 종자를 맺는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싱싱한 잎을 더 오래 보고 싶다면 꽃대를 잘라준다.
파리지옥은 빛을 많이 볼 때 선명한 붉은색을 유지한다. 또한 늪지에서 사는 식물이기 때문에 저면관수로 항상 촉촉한 흙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충식물은 영양분 보충을 위한 분갈이보다는 생장에 따라 화분 크기를 키워 분갈이를 해준다. 토양 구성은 산성인 피트모스를 이용하되, 지나치게 질퍽거리지 않도록 펄라이트를 섞어준다.
온도가 낮고 건조한 겨울은 휴면기이므로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관수량을 줄인다. 파리지옥은 다년생으로, 겨울에 잎이 검게 말라도 지하부는 살아있다.
주의사항
파리지옥이 잎을 열고 닫기 위해서는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곤충을 잡았을 때는 곤충으로부터 영양분을 얻을 수 있지만, 만약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잎을 닫으면 크나큰 손실이다. 곤충이 없을 때 잎이 닫히면 하루 이틀 후에 다시 열지만, 이렇게 움직이는 자체가 큰 에너지 소비이다. 따라서 장난으로 잎을 자꾸 닫게 만들면 파리지옥이 빨리 죽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글= 김우영 연구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