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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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③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8.3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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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과 채소의 병해 -무, 배추, 양배추, 갓, 순무

◎ 뿌리마름병

배추 뿌리마름병

뿌리마름병속칭 똑딱병이라고 부르는 병해로 1980년 이후 고랭지재배방법에서 무름병과 함께 가장 큰 문제가 되었지만 예전에 비해 발생이 감소하는 경향이다. 배추, 양배추, 무, 갓에 발생하지만 배추에 가장 피해가 크다.

가. 병원균
Aphanomyces raphani라는 색조류계 난균에 속하는 곰팡이의 일종이다. 역병균, 노균병과 비슷한 생태를 가진 토양균으로 팡이실, 난포자, 유주자를 형성한다. 유주자는 역병균, 노균병과는 달리 구형의 유주자낭을 만들지 않고 균사와 비슷한 원통형관에서 유주자를 분출한다. 균사의 폭은 4.0~12.0㎛이며 난포자의 크기는 17.5~26.5㎛이다. 병원균의 최적 생육온도는 24~28℃이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배추의 어린모에는 잘록 증상을 보이고, 아주심기 후에는 배추 뿌리의 발달이 미약해져 생육이 쇠퇴하며, 결구기 이후에는 포기 전체가 시든다. 병든 포기의 뿌리는 거의 마모되어 잘록하게 지상부에 붙어있고 잔뿌리는 없다. 따라서 바람이나 기타 외부의 물리적인 힘에 의하여 지상부와 지하부로 쉽게 분리된다. 
무는 뿌리의 겉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며 점차 균열이 생긴다. 병든 뿌리를 잘라보면 내부가 검게 변색되어 있다. 배추의 뿌리마름병은 대체로 아주심기 후 15~20일경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아주심기 20~40일 이후에 발생이 가장 심하고 결구기 이후에는 발생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작물이 어릴수록 발병이 심한데 이것은 작물이 어릴수록 뿌리가 가늘고 연약하며 잔뿌리가 없어 병원균의 침입이 쉽기 때문이다.

다. 방제방법
저항성품종을 재배한다. 배추의 경우 품종 간 발병차이가 있으므로 고산지 배추 등 병에 견디는 힘이 조금이라도 있는 품종을 선택한다. 이어짓기를 피하고 볏과 작물로 2~3년간 돌려짓기를 한다. 고랭지의 경우 배추 뒷그루로 호맥을 9월에 심는다. 다습한 저습지나 배수가 불량한 찰흙토양에서는 재배를 피하고, 상습발생지는 고랑을 깊게 파는 등의 배수 관리를 철저히 한다. 
석회나 퇴비 등을 사용하여 토양을 개량하는 방법이 있으나 비가 많이 내리는 고산지에서는 유실이 많아 효율이 떨어진다. 퇴비를 사용하여 토양 내의 물리·화학성을 좋게 하며 유용미생물의 밀도를 높인다. 토양병해이므로 약효가 뚜렷하지 않으나 아미설브롬분제를 정식 전 포기당 5g씩 구멍을 뚫고 주거나 플루아지남 분제를 아주심기 직전 심을 토양에 뒤섞어 준다. 

 

가지과 채소의 병해 - 고추, 토마토, 가지, 감자, 피망, 파프리카

◎ 풋마름병(청고병)

토마토 풋마름병
토마토 풋마름병

매년 국부적으로 발생하나 생육기 동안 비가 자주 오고 온도가 높은 해에는 전국적으로 대발생하여 큰 피해를 준다. 토마토 풋마름병은 토경재배와 양액재배에서 심하게 발생하여 토마토 생산의 가장 큰 제한요인이 될 수 있다. 토마토 이외에 고추, 감자, 가지에도 병이 발생해 피해를 준다. 특히 감자 종자 생산지에 발생하면 종자 생산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 병원균
Ralstonia solanacearum이라는 세균에 의하여 병이 발생된다. 이 균은 기주범위가 대단히 넓어서 50과, 250종 이상의 기주를 침해하여 병을 일으키며, 단자엽식물보다 쌍자엽식물에 더 많은 병을 일으킨다. 주요 기주 작물은 토마토, 고추, 감자, 가지, 담배와 같은 가지과 작물과 생강, 참깨, 들깨, 바나나, 해바라기, 땅콩, 올리브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지과 작물인 토마토, 가지, 고추, 감자, 파프리카 등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병해다. 병원균은 자라기 맞는 생육적온이 35~37℃나 되는 극 고온성인 세균이며 수분이 많은 조건에서 급속히 번식한다. 병원성 여하에 따라 5개의 레이스 혹은 5개의 생태형(Biovar)으로 구분한다. 레이스 1은 기주 범위가 대단히 넓으며 담배, 감자, 토마토 이외에 땅콩, 생강, 올리브, 담배 등을 침해하며, 레이스 2는 바나나에만 병원성이 있는 균으로 중남미의 바나나 원시림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스 3은 주로 감자, 토마토에 병을 일으키며 저온성 병원세균으로 열대지방의 고산지역에서 발견된다. 레이스 4는 뽕나무를 침해하는 종으로 중국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레이스 5는 생강에 병원성이 있는 종으로 호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병원균은 레이스 이외에 생태종(Biovar)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병원균의 2탄당이나 6탄당 이용능력에 따라 5개의 생태종으로 구분하며 생태형 1은 주로 북남미와 필리핀에 분포하며 생태종 2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레이스(Race) 3과 그 특징이 동일하다. 생태형 3은 아시아에만 널리 분포하며 생태형 4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생태형 5는 중국에서만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최근의 연구에서 레이스 1과 3이 주로 분포되어 있고 생태형은 주로 3, 4가 주종이었으며 생태형 2도 발견되었다. 우리나라의 풋마름병균은 토마토, 감자, 가지에 병원성이 강하며 고추에는 비교적 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가지 풋마름병

식물 전체가 급격히 시드는 것이 특징이며 병환부의 줄기를 횡단하면 흐린 점액(세균)이 누출된다. 최근 토마토 품종에서는 줄기를 가로로 자르지 않아도 상처부위나 줄기가 터진 곳에서 세균점액이 누출되어 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간혹 상처가 없는 건전한 곳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병에 걸린 줄기에 막뿌리 모양의 크고 작은 혹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줄기를 가로로 잘라보면 유관속이 갈변되어 있다. 앞서 설명한 시들음병도 도관부가 갈변하여 서로 구분이 어려우나 풋마름병은 자른 단면 쪽으로 손톱으로 줄기를 눌러나가면 누런 세균점액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시험관과 같은 용기가 있는 경우 이병줄기의 횡단면을 시험관 안의 물에 담그면 자른 단면에서 담배연기와 같이 세균점액이 누출되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곰팡이에 의한 시들음병은 아랫잎부터 누렇게 시든다고 하나, 초기 증상만으로 시들음병인지 풋마름병인지 구분할 수 없으며 두 병해 모두 토마토의 신초부분이 제일 먼저 시들고 차츰 포기 전체가 시든다. 이런 증상은 증산량이 많은 낮 동안 발생하다가 저녁에는 일시 회복된다. 식물체 내 병원균의 증식이 활발해져 도관 내 껌(Gum)과 같은 물질이 생기거나 혹과 같은 물질이 형성되어 도관부가 막히면 포기 전체가 노랗게 변하며 죽게 된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병원균은 다습한 상태를 좋아하고 35~37℃ 고온에서 증식이 빠르므로 비가 자주 오고 온도가 높은 해에는 걷잡을 수 없이 순식간에 번져 큰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

다. 방제방법
병이 발생하면 방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발병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무병지(처녀지, 혹은 토양을 소독한 포장) 재배와 병원세균에 오염되지 않은 건전한 어린모를 육묘하여 정식해야 한다. 또한 육묘할 때 오염되지 않은 모판흙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으로 저항성 품종 재배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풋마름병 저항성 품종은 없다. BF 홍진 101호와 같은 저항성 대목으로 접목하여 풋마름병을 방제할 수 있다. 그러나 저항성 대목 사용 방법도 병원균의 새로운 레이스(Race)의 출현으로 무력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이 세균은 토양수분에 매우 민감하므로 침수와 과도한 물주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토마토 생육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 도로 토양수분을 최소한으로 유지시키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특히 논과 같이 지하수위가 낮은 곳, 저습지, 물 빠짐이 나쁜 찰흙토양에서 재배할 때 배수에 유의하지 않으면 병이 발생하기 쉽다. 병든 식물체는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여 이병주의 뿌리 접촉이나 줄기에서 흘러내린 세균점액을 통한 2차 확산을 막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병주에서 생긴 병원세균 점액은 중요한 2차 전염원이 된다. 이들이 빗물이나 살수관수 혹은 비닐하우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에 튀겨져 포장주위로 확산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과 채소의 병해 -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멜론

◎노균병

멜론 노균병

노균병은 박과 작물 특히 오이, 참외, 멜론 재배 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병해로 재배방법과 상관없이 초기부터 방제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가져온다. 오이 노지재배에서는 대개 6~7월에 발생이 많지만 하우스의 경우는 육묘기부터 수확기까지 전 기간에 걸쳐 발병하고, 참외 시설재배의 경우 3~7월까지 발병하지만 5월이 발병 최성기이다. 노균병 때문에 약제를 주기적으로 살포하게 되는데 흐린 날이 계속되고 비가 자주 오는 해에는 약제방제만으로 충분한 방제효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노균병균은 박과작물 전반에 걸쳐 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전염원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가. 병원균
병원균 Pseudoperonospora cubensis는 색조류계 난균 일종으로 물과 관련이 깊은 수생균에 속하며, 역병균과는 근연종이다. 병원균은 분생포자(유주자낭)와 유주자 및 월동태로 난포자를 형성한다. 병에 걸린 잎 뒷면에 형성된 분생포자는 터져서 유주자를 방출하는데 유주자는 바람에 날려 잎에 도달하고 잎 표면에 물기가 있을 때 발아하여 잎 뒷면의 기공으로 침입한다. 분생포자는 레몬 모양으로 기공당 1~3개의 분생자경 끝에 하나씩 달려, 강우 또는 하우스 천장에 형성된 이슬방울이 떨어질 때 튀겨서 퍼진다. 분생포자는 습기가 많을 때 15~22℃의 비교적 저온과 저녁 무렵부터 밤사이의 야간에 주로 형성된다. 포자형성에 걸리는 시간은 8~11시간으로 병무늬의 나이나 온도에 따라 따르지만 포자형성은 비교적 병반이 형성된 지 오래되지 않은 황록색의 병반에서 가장 많고, 오래된 갈색 병반에서는 거의 없다. 태양광선은 광합성에 의하여 생긴 당이나 질소화합물이 포자형성에 필요한 영양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포자형성을 촉진한다. 분생포자에서 생긴 유주자는 발아하여 식물체에 침입하는데 유주자의 발아적온은 20~24℃로서 병 발생적온이기도 하다. 시설재배의 경우 천장에 생긴 이슬방울이 낙하할 때 토양표면에서 튀어 올라 노균병균의 분산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이슬방울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방제에 도움이 된다. 노균병균의 월동태는 난포자로 추운 지방에서는 그 형성이 확인되고 있으나 남부지방의 시설 재배지처럼 연중 박과류가 재배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난포자보다는 분생포자가 계속 반복적으로 형성되어 1차 전염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오이 노균병

자엽에는 수침 상의 작은 반점이 생겨 확대된다. 습기가 많을 때는 하룻밤 사이에 자엽이 고사한다. 본엽에는 담황색의 작은 반점이 생겨 확대되며, 나중에는 잎맥에 둘러싸인 다각형의 전형적인 병반이 된다. 박과류는 작목에 따라, 병반모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수박, 호박의 경우에는 오이, 참외와는 달리 다소 불규칙한 원형의 작은 반점이 생겨 다른 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병이 진전되면 병반끼리 합쳐지고 건조할 때는 잎 전체가 안쪽으로 말리면서 말라죽는다. 병반의 뒷면에는 서릿발 모양의 곰팡이가 생기는데 원래는 흰색~회색이지만 점차 흙, 먼지 등에 착색되어 일반적으로 흑연 가루 모양으로 보인다. 여름철 온도가 높아지면 병반의 크기는 다소 작아진다. 

다. 방제방법
식물체, 병원균, 발생환경 등 3가지 측면에서 종합적인 방제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충분한 방제효과를 올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약제 방제만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없으므로 약제방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식물체의 측면에서는 노균병에 대한 저항성이 되도록 강한 품종을 골라 심는 것과 식물체에 충분히 시비하여 생육후기까지 왕성한 생육을 유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생육중기에 비료기가 떨어질 경우는 웃거름을 주든가 질소와 당을 혼합해 잎에 엽면시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매가 너무 많이 달릴 경우도 잎 조직 내 질소나 당량이 낮아져 노균병 발생 요인이 높아진다. 병에 감수성인 품종을 심으면 노균병의 진전이 급격해져 병원균의 증식이 빠르며 그만큼 병발생도 많고 수량에도 큰 영향을 준다. 또한 병 저항성이 약한 품종일수록 농약살포의 효과가 낮아지므로 충분한 방제효과를 올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발생환경 관리의 측면에서는 무엇보다도 온·습도관리가 중요하다. 노균병은 저온다습의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노균병균 생육의 최적 환경을 피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한다. 즉, 통풍을 좋게 하고 배게 심지 않도록 하며 포장의 배수를 좋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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