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소비 재도약을 위한 소비자 인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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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소비 재도약을 위한 소비자 인식 필요
  • 김예지
  • 승인 2023.09.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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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강릉백합영농조합법인 이명용 대표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 생산지로 유명한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그 명성에 걸맞게 초록빛 싱그러움이 가득한 채소밭으로 가득한 지역이다. 해발 650m에 위치한 이곳에서 백합 국산품종 육성을 위해 27년째 힘써온 강릉백합영농조합법인 회장, 이명용 대표를 만나봤다. 

이명용 대표는 1996년부터 27년째 백합을 재배해 온 베테랑이다. 처음 50평의 농지로 시작한 그는 현재 7ha(2만 1175평)의 규모에서 그린스타, 오렌지크라운, 우리타워, 팡파르 등 4-50여 가지에 달하는 다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현재 7ha(2만 1175평)의 규모에서 그린스타, 오렌지크라운, 우리타워, 팡파르 등 4-50여 가지에 달하는 다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 등에서 기관에서 개발한 품종들을 시범재배하며 국내 품종 육성에 기여해오고 있다. 수차례 품종평가회를 개최해온 그에게 품종선택의 기준에 대해 물어보았다.

“생산농가 입장에서 신품종이 나오면 육안으로 보기에 꽃이 너무 크거나 작진 않은 지 먼저 판단합니다. 그다음 출하과정 동안 꽃이 떨어지면 상품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에 꽃목이 좀 부드러운 것을 선호하죠. 그 외 화형 자체가 어떻게 붙었는지, 화색이 선명한지 등을 기준으로 삼아 선별하여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 등에서 기관에서 개발한 품종들을 시범재배하며 백합 국산 품종 육성에 기여해오고 있다.
이 대표는 농촌진흥청, 강원도농업기술원 등에서 기관에서 개발한 품종들을 시범재배하며 백합 국산 품종 육성에 기여해오고 있다.

 

백합 '그린스타'
'오렌지크라운'
'팡파르'

이 대표는 백합 종구 생산과 절화재배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절화를 재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광 관리라고 그는 말한다.

“사실 여름철에는 백합은 절화재배에 있어서 빛을 많이 요구하지 않아 차광재배합니다. 백합은 2만 lux만 넘으면 재배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또 직사광선을 맞으면 키가 안 크기 때문에 약 30% 정도 빛을 차단시켜주면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되죠. 다만 지리적으로 고령지에 위치하다 보니 일교차가 큰 편이에요. 일교차가 크면 화색을 선명하게 만드는데 유리하지만 꽃봉오리가 뒤틀리거나 기형이 생기는 등 생리장해가 올 수 있어 온도관리에 주의하고 있습니다.” 


조화 사용량 증가로 백합 소비 줄어
과거 국내산 백합이 일본 백합시장의 80%를 차지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일본으로 약 3300만 달러가 팔려나갈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코로나19가 터지자 항공길이 막히고 수출이 뚝 끊겼다.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다시 재개되었지만 일본 내 경기침체로 엔화가치가 하락되어 수출의 의미를 상실한 상태이다. 국내사정 또한 마찬가지이다. 시장에서는 화훼 소비가 위축되고 지속된 고온에 조기 개화수량이 증가해 많은 백합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명용 대표는 역시 지난 수년간 겪어온 어려움에 대해 실토했다.

이명용 대표의 백합은 국내에서는 각 관련 기관과 온라인 마켓을 위주로 출하하고 있으며 일본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이명용 대표의 백합은 국내에서는 각 관련 기관과 온라인 마켓을 위주로 출하하고 있으며 일본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과거 2010년 전후로 백합이 한 3천만 불 이상 수출이 나갔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천만 불도 안되죠. 2012년도 때 경기침체와 더불어 절화생산량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꽃값이 최저가를 찍었었어요. 그때부터 시장에서 소비가 줄어들었고 생산 농가들은 지금도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품목 전환하고자 하는 농가가 지금 거의 한 3분의 2 정도 되는 그런 시점까지 도달했는데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가 될지 상당히 미지수입니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올해부터 타 품목 재배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근 근조화환에 생화 대신 관리와 구매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조화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매년 중국에서 수입되는 조화의 양은 약 2400t에 이르며, 화환에 사용되는 조화로 인해 매년 140억 원가량의 절화소비 손해액이 발생하고 있다. 이 대표 역시 백합 소비 감소 원인들 중 조화사용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백합 소비 감소 원인에 대해 조화사용의 영향이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조화사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그는 전했다.

“백합 소비량이 줄어들은 데에는 근조화환에 조화를 사용하는 것이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중국산 조화는 언뜻 보기에 생화랑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잘 나오더라고요. 이 부분에 있어서 저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봐요. 사실 근조화환을 보낼 때 조화인 줄 모르고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에는 보낸 사람도 받는 사람도 마음이 안 좋죠. 생화와 조화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뒷받침돼야 조화 사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
이 대표는 절화의 경우 해마다 4월 중순부터 시작해 7월 10일경까지 정식한다. 수확시기는 8월 초부터 10월까지 하며 수확한 당일 바로 출하하고 있다. 

“절화는 보통 8월 시작해서 10월까지 하는데 아침에 좀 일찍 가서 이제 체화를 하죠. 일주일에 3번 체화를 해서 바로 물 올림 하고 선별 작업과 포장까지 마무리 지어 당일 출하합니다. 특히 일본의 오봉절인 8월 15일은 국내 백합 수출량이 최대로 많아지는 시기예요. 자손들이 고향에 방문해 조상님 성묘할 때 백합 하나씩 가져가는 것이 풍습이라고 하더라고요. 작년보다 더 나은 올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출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는 각 관련 기관과 온라인 마켓을 위주로 출하하고 있으며 일본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장가는  5000원에서 1만 원사이에 거래된 바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품종 재배와 관련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

이명용 대표는 최근 강릉백합영농조합법인 회원인 임춘경 씨(좌측)의 자문을 받아 리시안셔스를 소량 시험 재배하고 있다.
이명용 대표는 최근 강릉백합영농조합법인 회원인 임춘경 씨(좌측)의 자문을 받아 리시안셔스를 소량 시험 재배하고 있다.

“현재 상태를 활성화하긴 해야 되는데 지금 재배하는 품종 수가 4-50개 되다 보니 혼자서 관리하는데 벅차더라고요. 앞으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시장성이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종들을 몇 개 선별해서 주력 품종으로 끌고 가려 합니다. 소품종에 집중하면서 백합 품질도 더욱 향상시키고 경영비 절감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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