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배 과원관리 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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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배 과원관리 요점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08.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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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장마와 폭염 속에서도 배는 본연의 맛을 내며 가을을 알리고 있다. 올 추석은 9월 29일로 배 생산량의 30% 이상이 짧은 추석명절 성수기에 소비되다 보니 생산농가에서는 추석이 언제인지에 따라 재배방법이 달라진다. 따라서 이번 호에는 금년 장마기 이후 생리장해와 수확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장마기 이후 나무고사 현상
모두가 처음 겪는 기상이변이었다. 1년 강수량의 70%가 한 달 장마기에 쏟아부었다. 극심한 피해를 받은 채소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몇 십 년 자란 배나무도 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언덕에 무성했던 칡넝쿨이 습해로 고사할 정도였으니 원예작물이 배겨 날 재주가 없었다. 
화산, 황금배와 같은 품종은 6~7월에 조기낙엽 증상이 있다. 심할 경우에는 신고 품종에도 조기낙엽 증상이 나타나는 해도 있었다. 그러나 금년은 조기낙엽이 지난 이후 8월 상순부터 나무가 고사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상병이 아닌지 의심했으나 증상이 달랐다. 부분적으로는 황화현상이 나타나고 일부는 측지 하나가, 어떤 나무는 1개 주지가 까맣게 타는 증상이 나타났다. 심한 나무는 전체가 낙엽이 지고 낙과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잎에는 발아억제물질이 있는데 8월에 낙엽이 지면 9월에 꽃이 필 수도 있고 리듬이 깨서 다음해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위 사진은 1개월간 많은 비로 토양에 잔뿌리가 손상된 직후 2주간 폭염과 열대야로 수분 증발이 과다하게 진행되니 잎이 타고 심한 경우 나무가 고사한 것이다. 앞으로 더해질 이상기후에 대비하여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 육성 신품종의 수확순서

국내에서 육성된 신품종 중 최근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품종을 보면 신화가 가장 많고 창조, 슈퍼골드, 설원, 그린시스, 조이스킨 등으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육성된 품종이다. 
10년 세월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개화시기가 많이 달라졌다. 필자가 보아도 짧게는 1주일 많게는 10일 이상 꽃이 빨리 피고 생육기간 고온이 많다. 따라서 수확시기를 육성 당시 만개 후 140~155일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빨라진 개화시기도 가만해서 수확시기를 앞당겨야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지베렐린을 처리한 경우 10일 정도 숙기를 앞당겨야 하며 저장용과 수출용도 적숙기보다 1주일 정도는 수확을 앞당겨야 저장기간도 늘어나고 각종 생리장해로 인한 불합격품을 줄일 수 있다.


수확의 기술
수확시기가 다가오면 약 2주 전부터 제초해 땅을 말리고 농약사용안전기준 강화로 수확 직전에는 병해충 방제에 제한이 있으니 1주일 전까지 깍지벌레와 나방약을 미리 살포해 두는 것이 좋다.   
아래 그림을 보면 한 그루의 나무에서도 수확하는 순서가 있다. 큰 배부터 수확하는 것이 원칙이나 배의 크기가 균일하다면 나무 아래쪽 배보다는 주지 선단부의 배가 먼저 성숙이 되므로 당도를 체크하거나 맛을 보면 확실히 다르다.  


만약 3회로 나눠 수확한다면, 첫 번째 수확은 선단부의 작은 배만 남기고 수확한다. 두 번째는 중간부위의 큰 배와 1차 수확 때 남겨둔 선단부의 작은 배도 함께 수확한다. 세 번째는 하단부와 중간부위에 남겨둔 작은 배도 전부 수확한다.

수확시기가 빠르면 저장성은 향상되나 맛이 덜하고 너무 늦으면 과일이 크고 맛이 들지만 저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출하목적에 따라 수확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즉시 출하할 배는 수확적기에 수확해도 되지만 저장용, 특히 장기저장용은 수확적기보다 1주일 정도 빨리 수확하는 것이 좋다. 수확적기가 지난 배는 외관상 크기는 커지지만 무게를 재어보면 큰 차이가 없다.

과수원에 조건에 따라 저장성의 차이가 있다. 점질토 토양인 곳이 사질토보다 저장성이 높다. 질소과다인 경우나 비옥지이면서 배수불량인 경우 저장성이 떨어진다. 또한 수관하부의 과실보다는 선단부 과실이 저장성이 높다.

 

저장의 기술
판매는 제2의 생산이라 했다. 1년간 애써 키운 농산물이 수확 후 관리 소홀로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를 흔히 보아왔다. 본격 출하기를 맞아 수확부터 저장까지의 요점을 정리했다.  
“수확 후 관리”란 수확된 농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되기 전 신선도를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함으로써 유통판매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전 과정을 총칭한다.

■저장고 소독
꼼꼼한 농가에서는 저장용 상자까지도 깨끗하게 세척해 사용하나 면적이 큰 과수원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저장 중 발생하는 생리장해나 부패가 소독으로 경감시킬 수 있다면 저온창고는 꼭 실시하는 것이 좋다.

저온창고 소독: 락스 500배, 훈연제 등
저장상자 소독 곰팡이병 경감효과

‘락스’를 500배로 희석해 전체를 청소하고 1~2일 건조한 후 냄새를 제거하고 저장하거나 물청소가 어렵다면 비닐하우스에서 잿빛곰팡이병 방제용 훈연제를 사용하는 경우 입고 전 피우고 충분히 환기시켜야 한다. 


■온도관리
배는 수확 후 충분한 건조과정을 거쳐야 저장 중 품질저하를 막을 수 있다. 배를 수확한 후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7~14일 정도 건조 후 저장한다.

저온저장고 내부 온도관리를 위해 파레트 사이 15cm, 벽면 30cm, 상단부  50cm의 공간확보 필요

저온저장고의 온도 설정기준은 처음 입고하는 날 야간 최저온도에서 시작하여 1일에 1℃ 비율로 낮추다가 영상 3℃부터는 2일에 1℃ 정도로 낮춰 최종 0~1℃로 맞춘다. 대부분 1℃로 맞췄다가 이듬해 1월이 되면 0℃로 낮추는 농가가 많다. 당도가 높은 배는 –1℃에서도 동해 피해를 받지 않는다. 습도는 85~90%가 유지되도록 한다.

 

■저장 중 발생하는 장해 

과피흑변과

과피 흑변과는 병해가 아닌 생리장해이다. 저온다습조건에서 발생한다. 과점을 제외한 과피가 산화효소작용으로 검게 변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비가 내리면 2~3일이 지나 완전히 봉지가 건조된 상태에서 수확해야 하며 수확 후 10~15℃에서 7~10일 동안 예건한다. 특히 추황 배가 심하고 신고 품종의 피해도 흔히 있으며 맛에는 변화가 없으나 육안으로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 
이런 현상은 상온에 저장하면 발생하지 않는다. 갑자기 저온에 노출되면 저장 1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피해가 많은 농가를 보면 수확을 일시에 하지 못하고 분산수확하기 때문에 이미 저장고 온도는 조금씩 낮춰진 상태에서 맨 나중에 수확해 저장한 배가 대부분 피해를 입는다. 늦게 수확한 배는 조직 치밀도가 낮고 저온창고 온도는 10℃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확이 완전히 종료되기 전까지는 저장고 온도를 8℃ 이상으로 유지해야 급격한 온도차에 의한 과피흑변을 예방할 수 있다. 
과피흑변현상이 저장고 입구의 배에서만 자주 발생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농가에서 저장한 배를 작업하려고 배를 확인할 시기에 가장 많은 질문사항이 “배에 꽃이 폈다”고 말하는 것이다. 과피흑변을 예부터 꽃이 폈다고 하는 이유는 금촌추 품종에서 마치 검정꽃 모양의 흑변현상이 생긴 데에서 유래됐다. 이때 “창고 안쪽도 확인해 보세요” 하면 대부분 먼저 저장한 배는 멀쩡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피얼룩반점병

과피얼룩과는 곰팡이균의 병해이다. 과피흑변과는 달리 저장 초반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12월 하순경부터 보이기 시작해 설 명절 직전 발생이 많다. 과실에 잠복된 병균은 저온의 다습조건에서는 계속 전염된다. 따라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고 얼룩증상이 시작되면 즉시 출하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얼룩과는 알코올이나 식초를 묻혀 닦으면 제거되나 박스포장 이후 다시 장기 저온저장하면 그 자리에서 또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예방 대책으로는 늦게 수확한 배가 발생이 많으므로 되도록 저장하지 않고 즉시 판매하는 것이 좋으며 △개화기 이전 석회유황합제 방제 철저 △봉지작업 이후 수확기까지 살균제 6회 이상 살포 △봉지 젖은 상태에서 수확 금지, 철저한 예건 △꼬마배나무이, 깍지벌레 분비물에 붙은 균들은 모두 얼룩반점병의 원인이 됨 △과도한 영양제 살포 등이다. 

 

과육 갈변

과육 붕괴증상은 조생종배인 원황배에서 많고 폭염이 계속된 2018년도에는 신고 품종에서도 발생했다. 수확시기가 늦거나 수확 후 입고지연, 저장한계를 넘긴 경우 발생한다. 장기저장한 배를 상온에서 오래 유통할 때 나타나는 과심이 갈변되는 현상과는 다르다.

 

가스장해
가스장해

저장 직후에는 호흡에 의한 각종 가스의 발생이 많다. 입고 후 전혀 환기가 되지 않거나 저장량이 많아 내부 공기순환이 안 될 경우 가스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장 초기 1개월간은 야간온도가 낮을 때 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가을시비(감사비료, 답례비)


■가을시비 효과
- 잎의 기능회복: 과실을 키우느라 노화되어 광합성 능력이 떨어진 잎에 질소를 공급하여 기능회복
- 추근의 발생촉진: 건강한 추근을 많이 발생시켜 이듬해 봄 춘근과 전엽을 도움
- 저장양분증가: 9~10월 흡수된 질소는 대부분 측지, 부주지, 주지에 저장.  이듬해 엽과 과실의 발육에 이용되어 중요함

■시비 시기
- 조생종: 수확 직후 / 중생종 : 수확 중간, 수확 직후 / 만생종 : 수확 직전·직후
** 시비시기가 빠르면 과실 착색이나 당도가 나빠짐

■시비 방법
- 토양시비: 요소 500평당 20kg(1포)
- 엽면시비: 요소 500L 당 1.5kg, 1~2회 엽면살포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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