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배 과원 관리 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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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배 과원 관리 요점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7.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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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봉지 씌우기가 마무리되고 나니 결실량이 늘어 생산량 감소가 예상치보다 낮을 것 같다. 과수는 채소와 달리 1년 착과량은 당해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듬해까지도 수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농가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번호에는 여름철에 발생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신초관리 
7월의 배나무는 필요한 잎을 다 만들고 새 가지가 생장을 멈추면서 과실의 2차 비대기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이다. 

봉지 씌우기 작업이 끝나고 잎의 색상이 연하고 거름기가 없는 것을 느낌에 웃거름을 하는 농가가 있다. 신초가 멈추기 전에 하는 6월 비료는 열매로 가지 않고 전부 도장지로 가기 때문에 신초 정지 시기가 늦어지고 그만큼 배의 수확시기도 늦어진다. 자세히 보면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종 품종은 6월 중·하순부터 신초가 정지하고 수확이 늦은 만생종 품종은 7월 중·하순까지도 신초가 신장한다.

과거 만생종 품종이 많을 때의 어르신들 습관이 “봉지를 씌웠으니 거름해야지”하는 것은 조생종 ‘장십랑’과 만생종 ‘금촌추’, ‘만삼길’품종에 해당하는 것이다. 중만생종에 속하는 ‘신고’품종은 7월 상순경에 80% 정도의 신초가 정지해야 대과의 고품질 배를 생산할 수 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정지된 신초는 똑같은 자리에서 3개의 잎이 동시에 나와서 멈추는 것이 좋다. 2개의 잎이 나와서 멈추면 세력이 약한 것이고 4개의 잎이 나와서 멈췄다면 너무 세력이 강한 것이다.

정지된 신초(3개엽)
정지된 신초(3개엽)
약한 신초(2개엽)

신초생장이 약 80% 정도 멈추는 ‘신초생장 정지시기’는 첫째, 수세의 강약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이용된다. 도장지 발생이나 낙엽상태 등도 수세를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으나, 이들보다는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수세의 강약과 더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 재배 농가에서 신초생장 정지시기를 수세 강약의 판단기준 및 수체관리 기준의 지표로 쓰인다.

둘째, 과실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7월 상순경에 80% 정도 신초생장이 정지되는 나무는 과실크기, 대과생산비율 및 수량이 높아 생산성 및 품질향상에 효과적인데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이보다 빨라지면 과실은 숙기가 빨라지고 당도는 높으나 과실비대가 나쁜 조숙형이 되고, 반대로 늦어지면 과실비대는 좋으나 과피색이 나쁘고 당도가 낮은 만숙형이 된다.

이와 같이 신초생장 정지의 조만은 수세강약의 판단 및 과실 품질 및 수량을 예측할 수 있는 수체관리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재배적으로는 시비량의 가감, 시비 시기 및 방법의 결정, 결실량 및 전정 정도와 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으므로 매년 자기 과수원의 신초생장 정지시기를 기록하여 재배에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배 과수원은 신초생장 정지시기가 늦은 편이다. 이러한 요인은 배수가 불량하거나 토층이 깊고 보수력이 과다한 과원, 토양물리성이 나빠 세근의 발달이 적은 과수원, 질소시용이 과다하거나 기비를 봄에 시용한 과원, 심경하여 비료를 봄에 시용한 과원, 심경으로 비료를 깊게 매몰한 경우, 계분 등의 구비를 과다하게 시용하거나 봄에 시용한 경우, 생육초기 중경에 의한 세근의 절단이 많은 경우, 단과지 위주의 강전정 또는 밀식원에서 정지가 늦어진다.

 

신초유인과 여름전정
내년에 열매가 달릴 꽃눈은 여름철에 생긴다. 정화아는 6월 중순경부터, 액화아는 7월 중순경부터 생성되며 7월 상순경 도장지가 멈추면 맨 위에서부터 아래로 겨드랑이 꽃눈(액화아)가 생기기 시작하므로 신초 정지가 늦은 가지는 꽃눈 생길 시간이 없어 끝부분 3~4개에만 꽃눈이 생기고 만다. 즉 다음연도에 측지로 이용할 수 없는 쓸모없는 가지가 된다. 

과총엽을 가진 정화아
신초에 생길 액화아

7월 상순은 신초생장이 정지될 무렵이 다음해에 사용할 결과지를 만들기 좋은 시기이다. 주지에서 발생한 130cm 정도 되는 1년생 측지를 발생위치에 따라 30~45℃ 기울기로 유인해 두면 액화아 생성에 도움을 줘 우량 결과지가 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이 시기보다 빠르면 겨드랑이 잎눈이 발아해 꽃눈이 아닌 신초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고 이보다 늦으면 꽃눈 생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대로 잎눈으로 남는다.

<올바른 신초유인>
- 시기 : 신초가 80% 정도 정지된 시기
- 위치 : 주지의 옆에서 발생한 신초
- 각도 : 신초 아래 1/3지점에 끈을 묶어 30~45°로 유인
- 갯수 : 1주지 당 3~4개
<잘못된 신초유인>
- 주지에서 발생한 신초가 아닌 결과지에서 나온 신초를 유인함
- 유인방향이 주지와 직각이 되게 90°로 유인해야 되는데 사진은 같은 방향으로 유인됨

신초유인은 꽃눈형성뿐만 아니라 햇빛이 잘 들게 하고 약제 살포효과도 높일 수 있으나 지나치게 많이 할 필요없이 1주지 당 3~4개면 충분하다. 또한 강한 도장성 가지는 유인하면 반발하여 전부 눈이 터지고 새가지가 발생하므로 유인하지 말고 두었다가 꽃눈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고 겨울철 전정 시 결과지로 선택할 것인지 제거할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

여름전정은 안 하는 것이 좋다. 5~6월 필요 없는 신초는 제거하고 7월이 돼서는 새 가지(신초)에 손을 대지 않게 관리해야 양분소모가 적다.

7월이 되면 신초가 정지하고 양분을 생산하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함부로 제거해서는 안된다. 신고 품종의 700g 이상의 대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꽃눈 속에서 나온 잎 40개, 신초엽 30개 총 70개의 잎이 필요하다. 즉 과총엽과 도장지 신초엽 비율이 6:4일 때가 가장 과실비대에 좋다. 쉽게 표현하면 배나무 성목에 300개의 과실이 달렸다면 신초도 300개가 있어야 한다. 150cm 내외의 신초 1개에는 잎이 30개 정도이기 때문이다.

토양에 햇빛이 15~20% 이상 비춘다면 여름 전정은 생략하는 것이 좋다. 당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비결은 과총엽에 햇빛이 충분히 비치는 것이다. 너무 가지가 많아 그늘이 많으면 당도가 올라갈 수 없다. 

또한 그늘 속에 있는 가지는 양분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모하는 쪽이다. 여름전정을 해야 한다면 제거 1순위이다. 통풍이 안 되고 그늘이 많다면 수관내부의 강한 도장지 3~4개만 제거해도 내부가 훤해진다. 그래도 그늘이 많다면 1주일 뒤 다시 3~4개를 제거한다. 이것이 7월의 여름전정이다.

 

풀 관리
과수원의 풀은 개화기 무렵엔 서리피해 예방과 토양온도의 상승으로 빠른 전엽이 필요하기 때문에 없는 것이 좋다. 봉지 씌울 무렵에는 예초를 하거나 제초제를 살포하는데 응애피해를 조심해야 한다. 응애는 조피 틈이나 낙엽, 잡초, 유인 끈 속등에서 성충으로 월동해 5월 중순까지는 풀 속에서 생활하다가 나무 위로 올라와 피해를 준다. 따라서 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달라진다. 

봉지를 씌운 이후부터 수확 전까지 풀을 제거할 때는 항상 응애를 염두에 두고 예초는 한 고랑씩 1주일 간격으로 베던지 부분적으로 남겨 베고 제초제를 할 때는 기계유나 응애약를 혼용 살포한다. 풀을 없앤 뒤 2~3일 안에 응애약을 살포해 주는 것이 안전하다. 응애는 여름철 고온기에는 알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는데 10일이면 충분할 정도로 번식이 빠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나무 아래 오래된 과총엽부터 가해했으나 최근에는 도장지 중간부위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수확기 무렵엔 비온 뒤 봉지의 빠른 건조로 ‘과피얼룩반점병’예방과 당도 상승을 위하여 수확 20일 전 예초해 통풍을 개선하고 토양건조로 과일의 성숙을 돕는다.


  
병해충과 생리장해
올해는 흑성병과 적성병의 발생은 적은 편이다. 강우량과 강우 횟수를 보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아직까지는 큰 피해가 없다.

깍지벌레는 2세대 약충기인 6월 말부터 7월 상순경 봉지 속으로 들어가 눈에 잘 보이지 않다가 세대를 반복하면서 수확기에 크게 번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충분한 약량으로 방제해야 한다. 알에서 깨어난 약충이 성충이 되어 하얗게 깍지를 만들면 약이 묻어도 방제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꼬마배나무이
꼬마배나무이
미국선녀벌레

배나무이는 저온성 해충이라 뜨거운 한여름에는 발생량이 줄어든다. 대신 최근 발생량이 많아지는 미국선녀벌레를 주의해야 한다. 배나무이와 유사해 방제 실패로 피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선녀벌레는 1년에 1회 발생하나 7월에 부화하여 잎을 흡즙하고 감로를 분비하므로 곰팡이가 생겨 심할 경우 과피얼룩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복숭아순나방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미교란제의 사용이 늘고 있다. 수컷이 암컷을 찾지 못해 번식할 수 없게 하고 3년 연속 사용하면 약제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나방의 약충은 봉지가 느슨한 열매자루를 타고 내려가 직접 가해하여 피해를 주면 가스가 발생해 심한 낙과를 일으킨다. 또한 수확기 무렵 봉지와 배가 밀착되면 봉지를 뚫고 가해하여 수확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저온저장 후 출하할 무렵 둥근 모양으로 부패가 일어난다. 나방이 침을 쏜 부위로 윤문병(겹무늬병)이 침입해 썩게 만든 것이다.

 

여름철 각종 생리장해 발생

조기낙엽

장마기에 접어들면 햇빛 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기낙엽’ 증상이 많다. 특히 그늘이 많고 결과지와 신초가 겹쳐있는 곳에서는 노랗게 변한 과총엽과 푸른 잎도 낙엽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나무 스스로 불필요한 이파리 개수를 조절하는 것이며 심하지 않은 경우 큰 피해가 없다.  

철분결핍

가지 끝이 하얗게 보이는 ‘철분결핍’은 땅에는 철분이 많이 있으나 토양환경에 따라 흡수하지 못한 나부에서 부분적으로 나타나나 이 증상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엽맥 사이가 황화되는 ‘마그네슘 결핍’ 증상은 철분과 반대로 이동이 잘 안되어 오래된 잎에서 나타난다. 심할 경우 황산고토 2%(500ℓ 물에 1kg)를 엽면살포하면 된다.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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