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는 식충식물이지! Ⅱ 벌레잡이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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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에는 식충식물이지! Ⅱ 벌레잡이제비꽃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8.01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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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원예 ⑳

‘식충식물’이라 하면 보통의 식물과는 다른 독특한 외형이 떠오를 것이다. 벌레가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통을 가지고 있거나 잎 끝에 끈적한 액체 방울을 달고 있다든지, 지난 1편에서 소개한 파리지옥처럼 갈퀴 모양의 잎이 쌍을 이루고 있는 모습 등 말이다. 이런 독특한 외형은 식충식물이 곤충을 잡기 위해 나름대로 진화한 형태이다. 

벌레잡이제비꽃 ‘티나’
벌레잡이제비꽃 ‘티나’

반면에 벌레잡이제비꽃이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겉만 보면 식충식물보다는 다육식물처럼 보인다. 심지어 봄부터는 꽃을 피워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벌레잡이제비꽃은 곤충을 어떻게 잡는 것일까?

 

곤충을 잡는 방법
벌레잡이제비꽃은 파리지옥이나 끈끈이주걱처럼 곤충을 잡기 위해 잎을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잎 표면에 끈끈한 점액질을 분비한다. 잎 위에 앉은 곤충은 점액질 때문에 다시 날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그대로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영양분으로 흡수된다. 

잎에 붙은 날파리

파리지옥은 한 쌍의 잎 갈퀴 사이로 빠져나갈 수 없는 적당히 큰 곤충이 잡기에 유리하다면, 벌레잡이제비꽃은 크기가 작은 날파리를 잡기에 유리하다. 만약 우리 집 화분에 뿌리 파리가 생겼다면, 벌레잡이제비꽃이 잘 잡아줄 것이다. 

 

특징
벌레잡이제비꽃은 잎들이 땅에 붙어서 모여 나는 로제트(Rosette) 형태이며, 잎은 다른 관엽식물에 비해 도톰한 편이다. 잎 사이에서 꽃대가 높게 솟아오르며, 제비꽃을 닮은 꽃이 핀다. 하지만 제비꽃은 제비꽃과로 벌레잡이제비꽃과는 거리가 멀다. 

‘티나’의 분홍색 꽃

매우 다양한 품종이 있으며 품종에 따라 잎 색, 잎 모양, 꽃의 형태 등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티나’와 ‘에셀리아나’, ‘모라낸시스’ 등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 연두색의 넓적한 잎에 분홍색 꽃을 피우는 ‘티나’는 벌레를 잡는 능력이 뛰어나서, 화원에 진열된 ‘티나’는 모두 날파리를 붙들고 있다. 

 

관리방법
북반구의 한대지방에 분포하는 벌레잡이제비꽃은 국내 고산지대의 습한 바위나 습원에서도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직사광선은 피하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 좋으며, 따뜻한 것보다는 서늘한 온도를 좋아하고 추위에도 강하다.

또한 습한 것을 좋아하지만 잎은 물에 닿으면 녹아버리므로 잎 위에서 물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토양이 과습 한 것에는 약하기 때문에 배수가 잘 안되는 토양에서 저면관수를 지속하면 물러버릴 위험이 있다.

‘티나’의 꽃대

벌레잡이제비꽃은 피트모스가 필수격인 다른 식충식물에 비해 일반 상토에서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토에 마사를 섞어 배수가 잘 되게 하거나 수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번식법
벌레잡이제비꽃은 자구가 많이 생기고 삽목이 잘되어 번식이 쉬운 편이다. 하나의 식물체에서 자연스레 또 다른 개체가 생겨나는데, 적당히 자라면 떼어서 분리해 주면 된다. 잎 하나를 떼어서 충분히 적신 수태에 꽂아두면 하나의 개체가 자라기도 한다. 수태는 벌레잡이제비꽃을 키우는 배지로 많이 사용된다. 뿌리 자체가 잘 발달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수분을 머금고 있는 수태에 올려놓기만 해도 자리를 잡고 잘 산다.

 


 

글= 김우영 연구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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