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⑤
상태바
채소병해충의 모든 것 ⑤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11.01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추과 채소의 병해 -무, 배추, 양배추, 갓, 순무

◎ 뿌리혹병(무사마귀병)

배추 뿌리혹병

뿌리혹병은 배추, 무, 양배추, 갓 등의 배추과 채소에 발생하는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수원의 배추포장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발생 이 적었으나 1993년부터 경기도, 강원도 고랭지를 비롯하여 전국 배추포장에서 병이 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었다. 최근에는 약제 살포 등으로 병 발생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이나 물 빠짐이 좋지 않고 산도가 낮은 곳에서 여전히 발생이 많다.

가. 병원균
배추 뿌리혹병균은 살아있는 식물에서만 기생하는 순활물 기생균으로 원생동물에 속하며, 배추과 채소의 뿌리에 형성된 혹의 조직 내에 많은 휴면포자를 형성한 다. 홀씨(포자)는 구형이고, 크기는 1.9~4.3μm이다. 피해를 받은 조직이 파괴되면 서 나온 휴면포자가 싹을 틔워 1개의 편모를 갖는 유주자가 뿌리털을 통해 식물체 내로 침입한다. 침입 후 포자는 편모를 잃고 유주자낭을 형성한다. 그 다음 변형체가 되어 세포 안에 충만하게 되고 많은 핵을 만든 후에는 휴면포자낭이 된다. 병원균의 발육적온은 20~24°C, 최고온도는 30°C, 습도가 45% 이하면 병원균의 활성이 떨어진다. 세계적으로 16종의 레이스가 분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그중 10종이 분리됐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병든 식물체는 대개 시드는 증상과 발육이 부진한 위축 증상을 나타낸다. 시들음 증상은 병원균의 침입을 받은 뿌리 유조직이 세포가 커지거나 이상증식으로 유관속의 발육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토양오염이 심한 경우 아주심기 후 25일이 지나면 나타난다. 시들은 식 물체를 뽑아보면 발병초기에는 아주 작은 혹이 뿌리에 붙어 있다.
병이 심해지면 큰 혹으로 커지며 도관을 통하여 이동하는 영양분과 수분흡수를 차단하고, 결국 식물체는 시들음 증상을 일으켜 자라지 못하고 말라죽는다. 생육기간 중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발병초기에는 오후에 약간 시드는 증상을 보이다가 아침이면 다시 회복되는 상태를 반복한 다. 따라서 시드는 증상이 보이면 식물체를 바로 뽑아 뿌리를 관찰하고 혹 발생유무를 진단한다.

배추 뿌리혹병
배추 뿌리혹병

다. 방제방법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여 병을 방제하는 것이 가장 이상 적인 방법이다. 국내에서도 저항성 품종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뿌리혹병에 저항성을 가진 배추, 무 품종이 개발됐다. 

(1) 생태적 방제법 
토양에서 병원균의 생존기간이 6~7년 정도이므로 배추과 채소가 아닌 감자, 상추, 마늘, 양파, 가지 등을 최소한 6년 이상 돌려짓기하면 효과가 있다. 건전상토에서 포트 모기르기한 후 아주심기하면 초기감염 및 근권토양 오염을 피할 수 있다. 이랑을 높게 하여 발생주로부터 형성된 유주자가 물에 의해 2차 전염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토양 내의 퇴비 함량을 늘리고 토양의 물 빠짐을 양호하게 해 주면 병원균의 증식 및 전파가 억제된다. 
더불어 주기적인 포장관찰을 통해 병든 식물체를 조기에 제거 및 토양산도를 pH 7.5 이상으로 교정하여 휴면포자 증식 및 발아를 억제한다. 발병된 토양에서 사용한 농기구나 신발은 물이나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 등으로 잘 세척한 다음 사용한다. 

(2) 약제방제 
디메토모르프·피라클로스트로빈, 아미설브롬, 플루설파마이드, 플루아지남 등 28종류의 약제가 분제, 입제 및 수화제로 등록되어 있고, 자세한 내용은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 발행한 농약사용지침서를 참고한다.

가지과 채소의 병해 - 고추, 토마토, 가지, 감자, 피망, 파프리카

◎ 탄저병

고추 탄저병

토마토에도 발생하지만 고추에서는 역병과 더불어 가장 피해가 큰 병해다. 육묘 시 어린 모나 풋고추뿐만 아니라 생육후기 붉은 고추에서 심하게 발생한다. 여름철의 고온 및 잦은 강우 시에 큰 피해를 받는다. 토마토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국부적으로 발생하나 피해는 크지 않다. 때로는 Colletotrichum coccodes에 의 한 뿌리 썩음 증상이나 지제부의 썩음 증상이 토마토, 고추, 가지 등에서 발견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 병원균 
Colletotrichum속에 속하는 곰팡이에 의하여 발생한다. 병원균은 포자층위에 분생포자를 형성한다. 토마토 탄저병균은 C. coccodes로 고추 탄저병균 중 하나 다. 종별로 분포 및 병원성에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은 C. acutatum이다. 생육온도는 4~35°C이며 자라기 맞는 온도(생육적온)는 28~32°C로서 고온에서 발병이 많다. 병원균의 홀씨(포자)는 끈끈한 점질물에 쌓여 있으므로 비바람, 폭풍우, 태 풍 등 외부의 물리적인 힘에 의하여 공중으로 날아 주위로 퍼져 병을 일으킨다. 토마토 탄저병균의 생육온도범위는 3~33°C이며 생육적온은 26~28°C이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잎, 줄기, 과실에 발생한다. 잎에는 청록색의 테무늬가 생겨 확대되며, 줄기와 과실에는 갈색의 수침상 작은 반점이 생겨 확대되어 점차 테무늬가 생기고, 그 주위에 흑색의 소립이 생기거나 홍색의 점질물이 나온다. 병든 부위는 다소 움푹해진다. 움푹 들어가는 증상과 병환부에 형성된 홍색~흑색의 분생 포자층에 의하여 진단이 가능하다.

감자 탄저병
감자 탄저병

다. 방제방법
종자는 건전주에서 씨를 받아 사용하거나 종자소독을 한다. 병든 부위는 일찍 제거하고 수확 후 병든 식물체의 잔재물은 모두 없애 다음 해의 전염원을 줄인 다. 질소질 비료의 편용을 피하고 튼튼한 생육을 유도한다. 밀식을 피하고 습기가 많아지지 않도록 통풍에 유의한다. 품종 간 병 저항성에 차이가 있으므로 저항성 품종을 재배한다. 병원균이 비바람, 태풍, 폭풍우 등에 의하여 흩날려 침입하므로 약제살포는 강우 후 즉시 이루어져야 가장 효과적이다.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발병초기나 예방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좋다. 발병이 급격히 퍼지면 4~5일 간격으로 수회 살포하고, 예방의 경우는 7~10일 간격으로 1~2회 살포한다. 고추탄저병 방제약제로는 2012년 현재 디티아논, 아족시스트로빈, 클로로탈로닐, 테부코나졸, 피라클로스트로빈 등 102종 약제가 등록되어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작물보호협회에서 발행한 농약사용지침서를 참고한다.

박과 채소의 병해 - 오이, 호박, 참외, 수박, 멜론

◎ 역병

 

애호박 역병

박과작물에서 덩굴쪼김병과 함께 대표적인 토양전염성 병해다. 덩굴쪼김병의 경우는 저항성 대목로 접목하여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지만 역병은 일단 발병하면 급속히 퍼지는 병으로 효과적인 방제가 어려운 것이 문제이다. 박과작물 중에서 수박, 참외, 호박에 특히 심하게 발생하는데 병원균의 특성상 비가림 재배보다는 노지재배에서 병 발생이 심하다. 박과작물의 역병균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한 종류는 고추, 토마토 등 가지과 작물을 침해하는 균과 동일하다. 재배기간 중 언제나 발생하지만 두 종류의 병원균 모두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높은 해에 특히 피해가 크다. 

가. 병원균 
색조류 난균에 속하며 Phytophthora drechsleri와 P. capsici라는 두 종류의 병원균으로 물과 함께 살아가는 수생균이다. 두 종류 모두 난포자와 유주자낭을 만 들며 유주자낭 속에는 유주자가 들어있다. 
난포자는 원형으로 겹겹의 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불량 환경에서 잘 견딜 수 있어 토양 내에서 5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난포자가 발아하여 전염원인 유주자낭 을 만드는데, 유주자낭은 난형 내지 타원형으로 P. capsici는 그 머리 부분에 유두돌기가 있으나 P. drechsleri는 돌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P. drechsleri는 난 포자의 크기가 11.2~28.0μm이고 유주자낭의 크기는 36-70×26-45μm이다. 병원균의 생육온도는 9~36°C로 최적온도는 28~30°C이다. P.capsici의 난포자와 유자자낭의 크기는 각각 30-50×22-35μm과 30-60×20-39μm이다. 8~35°C 범위에서 생육하며 최적온도는 28~30°C이다.

나. 병의 증상 및 진단법 
병원균이 토양 속에 있으므로 땅가의 식물체 부위 즉, 땅가 줄기, 과실, 잎 등 전부분에 걸쳐 발생한다. 어릴 때 발생하면 잘록 증상을 일으킨다. 오이의 경우는 위로 올려 재배하므로 주로 땅가 줄기가 침해되어 잘록하게 되며 수침상으로 썩는다. 
병에 걸린 줄기는 시들며 점차 황화 된다. 수박, 참외, 호박은 지상부위 어디에서나 발생하는데 잎에는 둥근 무늬 혹은 겹둥근 무늬의 작은 갈색병반이 생기며 점차 병반끼리 합쳐지며 마른다. 줄기에는 방추형의 갈색무늬가 생기며 썩는다. 과실에는 땅과 접하는 부분부터 썩기 시작하여 점차 위쪽으로 퍼지며 얼룩덜룩한 파상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표면에는 얇은 흰색의 곰팡이가 핀다. 병에 걸린 포기는 시들고 말라죽는데 병원균의 잠복기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급격하게 퍼져 흡사 제초제를 살포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 방제방법 
(1) 저항성 품종의 이용 
역병을 포함하는 토양 전염성병은 약제방제 효과가 떨어지므로 저항성 품종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경제적이다. 특히 이어짓기 포장에서 역병이 매년 발생하므로 토양 내 역병균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는 반드시 저항성품종을 골라 재배해야 한다.
(2) 재배지선택 및 재배방법 개선
역병균은 물을 통하여 전염되므로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 재배하고 저위답이나 식양토양에 재배하는 것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물 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이랑을 깊게 파고 두둑재배하거나 물 뺄 도랑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토양표면에 비닐을 덮어 재배하면 겉흙의 역병균이 지상부로 흩날리는 것을 막아 역병방제에 효과 적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병의 발생이 없던 곳을 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안전하다.
(3) 돌려짓기, 깊이갈이, 담수
역병균의 난포자나 후막포자는 불량환경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토양 속에서 5~6 년간 생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토양 내 역병균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같은 기간 동안 다른 작물로 돌려짓기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장기간의 돌려짓기는 경제적인 면에서 우선 타당성이 검토되어야 한다. 대체작물로는 역병균의 기주가 되지 않는 작물을 골라 재배하는 것이 좋다.
역병균은 토양표면에서 15cm 내외에 주로 살고 있으므로 토양을 깊이갈이하면 겉흙의 역병균이 토양 깊이 매몰되어 생존력이 떨어지고 또한 기주식물체와 접촉가능성이 줄어들게 되어 병 발생이 감소한다. 토양을 오랫동안 물에 담가두면 토양이 혐기상태가 되어 호기성인 역병균의 생존력이 떨어지고 다른 미생물의 침입을 유발해 역병균이 점차 사멸하게 된다. 따라서 논토양에서는 역병의 발생이 적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