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을 높이는 배나무 전정기술
상태바
생산성을 높이는 배나무 전정기술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11.01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석명절이 지나고 배 시세가 이렇게 높게 형성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히려 추석 전 가격보다도 더 좋은 느낌이다. 다른 과수 작황도 작용했겠지만 우선 맛있기 때문에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에는 늦은 추석으로 배 맛이 제대로 들었고 이를 먹어본 소비자는 다시 찾게 되어 있다. 이번 호에는 효과적인 전정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신고품종의 전정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전정을 시작하기 전에
배나무는 눈에 보이는 지상부의 나무 부분과 지하부의 뿌리의 양을 무게로 재어보면 거의 같다. 즉 지상부가 무성한 나무는 그만큼 뿌리의 양도 많고 반대로 빈약하면 뿌리의 양도 적다. 
전정을 시작하기 전에 나무의 수세를 보고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전정 전에는 각기 세력이 다른 나무를 똑같이 전정하면 강한 나무는 반발하여 가지만 무성해지고 결실도 불량할 뿐만 아니라 배의 품질도 떨어진다. 반대로 약한 나무를 자를 게 없다고 대충 잘라내면 꽃만 많을 뿐 더 세력이 약해져 심해지면 나무가 고사하기까지 한다. 
나무의 세력이 틀어지면 바로잡기가 굉장히 힘들다. 세력이 약해지는 나무를 보면 뿌리에 생긴 백문우병이 생겼거나 배수불량으로 해년마다 도장지의 길이가 짧아지다가 더 지속되면 도장지의 개수가 줄고 나중에는 꽃눈만 생기게 된다. 
이런 과정이 5년에 걸쳐 일어났다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도 5년이 걸린다. 그만큼 수세 관리는 중요하다.

◎ 세력이 강한 나무는 약전정, 약한 나무는 강전정.
새 가지가 많고 세력이 강한 나무는 뿌리의 양도 많기 때문에 가지를 많이 남겨야 한다. 언뜻 보면 전정을 안 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많이 남겨두면 봄에 꽃이 피고 전엽이 되면서 양분이 소모되면 균형이 맞아진다. 그래야 결실이 된다. 
새 가지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빈약하고 꽃눈이 많은 나무는 꽃눈수를 줄여 다음 해 새가 지의 발생을 유도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강전정으로 지상부와 지하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 고품질 배는 4~5년생 젊은 측지에서 나온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굵은 주지가 7~8개 인 것과 주지가 2개인 Y자형을 비교해 보면 어느 배나무가 생산성이 높은지 금방 알 수 있다. 주지가 많으면 수관 내부에 햇빛이 들지 않기 때문에 꽃눈은 퇴화하고 전부 수관 외부에만 꽃눈이 유지되니 절반의 공간은 쓸모없는 빈 공간이 된다. 측지를 배치하고 싶어도 둘 데가 없으니 전정할 때마다 제거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당도나 과형, 색택 등 어느 것도 4~5년생 젊은 측지의 품질을 따라갈 수 없다. 가장 전정을 잘하는 사람은 4~5년생 측지를 가장 많이 배치하는 사람일 것이다. 
먼저 톱을 들고 매년 1~2개의 주지를 과감히 없애지 않으면 다른 어떤 기술을 투입해도 고품질의 배는 나오지 않는다. 

생산성이 낮은 다주지형
생산성이 낮은 다주지형
생산성이 높은 측지형

 

◎ 솎음전정과 절단전정
대부분의 낙엽과수는 솎음전정을 실시한다. 솎음전정은 남길 가지는 전체를 남기고 없앨 가지는 전체를 잘라내는 것으로 꽃눈이 안정되어 과일의 품질향상에 좋다. 절단전정은 가지의 중간에서 자르는 것으로 가지를 연장시키거나 세력이 약해진 나무의 가지 신장을 목적으로 할 때 실시한다. 즉 결실을 시킬 가지는 솎음전정, 주지나 부주지의 선단과 측지의 선단은 강한 세력을 유지해야 되므로 반드시 절단전정을 실시해야 한다. 

 

전정의 순서

① 굵은 주지부터 제거한다.
배나무는 수령이 증가할수록 주지나 부주지의 체적이 늘어나지만 과일을 생산하는 이파리의 개수는 성목이 되면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즉, 굵은 주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비료를 주더라도 양분이 과일로 가는 것보다 배나무의 체적을 유지하는데 소모되고 만다.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신고품종의 배상형을 기준으로 주지수가 3~4개 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처음 나무가 어린 유목일 때는 주지선상에 배를 착과 시키지만 수령이 늘어나면서 측지에 배가 결실되기 시작하면 주지나 부주지에는 배를 달지 않고 측지를 지탱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5년 내외의 젊은 측지의 배가 모양도 좋고 균일한 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수가 5개 이상이라면 이런 젊은 측지를 배치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년 1~2개씩 과감하게 줄여나가야 한다.  
제거대상은 첫째 주지가 활처럼 굽은 것, 둘째 주지의 간격이 좁아 측지를 유인할 공간이 없는 것, 셋째 측지의 개수가 적고 수관외부에만 결실되는 주지 순이다.

잘못된 주지제거
올바른 주지제거

 

② 주지 끝부터 자른다.

열매가 달리는 측지 1개의 선단은 10~15개의 과실의 비대와 품질을 좌우하지만 주지의 선단은 측지가 10~15개에 이르고 배 과실 100~150개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지나 측지의 선단이 약해지면 중간에서 도장지가 난무하고 양분흐름이 원활치 않아 나무가 빨리 노화된다. 
따라서 세부전정은 선단의 전정이 50%를 차지한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주지제거가 끝나면 주지의 선단을 강하게 절단전정하여 매년 60cm 이상의 가지가 신장하도록 하고 절대 과실이 맺히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주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전정하다 보면 주지 상부 쪽에 병에 걸렸거나 주지의 방향이 옳지 않을 경우 대체지를 이미 제거했기 때문에 수형을 그르치기 쉽다.

③ 1~5년생 측지가 골고루 배치되게 한다.
측지를 일시에 양성하여 5년 이상이 지나면 한 번에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매년 10~20%의 새 가지를 양성하여 예비지를 만들어야 한다. 
주지의 간격이 넓어 처음부터 주지의 옆에서 측지가 발생한 나무는 좋은 측지를 만들기 쉬우나 주지간격이 좁아 주지의 등 부위에서 가지가 발생한 나무는 좀처럼 좋은 측지를 만들기 쉽지 않다. 따라서 도장성 가지를 톱질하여 1~2년 양성한 뒤 주지를 제거하여야 수확량이 줄지 않고 측지를 만들 수 있다.

측지의 수량이 다양한 나무
측지의 수령이 비슷한 나무

 

④ 측지의 유인 방법이 달라졌다.

과거의 유인방법
과거의 유인방법
개선된 유인방법
개선된 유인방법

세력이 강한 측지를 유인할 때 과거에는 유인할 방향의 측지 밑을 일정간격으로 톱질하여 눕혔으나 유인할 반대방향의 기부에서 약 5cm 정도의 위를 절반~2/3 가량을 톱질하고 검정테이프로 감싼 다음 거의 부러뜨리다시피 하여 유인한다. 과거의 유인방법이 활처럼 휘기 때문에 꽃눈보다는 기부에서 강한 도장지가 발생하고 측지가 금방 굵어져 이용가능기간이 짧아진다. 

꽃눈이 생긴 2년생 가지
꽃눈이 생긴 2년생 가지
1/2이상 톱질
테이프 감싸기

 

1년생 가지의 끝을 자를 것인가?
1년생 가지 중에서 5월 10일 이전에 발생한 신초는 6월 하순~7월 초 도장지가 멈추고 액화아에서 착과도 가능한 우량 측지가 된다. 하지만 늦게 발생한 신초는 도장지가 7월 중하순까지 자라고 꽃눈도 전체 길이의 50% 이하로 생성된다. 
꽃눈이 잘 생기지 않은 도장성 가지는 자르지 않고 1년간 더 세워두면 꽃눈이 잘 생기는 경우가 많다. 꽃눈이 생기는 것을 보고 다음 해 봄 2~3월에 유인하면 된다. 
이 경우 신초 끝을 자를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많다. 그대로 둬야 꽃눈이 잘 생긴다고 하지만 배 신초는 아무리 늦게 발생한 신초도 맨 끝 2~3개는 꽃눈이 붙는다.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꽃이 피고 꽃눈 속의 발육지가 자라므로 신장력이 떨어져 꽃눈으로 변할 아래쪽 잎눈이 발아하여 쓸모없는 가지가 되기 쉽다. 

유인하기 위해 1년간 세워둔 가지
유인하기 위해 1년간 세워둔 가지
강한가지를 유인하여 꽃눈이 없어진 경우

 

품종별 수형구성
배는 열매가 달리거나 꽃이 피면 다음해에 양쪽에 2개의 꽃눈이 생긴다. 

위 그림은 꽃눈의 유지가 잘되는 품종으로 대표적인 신고, 황금배, 추황배가 속하고 최근 신품종인 창조, 슈퍼골드등도 한 번 생긴 꽃눈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많아진다. 반대로 꽃눈이 생기기는 잘 생기나 2~3년이 지나면 없어지거나 2개가 아닌 1개만 생기는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품종이 원황, 화산, 만풍배이다. 이러한 품종은 자주 측지를 교체해줘야 하므로 주지 외에 부주지가 필요하다.

꽃눈유지가 잘되는 품종의 수형
(신고, 황금배, 추황배)
꽃눈유지가 안되는 품종의 수형
(원황, 화산, 만풍배)

 

꽃눈전정
특히 신고품종은 꽃눈이 퇴화하지 않고 단과지군(생강눈)이 형성되기 쉽다. 10개의 꽃눈이 있으면 꽃이 70~80개가 피고 이파리가 60개가 생긴다. 양분 소모가 클뿐만 아니라 약제부착이 어려워 병해충 피해를 받기 쉽다. 되도록 측지하고 가까운 꽃눈을 남기고 꽃눈 간격을 벌려줘야 한다.

꽃눈전정 전
꽃눈전정 후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