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맛 사로잡을 신품종 선보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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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맛 사로잡을 신품종 선보이고파
  • 이지우
  • 승인 2023.11.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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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이팜스 이욱용 박사

원예학, 배를 주 전공으로 일본에서 석사, 충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거친 이욱용 농학박사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에서 배 육종, 재배 및 저장 기술을 연구했다. 이욱용 대표는 우리나라 배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재배현장에서 그려보고자 지난 2018년 귀농해 현재 신고 배 뿐만 아니라 그린시스, 슈퍼골드, 조이스킨 등 다양한 신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이팜스는 이욱용 박사의 아버지인 이희필 대표가 평생 일궈온 과수원으로 면적이 10ha(3만 평)에 달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대표는 동생 이정용씨와 함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아 배 재배를 전념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 본인은 기존 신고 배의 안정적인 재배는 물론 맛을 비롯한 상품성을 보다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새롭게 식재하거나 대묘를 통한 신품종 배 품종 갱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고 배를 재배하고 납품하는 모든 과정은 시스템으로 구축 됐기 때문에 이제는 상품성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동생과 제가 합이 잘 맞다보니 생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큰 걱정이 없는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있는 맛을 보장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고 있고요. 또 과일산업이 다각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신선한 품종을 적극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린시스’는 동양배인 ‘황금배’에 서양배 ‘바틀렛’을 교배하여 만든 종간 교잡 하이브리드 품종으로 지난 2012년 최종선발 됐다. 평균 성숙기가 9월 26일(나주 기준)인 중생종으로 맑은 녹색 껍질과 원형 과실이 매력적이다. 
그린시스의 평균 과일무게는 470g 내외로, 풍부한 과즙과 평균 12.4브릭스의 높은 당도와 낮은 산미가 어우러져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달콤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대표는 2년 전 1000평 규모의 부지에 200주의 그린시스 품종을 새로이 식재했다. 학업 기간을 포함하여 연구소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배’ 외길만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가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는 신고가 아닌 새로운 품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과수원에도 여러 신품종을 실험삼아 재배하고 있었고,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품종이 바로 ‘그린시스’입니다. 제가 연구했던 것을 바탕으로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제시하고 싶었고, 그 첫 번째 품종으로 그린시스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린시스는 동양배와 서양배가 교잡해서 나온 최초의 상업 품종인데, 동양배의 달달한 특성도 있고 서양배 특성도 있어 검은별무늬병에 대한 저항성이 장점입니다. 맛도 좋고 재배안정성도 뛰어난 품종이라 내년에 또 추가 식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욱용 대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 배 육종, 재배 및 저장 기술을 연구한 농학박사로, 적극적인 품종 갱신에 앞장서는 등 우리나라 배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이욱용 대표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 배 육종, 재배 및 저장 기술을 연구한 농학박사로, 적극적인 품종 갱신에 앞장서는 등 우리나라 배 산업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숙기되기 전 초록배 그린시스의 자태

그는 적극적인 신품종 도입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배 재배 농가에서는 반드시 시험재배 과정을 거치고, 특히 시장출하와 손익을 잘 계산하는 경영 전략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 대표 스스로 본인이 재배한 그린시스를 비롯한 신품종은 인근 지역에서 모두 소진되며, 앞으로도 ‘천안에서 맛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신품종’이라는 명분을 그 스스로 지켜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이팜스의 그린시스는 현재 이 대표의 동생 이정용씨의 이름으로 2023 대한민국 대표과일 선발대회에 출품작으로 등록 돼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신고 배는 훌륭한 품종
시장인식 바꿔야

이욱용 대표를 비롯한 천안 지역의 배 재배농가가 가장 많이 재배하는 배 품종은 단연 신고 배다. 최근 신고 배가 소비자 인식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에 이 대표는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신고 배가 맛이 없다는 인식이 어느새 자리 잡았고, 이는 시장 질서를 지키지 않고 이익 우선으로 시장에 무분별하게 일찍이 출하하는 행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배 농가 스스로 자중하고 돌아봐야할 문제입니다. 올해 이 지역 신고 배는 적절한 숙기를 가져가 맛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번 생긴 인식을 다시 돌리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전국의 배 농가가 신고 배를 메인으로 재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 같이 적정 출하시기에 맞춰 시장출하를 하는 질서를 다시 확립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욱용 대표는 천안배원예농협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대묘를 통한 품종갱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욱용 대표는 천안배원예농협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대묘를 통한 품종갱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천안 지역 신고 배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는 상품성 보완은 물론 천안원예농협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대묘를 활용한 품종 갱신 등 지역 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욱용 대표는 여전히 배연구소와 잦은 교류를 하면서 배연구소의 연구 실증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원경호 농업연구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
이욱용 대표는 여전히 배연구소와 잦은 교류를 하면서 배연구소의 연구 실증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원경호 농업연구사와 담소를 나누는 모습.

 

mini interview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원경호 농업연구사 

 

‘새로운 우리 배 품종의 선전을 기대하며’
농촌진흥청 배연구소에서는 검은별무늬병 저항성 품종 ‘그린시스’를 개발하여 지속적인 보급을 하고 있다. ‘그린시스’는 1994년에 동양배인 ‘황금배’에 서양배 ‘바틀렛’을 교배하여 만든 종간 교잡 하이브리드 품종으로 2003년에 1차 선발하였고 2006년 과실과 수체특성에 대한 정밀평가를 통하여 2차 선발한 다음,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9개 지역에서 적응성을 평가한 결과 품질 우수성이 인정돼 신품종으로 최종 선발되었다. 평균 성숙기가 9월 26일(나주 기준)인 중생종으로 맑은 녹색 껍질과 원형 과실이 매력적이다. 평균 과일무게는 470g 내외의 크기로 혼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풍부한 과즙을 가진 부드러운 과실은 평균 12.4°Brix의 높은 당도와 낮은 산미가 어우러져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달콤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상온 저장력이 50일 이상으로 높아 상품 유지 기간이 길어 장기유통에도 유리하다. 
‘그린시스’는 ‘신고’와 마찬가지로 꽃가루가 없으며 ‘신고’에 비해 단과지 형성과 유지성이 다소 취약하기 때문에 재배 시 이를 유의하여야 한다. ‘그린시스’는 전국적으로 재배 가능한 국내 최초의 상업적인 검은별무늬병 저항성 품종으로 현재 익산 15ha, 울산 10ha, 천안·아산 3ha 등 전국 약 28ha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아직 시장 유통량은 많지 않지만, 맛이 좋고 기존 배와 달리 껍질이 초록색이라는 차별성과 희소성 때문에 고급 배로 대접받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원경호 농업연구사는 최근 소비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새로운 품종의 과일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배 품종에서는 그린시스가 선명한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린시스는 초록배라는 시선을 사로잡는 특성과 고당도의 맛은 물론, 저장성까지 뛰어나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 유통시장의 신고 배 위주에서 다양한 품종으로 시각이 넓어지고 있는 만큼 그린시스를 비롯한 우리 신품종 배의 향후 선전이 기대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도 검은별무늬병 저항성 품종이 있고, 재배편의성이 좋은 그린시스와 같은 신품종이 소비시장에서 탄력을 받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품종갱신의 양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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