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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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①
  • 이지우
  • 승인 2023.07.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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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과 채소의 병해 -무, 배추, 양배추, 갓, 순무

배추 무름병

△ 무름병(연부병)

배추의 병해 중 피해가 가장 크다. 여러 재배방법 중에서 가을배추는 속이 차는 결구기(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시기) 이후 늦가을에 온도가 높을 때, 고랭지 배추는 7월 하순~8월 고온기에 발생한다. 특히 비가 많이 와서 습도가 높아지면 많이 발생한다. 십자화과 외에 가지과, 국화과, 나리과 등 30여 종의 채소에 병을 일으킨다.

가. 병원균
병원균은 Pectobacterium carotovorum이라는 세균으로 2~8개의 주생모를 가진 그람음성의 짧은 간균이다. 세포의 크기는 0.5-0.8×1.5-3.0㎛이며 한천배지에서 회백색의 원형 또는 아메바상의 균총을 형성한다. 펙틴분해효소를 생성하며 식물조직을 연화부패시킨다. 생육온도는 4~40℃, 최적온도는 32~33℃인 고온균이다. 건조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하며 생존에는 다습조건이 필수적이다. pH 6 이상의 중성이나 약 알카리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쑥갓 무름병
쑥갓 무름병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방법
땅과 닿는 지상부와 지하부의 상처부위에 수침상 반점이 생겨 점차 포기전체로 퍼지면서 흐물흐물하게 썩는다. 병에 걸린 부위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한다. 속이 들기(결구) 전에 발병한 배추는 포기전체가 부패하며, 결구 배추에서는 잎자루의 기부부터 썩기 시작하여 점차 속으로 번진다. 무는 어린모 시기에 땅과 닿은 부위에 수침상 병무늬(병반)가 나타나고 잎은 노랗게 시든다. 성장기 무는 근관부 아래쪽으로 무르면서 뿌리 안쪽부터 썩어 없어져 속이 비고 악취가 난다.

다. 방제방법
품종에 따라 발생정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견딤성이 강한 품종을 재배한다. 병 발생이 심한 곳은 3~4년간 볏(화본)과 또는 콩과작물로 돌려짓기(윤작)하고 가능한 한 물 빠짐이 좋은 땅에 재배한다. 병든 식물은 일찍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잔재물이 포장에 남아있지 않도록 토양 깊이 매몰하거나 소각하여 다음해의 전염원을 줄인다. 식물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발병이 심한 곳은 재배 전에 토양살충제를 살포하여 토양곤충의 구제에 힘쓴다. 질소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병 발생이 많아지므로 3요소의 균형시비가 되도록 한다.

토양 전염성 세균성병해로 약제의 살포효과는 매우 낮으므로 예방적으로 살포해야 한다. 재배 전에 토양을 토양훈증제(다조멧 등)로 훈증하여 멸균하는 방법이 있으나 경제성 검토가 필요하다. 약제방제로 동(구리)제와 항생제로 발병이 우려되거나 발병초기에 주기적으로 살포한다.

 

가지과 채소의 병해 - 고추, 토마토, 가지, 감자, 피망, 파프리카

고추 역병
고추 역병

△ 역병
고추, 토마토, 감자 등 가지과 및 박과작물에서도 발생하는 병으로 매년 피해가 심하다. 병원균의 전염력이 대단히 빨라서 일단 발병되면 급속히 전 포장으로 확산되므로 초기 방제가 늦으면 큰 피해를 초래한다. 
토양전염성으로 약제방제 효과가 낮다. 따라서 약제방제와 함께 경종적인 방제대책이 병행되어야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다.

가. 병원균
Phytophthora속에 속하는 3종의 곰팡이에 의하여 초래된다. 병원균은 물과 관련이 깊은 수생균의 일종으로 주로 토양 속에서 생활하며 기주식물체 없이도 토양 내에서 2~8년간 생존할 수 있다. 병원균은 난포자, 유주자낭, 유주자를 만들며 병원균별 각각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감자 역병
감자 역병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육묘상이나 발아초기부터 전 생육기에 걸쳐 발생한다. 땅과 맞닿는 부위의 줄기나 과실, 땅에서 가까운 잎에 먼저 발생하여 토양표면과 가까운 부분이 침해되기 쉽다.
병에 걸린 부위는 수침상의 병반에서 암갈색의 병반으로 점차 확대되며 표면에 잔잔한 흰색곰팡이가 핀다. 잎에서 간혹 테무늬(윤문)가 형성되기도 한다. 병환부 표면의 곰팡이는 빗물에 의하여 옆으로 튀겨나가 확산되거나 물에 씻겨 내려가 주위로 번지면서 식물체 전체가 암갈색으로 말라 죽는다. 병에 걸린 감자의 덩이줄기(괴경)를 잘라보면 흐릿한 갈색의 원형테두리를 볼 수 있다.

다. 방제대책
작물을 심기 전에는 저항성 품종 재배, 석회 및 유기물 시용, 저습지나 찰흙토양의 회피, 돌려짓기(윤작), 깊이갈이(심경), 물담그기(담수) 등 여러 가지 경종관리가 있을 수 있으나, 작물이 자라고 있는 경우에는 물관리와 약제방제를 중심으로 방제관리가 실시되어야 한다. 
물을 통하여 병원균이 전염되므로 포장의 물뺄 도랑(배수로)을 정비하고, 물이 괴거나 포장이 침수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가능한 다른 밭에서 병원균에 오염된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토양표면에 짚을 깔아 두거나 표면의 흙이 식물체에 튀지 않도록 비닐멀칭을 하는것도 방제의 한 방법이며, 병든(이병된) 식물체를 조기에 발견하여 포장에서 제거하는 것도 전염원을 줄이는 좋은 방제방법이다. 

역병 등의 토양전염성 병해들은 약제의 살포효과가 낮으므로 약제 살포는 병해발생 초기나 발병이 우려되는 장마 전에 예방적으로 살포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약제 살포는 강우 직전에 해주는 것이 가장 좋으며, 강우 직후나 강우 사이 날씨가 갠 틈을 타서 살포하는 것도 급격한 병해전파를 막을 수 있는 방제방법이다. 

예방을 위주로 할 때는 10일 간격으로 해주는 것이 좋으며, 발병 후에는 3~4일 간격으로 집중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좋다. 병원균의 침투가 매우 빨라 병의 전파가 급속히 이루어지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살포적기를 놓치기 쉽다. 

 

박과 채소의 병해 -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멜론

멜론 덩굴쪼김병

 

△ 덩굴쪼김병(만할병)
시들음병은 뿌리나 줄기가 썩거나 줄기의 물관부가 침해되어 물의 통로가 막혀 포기 전체가 시드는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뿌리나 줄기가 썩는 경우는 시들음병이라기보다는 뿌리 썩음병, 역병, 줄기 썩음병 등으로 부르고 있고, 병원균이 물관부에 번식함으로써 나타나는 시들음증상을 총칭하여 시들음병으로 부르고 있다.
Fusarium oxysporum에 의한 시들음병은 작물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여 시들음병, 덩굴쪼김병, 위황병, 반쪽마름병 등으로 불리고 있으나 박과작물의 경우는 덩굴쪼김병(만할병)으로 칭한다. 우리나라에서 문제시되는 대표적인 토양병해의 하나로 주산지에서 이어짓기(연작) 장해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작물은 박과류로서 참외, 오이, 수박, 멜론에서 접목재배를 하지 않으면 이 병 때문에 거의 재배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

가. 병원균
Fusarium oxysporum은 불완전균류의 총생균목에 속하는 곰팡이 일종으로 소형·대형 분생포자, 후막포자 및 포자덩어리인 분생자경욕을 형성한다. 홀씨(포자)가 짧은 분생자경 선단에 둥근 덩어리모양으로 형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크기는 5-12×2.2-3㎛이다. 대형분생포자는 초생달 모양으로 무색이고, 격막이 3~5개이다. 분생포자의 크기는 격막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27-6×3-5㎛이다.
후막포자는 포자나 팡이실(균사) 중간에 생기는데 보통 한 개 혹은 2개가 연속하여 형성된다. 병원균은 기주식물에 따라 분화되어 있는 대표적인 균이며 같은 과의 작물이라 하여도 서로 침해하는 병원균의 분화형이 다르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낮에는 포기전체가 시들고 밤에는 일시적으로 회복되지만 다음날 낮에 다시 시드는 증상을 반복한다. 병든 포기를 절단해 보면 줄기나 뿌리의 물관부가 갈색으로 변색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병이 진전하면 포기 전체가 말라죽는다. 
오이, 참외, 멜론 등은 땅가 줄기가 움푹 들어가 썩으며 그 주위에 엷은 홍색의 곰팡이가 핀다. 수박의 경우 줄기가 세로로 쪼개져 전형적인 덩굴쪼김병 증상을 보인다. 오래된 병환부에는 백색~분홍색의 곰팡이가 나타난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열매달리는 시기(착과기)에는 시드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다. 방제방법
건전종자를 사용하고, 종자를 소독한 후 씨뿌림(파종)하여야 한다. 저항성 품종을 심거나 저항성 대목을 접목재배한다. 박과류의 경우는 저항성인 호박이나 박이 대목으로 사용되는데, 오이는 흑종호박, 신토좌, 백국자 등이 쓰이며 참외, 수박은 참박을 이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대목들에도 덩굴쪼김병이 발생하여 급성시들음증상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사용대목도 가끔 바꿔주는 것이 좋다. 

호박을 대목으로 하면 덩굴쪼김병의 발생은 방지되지만 대목의 강세 때문에 생기는 육질 및 당도저하, 과형의 불균형 등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위를 요한다. 병원균이 토양전염하기 때문에 이어짓기(연작)하면 토양 내 병원균의 밀도가 높아져 병 발생이 많아진다. 따라서 다른 작물로 3~5년간 돌려짓기한다. 돌려짓기 작물로는 벼, 보리, 밀, 옥수수, 율무, 수수 등 볏(화본)과 작물이나 콩, 땅콩, 팥 등 콩과 작물이 바람직하다.

유기물은 토양 내 유용미생물의 밀도를 높여주므로 시들음병균은 상대적으로 이들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지게되어 병의 발생이 줄어든다. 유기물을 선택할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C/N비(탄소 대 질소의 비율)가 높은 유기물을 선택하는 것이 토양개량효과가 높다. 토양의 수분변화가 심한 모래땅이나 산성토양에서 재배를 피하고 주기적인 물주기(관수)로 토양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병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다.

토양온도가 20℃ 이상의 고온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짚 등을 지표면에 깔아 관리 한다. 또한 질소질비료를 편중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질소, 인산, 칼리 비료를 골고루 균형시비한다. 토양을 6개월 이상 물에 담가두면(담수) 토양이 혐기상태로 되어, 호기성인 시들음병균의 밀도가 현저히 감소하여 병 발생이 줄어든다. 그러나 물담김(담수)처리에 의하여 만들어진 인위적인 생물적 공백 상태는 병원균의 재오염 시 병 발생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작물에 따라서 파종기를 당기거나 늦추어 고온기를 피하면 병 발생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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