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선택으로 고수익 안겨준 “블랙사파이어”
상태바
확신의 선택으로 고수익 안겨준 “블랙사파이어”
  • 이지우
  • 승인 2023.09.19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 태안군 김남식 대표

최근 시장에서 기존에 흔히 먹던 과일이 아닌 색다른 모양과 맛의 과일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샤인머스캣 광풍이 불기도 했는데, 최근 샤인머스캣을 대체할 다양한 품종이 포도가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현재 수입산이 대부분이지만 국내에서도 점차 재배가 늘어나고 있는 “블랙사파이어” 흔히 말하는 가지 포도가 바로 그 대표적인 품종이다.

김남식 대표는 2016년 태안으로 귀농한 젊은 농부로 고추 재배뿐만 아니라 쌀, 마늘, 포도 등 여러 작목 재배를 통해 수익 창출을 하고 있다. 특히 포도 재배에 있어 다른 시각을 가지고 ‘블랙사파이어’라는 당시에는 보기 드문 작목을 선택해 재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포도농가는 지난 6~7년간 샤인머스캣의 유행으로 많이 농가가 샤인머스캣 묘목으로 갱신을 했는데, 김 대표는 그 당시에 흐름을 타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다. 다른 이들이 샤인머스캣으로 큰 고수익을 창출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대중적인 품종으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

그 사이 김 대표는 블랙사파이어의 재배에 공을 들였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품종이 아니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대부분 칠레나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블랙사파이어의 재배 성공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당도 21~22Brix에 달하는 블랙사파이어. 수입산보다 5Brix 이상 높다.

“블랙사파이어 품종 자체가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요. 우리나라의 다습한 환경이랑은 잘 맞지가 않죠. 그래서 처음 재배하는 경우 열과 현상은 쉽게 생기고, 열매 달린 나무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일도 흔했어요. 아직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재배 매뉴얼이 없다보니까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가야 했죠.”

 

블랙사파이어 재배성공
그 비결은 무엇?

김남식 대표는 우선 대목 선정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저가 대목을 사용하면 반드시 나무에 이상이 생겼고, 그 이후로는 가격이 좀 있더라도 ‘썸머블랙’ 대목만을 사용한다. 전국의 블랙사파이어 농가에서 나무가 오래가지 못하는 현상을 겪고 있는데, 김 대표는 대목 선정에 문제가 있지 않았는지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농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김남식 대표(좌)와 윤인원 대표(우).

또한 열과 현상으로 제대로 된 수확이 어려웠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습 관리에 있었다. 블랙사파이어는 비가림시설이 아닌 완전한 시설에서 재배하기를 권했다. 김 대표는 3월 말 이후로 나무에 일부러 물을 주지 않는데, 블랙사파이어가 원래 잘 자라던 기후조건과 최대한 비슷하게 건조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300평 연동형 온실에서 재배되는 블랙사파이어 포도. 김남식 대표는 향후 3000평까지 부지를 늘려 총 7500주를 재배할 계획이다.
1300평 연동형 온실에서 재배되는 블랙사파이어 포도. 김남식 대표는 향후 3000평까지 부지를 늘려 총 7500주를 재배할 계획이다.
묘목 재배현장과 향후 늘려나갈 부지의 모습.
묘목 재배현장과 향후 늘려나갈 부지의 모습.

이제는 블랙사파이어의 성공적인 수확뿐만 아니라 묘목까지도 공급하고 있는 김남식 대표. 기존 500평 규모의 육성한 시설에서 올해 약 8t, 4억 원 이상의 수확을 했고, 현재 새롭게 조성하고 있는 1300평 규모의 새로운 시설에서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량 수확이 예상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올해 고추와 포도 등 성공적인 영농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규모를 늘려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향후 일대에 관광농원을 조성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남들이 된다, 안 된다 하는 말에 판단을 하지 마시고 스스로의 안목을 길러서 시장을 판단해야 합니다. 올해 고추농사가 다들 안 좋을 거라 했지만 잘된 집은 많은 이익을 남겼습니다. 저는 내년에 더 많은 부지에서 고추와 마늘, 양파 등을 재배할 계획입니다. 언젠가 훗날 산을 매입하는 등 부지를 마련해서 제 스스로 꾸밀 수 있는 관광농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 같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해야죠,(웃음)”

 

special interview

국제원예종묘 가득현 상무

“포도 시장의 새로운 바람 분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샤인머스캣의 전체 포도 재배면적은 2017년 5% 미만에 불과했지만, 올해 44%에 육박해 더 이상 특수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수준으로 보급됐다. 샤인머스캣 시세가 2kg 기준 약 15000원 이상은 유지해야 농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난해 그 이하로 형성되기도 했다. 블랙사파이어의 경우 아직까지 정식 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품종은 아니지만 국내산의 경우 1kg당 20000원~25000원 정도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샤인머스캣만을 고집해서 식재할 시기는 아닌 것이다.
78년의 긴 세월동안 국내에 과수, 조경수 등을 공급해온 굴지의 국제원예종묘 가득현 상무를 만나 향후 포도 시장의 전망에 대해 간략히 물었다.

78년 전통의 국제원예종묘 전경

Q. 샤인머스캣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난 몇 년간 샤인머스캣의 시장 인기가 아주 좋았지만 이제는 업계에서 한풀 꺾였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저희 국제원예종묘도 샤인머스캣 보급을 활발히 해왔지만 이제는 농업인에 향후 비전을 봐야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당분간 샤인머스캣의 소비자 인기는 계속 되겠지만, 이전과 같은 특수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확한 블랙사파이어
수확한 블랙사파이어

Q. 블랙사파이어 묘목을 공급하고 있는데 현황은?
블랙사파이어 또는 가지포도라고 풀리는 이 품종은 주로 중국과 칠레 등지에서 재배되고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는데 소비자 선호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고요. 아직까지 국내에 주산지라고 할 만큼 자리 생산이 자리 잡은 지역은 없지만 부여, 상주, 영천 등지에서 많은 문의가 오고 실제로 묘목 공급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농가의 재배기술력이 보편적으로 재배할 수 있을 만큼 올라온 상황은 아니라서 국내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물 관리, 즉 습에 의한 열과 현상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임을 농가에서 유의해야합니다.
포도 주산지에서 신품종에 대한 열의는 항상 있기 때문에 저희도 새로운 품종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재배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예종묘 포도 묘목 재배 현장

Q. 그 밖에 대세 품종을 소개한다면?
블랙사파이어도 주목할 만한 품종이고요. 그 외에는 미화희, 바이올렛킹, 루비로망 등을 추천해드리고 있습니다. 미화희는 빛깔이 좋고 재배가 비교적 까다롭지 않아 추천하고 있는 홍포도입니다. 바이올렛킹은 대과종으로 알이 크고 당도가 높아 샤인머스캣의 대안으로 소비자 분들이 찾으실 수 있는 좋은 상품성의 품종입니다. 루비로망은 일본에서 한 송이에 1400만원에 경매가 되어 이름을 떨친 품종인데 우리나라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고품질 포도입니다. 
국제원예종묘는 농가의 수익창출을 위해 안전성 있고 상품성 높은 품종을 끊임없이 개발·보급하고 있으며, 사후 기술지원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의 전망을 잘 살펴보시고, 적절한 우수품종을 통해 포도 농가의 건승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