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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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②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8.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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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과 채소의 병해 -무, 배추, 양배추, 갓, 순무

◎ 시들음병(위황병)

청경채 시들음병

이어짓기하면 발생이 증가하는 병해로 배추, 무에 발생이 심하다. 시들음병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배추과 작물 전반에 걸쳐 발병하고 있다. 기주별로 병원성에 차이를 보여 배추에서 분리한 시들음병균은 배추, 양배추, 무에 병원성이 강한 반면 양배추에서 분리된 시들음병균은 비교적 병원성이 약하다. 무에서 분리한 시들음병균은 배추에 병원성이 있으나 그 정도가 약하고 양배추에서는 병원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 병원균
기주에 따라 병원성이 분화되어 있는 토양전염성 곰팡이의 일종으로 배추와 양배추 의 병원균은 Fusarium oxysporum f.sp. congutinans이고 무의 병원균은 F.oxysporum f.sp. raphani이다. 병원균의 자라기 맞는 생육적온은 28°C이며 산성토양에서 발생이 심하다. 병원균은 소형분생포자, 대형분생포자 및 후막포자를 만든다. 후막포자는 토양에서 5~15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소형분생포자의 크기 는 5-38×2-6μm, 대형분생포자는 18-70×2-6μm, 후막포자는 원형-타원형으로 6-12×6-12μm이다.

나. 병의 증상
병원균이 물관부에서 증식하므로 수분 이동이 곤란해져 지상부 부분 특히 아래 잎부터 노랗게 시든다. 병든 포기의 뿌리를 잘라보면 물관부가 갈색으로 변해 있다.

콜라비 시들음병

다. 방제방법
시들음병은 일반적으로 품종 간 저항성 차이가 심하므로 저항성이 강한 품종을 재배한다. 이어짓기를 피하고 3~5년간 볏과 작물로 돌려짓기한다. 병든 포기는 일찍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잔재물이 포장에 남아 있지 않도록 한다. 토양이 쉽게 건조해지는 모래땅에 재배를 피하고, 토양수분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질소비료의 편중된 사용을 피하고 완전히 썩힌 유기물을 사용하여 토양 내 유용미생물의 밀도를 증가시켜 건전한 생육을 유도한다.
발생이 많은 밭은 논으로 사용하든가 물에 담가두면 토양이 혐기상태로 되어 병원균이 죽거나 생육이 쇠퇴하여 밀도가 감소한다. 가을재배의 경우 파종기를 늦추어 고온기의 생육을 피하면 발생이 현저히 줄어든다. 씨앗이 전염되기 때문에 건전 식물에서 채종하여 사용하거나 종자를 소독한다. 종자소독은 베노람·티람수화제나 티람수화제로 종자 kg당 4~5g 분의하거나 200배액으로 1시간 담가둔다. 병원균이 토양 내에 존재하므로 다조멧입제와 같은 토양훈증제로 토양훈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가지과 채소의 병해 - 고추, 토마토, 가지, 감자, 피망, 파프리카

◎ 시들음병(위조병)

토마토 시들음병
토마토 시들음병

시들음병은 뿌리나 땅가 줄기가 썩거나 줄기의 물관부가 침해되어 물의 통도가 막히므로 결과적으로 포기전체가 시드는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뿌리나 줄기가 썩는 경우는 시들음병이라기보다는 뿌리썩음병, 역병, 줄기썩음병 등으로 부르고 있고 물관부에 번식함으로써 나타나는 시듬증상을 통틀어 시들음병으로 부르고 있다.
Fusarium oxysporum에 의한 시들음병은 작물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여 시들음병, 덩굴쪼김병, 위황병, 반쪽마름병 등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시되는 대표적인 토양병해 중의 하나로 주산지에서 이어짓기 장해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작물은 토마토 및 박과작물로 서 오이, 수박, 멜론에서 접목재배를 하지 않으면 이 병 때문에 거의 재배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에 있고 가지과 작물에서는 토마토, 가지 이 밖에 채소에서는 딸기, 무, 배추, 시금치 등에서 발생한다.

가. 병원균
Fusarium oxysporum은 불완전균류의 총생균목에 속하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소형 및 대형 분생포자, 후막포자 및 포자덩이인 분생자경욕을 형성한다. 홀씨가 짧은 분생자경 선단에 둥근 덩이모양으로 형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크기는 5~12×2.2~3μm이다. 대형 분생포자는 초승달 모양으로 무색이고 격막이 3~5개이다. 분생포자의 크기는 격막수에 따라 다르지만 27~66×3~5μm이다. 후막포자는 포자나 균사 중간에 생기는데 보통 한 개 혹은 2개가 연속하여 형성된다. Fusarium oxysporum의 완전세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병원균은 기주식물에 따라 분화되어 있는 대표적인 균이며 같은 과의 작물이라 하여도 서로 침해하는 병원균의 분화형이 다를 때가 많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처음에는 아래 잎부터 누렇게 변하고 포기가 시들며 점차 위 잎으로 번진다. 줄기 한 쪽의 잎만 시드는 증상도 있는데 잎이 시들면 시든 잎이 줄기에 맞닿게 된다. 병이 진전하면 전체 잎이 황색으로 변하고 포기 전체가 말라죽는다. 병든 줄기의 물관부는 박과류의 경우처럼 갈변되어 있고 현미경으로 보면 줄기의 물관부 안에 들어 있는 병원균의 균사나 포자를 볼 수 있다.
토마토의 경우 병원균의 레이스에 따라 병의 증상이 다른데 레이스 J3에 침해되면 지제부 부근 줄기의 도관부만 갈변되는 특징이 있다. 뿌리에는 가는 뿌리가 먼저 썩어서 소실되며 병이 진전되면 뿌리 전체가 갈변한다.

다. 방제대책
건전종자를 사용하든가 종자를 소독한 후 심어야 한다. 베노람, 지오람수화제를 사용하여 물에 담거나 가루로 묻혀 파종하는데 병원균이 종자 속의 씨 눈에 침입되어 있을 경우는 소독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저항성 품종을 심거나 저항성 대목을 접목재배한다. 박과류의 경우는 접목재배가 성행하고 있는데 저항성인 호박이나 박을 대목으로 사용한다. 토마토, 딸기, 양배추의 경우는 시들음병에 대한 저항성 품종육성이 활발히 진척되고 있거나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므로 이들 품종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제방법이다. 특히 토마토의 경우는 영무자, 조인트 등의 저항성 대목을 이용하면 이 병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병원균이 토양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연작하면 토양 내 병원균의 밀도가 높아져 병발생이 많아진다.
따라서 이런 곳은 타작물로 3~5년간 돌려짓는다. 돌려짓기하는 작물로는 벼, 보리, 밀, 옥수수, 율무, 수수 등의 볏과 작물이나 콩, 땅콩, 팥 등의 콩 과작물이 좋다. 유기물은 토양 내 유용미생물의 밀도를 높여주므로 부생성이 낮은 시들음병균은 상대적으로 이들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지게 되어 병의 발생이 줄어든다. 유기물의 종류에 따라 병발생 경감효과도 다르므로 유기물의 선택 시에는 주의를 요하나 일반적으로 C/N비(탄소대질소의비율)가 높은 유기물을 선택하는 것이 토양개량효과도 높다.
토양의 수분변화가 심한 모래땅이나 산성토양에서 재배를 피하고 주기적인 물주기로 토양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병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다. 토양온도가 20°C 이상의 고온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짚 등을 지표면에 깔아 관리한다. 또한 질소질 비료를 편중해서 주지 않도록 3요소를 골고루 균형 있게 준다.

 

박과 채소의 병해 -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멜론

◎ 덩굴마름병(만고병)

멜론 덩굴마름병
멜론 덩굴마름병

덩굴마름병은 대개 탄저병과 함께 발생한다. 참외, 수박, 멜론에 심하며, 오이에서도 점차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육묘기부터 전 생육기간에 걸쳐 발생하고 있지만 가장 피해가 큰 시기는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넘어갈 무렵과 과실의 비대와 더불어 초세가 약해질 무렵이다.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오이 주산지에서 거듭되는 이어짓기로 병원균의 밀도증가 때문이다. 또한 방제약제로 주로 사용하던 베노밀 등의 약제들에 대한 병원균의 내성출현도 병 발생을 증가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가. 병원균
병원균 Didymella bryoniae(Phoma cucurbitacearum)는 자낭균에 속하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분생포자와 자낭포자를 만든다. 자낭포자는 방추형으로 무색이고 격막이 없다. 병든 식물체에 월동태로 존재하며 다음 해 환경이 알맞으면 발아해 1차 전염원이 된다. 자낭포자에 의하여 생긴 병반 위에는 병자각이 생기는데 병자각 안에는 2차 전염원이 되는 분생포자가 수없이 많이 들어 있으며 병자각이 성숙하면 자연히 터져 분생포자가 공기 중으로 누출되어 확산된다. 분생포자는 무색으로 격막이 없거나 혹은 1개의 격막이 있고 장타원형이다. 병원균은 비교적 저온균에 속해 최적 생육온도는 20~24°C이다. 발육 최저온도는 5℃, 최고온도는 26°C이며 pH 5.7~6.4의 범위에서 잘 자란다. 초보자는 탄저병과 격막이 없는 덩굴마름병균의 분생포자를 구분하기 어렵지만, 탄저병은 병반상에 흑색 소립이 생기는 대신 다습할 경우 홍색의 점질모양의 포자퇴가 움푹 팬 병환부 표면에 생긴다는 점에서 덩굴마름병균과는 차이가 있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오이 덩굴마름병

어린모, 줄기, 잎, 잎줄기, 열매줄기에 주로 발생하며 과실에는 오이에서 나타나고, 뿌리에서는 발병하지 않는다. 묘상에서는 떡잎 자엽에 수침상의 원형~부정형의 병반이 생겨 급격히 확산되며, 후에 땅가 줄기로 번져 잘록병처럼 말라죽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저온기에 육묘 조숙재배나 터널재배에서 발병하기 쉽다. 배엽과 자엽 아랫부분이 침해되기 쉬운데 병이 진전되면 자엽에서 줄기로 감염이 이어진다. 대목으로 사용하는 박의 육묘 시에도 발생하며 접목 후에는 자엽에서 줄기의 병이 진전된다. 잎에서는 잎 가장자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수침상의 병반이 생긴다. 환경이 적합할 경우 급속히 잎 안쪽으로 번지면서 쐐기모양의 대형병반으로 된다. 병든 잎은 점차 흑갈색으로 마르면서 찢어지고 결국엔 잎이 일찍 떨어진다. 수침상 병반은 빨리 진전하는 급성형 병반으로 시설 내의 습도가 높거나 잦은 강우 시에 볼 수 있으며 환경이 나빠지면 갈색의 건조한 병반으로 되고 오래되면 병반위에 흑색의 소립(병원균 월동체)이 생긴다. 줄기가 병들면 병든 부위 윗부분은 수분의 통로가 차단되어 말라죽게 되는데 탄저병은 이와는 달리 줄기에 병반이 생기더라도 국부적으로 병반이 생기므로 줄기 전체가 말라죽는 경우는 드물다. 덩굴마름병에 걸린 줄기는 오래되면 그 표면에 흑색소립(초기에는 병원균의 병자각 형태를 이루는데 후기에는 월동태로 자낭각이 생긴다)이 생기는데 이 흑색소립으로부터 2차 전염원이 되는 분생포자가 분출하므로, 이를 일찍 제거해야만 병원균의 밀도를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세가 진전되어 식물체의 많은 부분이 병에 걸려 말라죽고 있는 포장에서는 탄저병과 덩굴마름병의 구분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병환부로부터 병원균을 직접 분리하여 보거나 아니면 병환부 주위에 흑색소립이 생기는지의 여부, 혹은 줄기 전체가 완전히 고사하고 있는지의 여부, 과실의 증상 등을 종합하여 진단할 수밖에 없다.

다. 방제방법
덩굴마름병은 약제 살포만으로는 효과적인 방제가 불가능하므로 환경관리나 경종관리를 통한 종합적인 방제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식물체의 초세를 강하게 유지하고, 시설 내나 포장 내의 습도가 높지 않도록 관리하고, 병원균의 포장 내 밀도를 줄이도록 포장위생에 유의하고, 마지막으로 약제방제를 검토해 보아야 한다. 식물체의 초세를 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으로는 아주심기 후 충분한 비료주기, 지력강화, 착과 후 열매솎기, 잎솎기, 아주심기 후 오래된 자엽의 제거 등이 있다. 과습 방지를 위해 온풍난방을 하며, 포장 내 배수를 양호하게 하고, 재배 후기에는 가급적 관수를 억제하며, 투광을 좋도록 유지하고, 묘상에서 과잉 관수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아주심기 시 땅가 줄기에 통풍이 잘 되도록 한다. 병원균의 밀도를 줄이는 포장위생에는 이어짓기 회피, 박과류 이외의 작물로의 돌려짓기, 육묘) 시 병에 걸린 묘의 제거, 건전종자 사용, 아주심기 후 병에 걸린 부위의 조기제거 등이 있다. 약제는 강우 직전 등 병원균 침입시기와 일치하여 살포하거나 발병초기에 7~10일 간격으로 집중적인 살포가 바람직하다. 덩굴마름병 방제약제로는 2012년 현재 디페노코나졸, 아족시스트로빈, 이 미녹타딘트리스알베실레이트, 티람, 헥사코나졸 등 수박에서 63종, 오이에서 3종, 멜론에서 9종이 등록돼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 발행한 농약사용지침서를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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