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매시장 기획4] 온라인 도매시장, ‘제3의 공영도매시장’으로 성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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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도매시장 기획4] 온라인 도매시장, ‘제3의 공영도매시장’으로 성공 기대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3.11.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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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자·생산자 ‘농업소득 증대’ 기대해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이광형 사무총장 

 

“온라인 도매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과 달리 경매제의 시·공간적 제약과 진입장벽이 완화·철폐되어 사실상 공영도매시장이 자유경쟁 체제로 전환되면서 산지의 예약거래를 통한 직거래 확대와 유통단계 축소로 인한 유통비용 절감, 농산물 출하 시기 조절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농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시대 흐름과 유통 환경 변화에 따른 공영도매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번 정부의 농정 틀 속에는 ‘디지털전환’이라는 대전제가 핵심 농정사항이었기에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출범은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경매라는 기존 도매시장의 가격결정 구조를 그대로 차용한 온라인 도매시장의 거래방식이 농식품부의 구상처럼 고착되어있는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틀을 깨고 ‘제3의 공영도매시장’으로서 과연 출하자에게 ‘농업소득 증진’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의 출범은 새로운 전국 도매시장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하다. 

공영도매시장 자유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 
기존의 경매제도는 그동안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많은 공헌을 해왔지만, 시·공간적 제약과 진입장벽이 존재하여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유통 환경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80%가 넘는 상장경매 위주의 우리나라는 농산물 거래가격의 변동 폭이 매우 심하여 농업소득의 불안정으로 인한 농가의 경영위험을 초래하여 농가의 지속적인 경영을 저해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와 반대로 예약형 정가·수의거래가 90% 이상이다. 앞으로 도입될 온라인 도매시장 또한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과 달리 경매제의 시·공간적 제약과 진입장벽이 완화·철폐되어 사실상 공영도매시장이 자유경쟁 체제로 전환되면서 산지의 예약거래를 통한 직거래 확대와 유통단계 축소로 인한 유통비용 절감, 농산물 출하시기 조절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 
경매제의 가격변동 폭을 완화하고 공영플랫폼을 통한 실시간 유통정보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략적인 출하와 유통이 가능해지며 산지의 가격교섭력 강화, 출하선택권 확대 등을 꾀할 수 있어 좀 더 안정된 농업경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농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촉진될 수도
온라인 도매시장이 도입되면 농산물의 가격변동 폭이 최소화되고, 산지 조직을 중심으로 소비지와 직접 거래가 가능한 ‘산지 조직화’가 더욱 빠르게 촉진되어 산지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교섭력이 증대될 전망이다. 
농산물의 상·물 분리를 통해 상품의 신선도가 높아져서 궁극적으로 농가의 입장에선 수취가격 제고가 기대된다. 특히 전국단위의 유통상황이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한 데이터 제공이 가능해져 유통 주체들의 경쟁력 향상과 대량 거래처 간 직거래 확대 및 통합물류체계 도입으로 거래단계가 축소되는 등 신 유통채널로써 유통비용 절감의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우려되는 사항으로는 대형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들이 온라인 도매시장으로 참여하면서 기존 도매시장의 상장거래 경매 참여 건수가 줄어들면서 경쟁체제가 약화되어 가락시장에서 경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산물 기준가격이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규모화된 생산자 조직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그렇지 못한 출하자는 더욱 빠르게 도태될 것으로 전망되어 농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촉진될 우려가 있으며 온라인 거래가 정착되기까지 소비자 신뢰가 담보되지 않아 상당 기간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양한 방식의 제도적 개선 필요
중·소 소비지 유통·가공업체 참여 활발히 유도해야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신뢰하고 통용될 수 있는 세부적인 품질 기준을 서둘러 확립해야 하고 온라인상에서 농산물의 품위를 전국 어느 산지에서나 객관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과 이를 운용할 종사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열악한 산지의 인프라 구축(품목별 APC, 저온저장체계, 거점별 물류지원센터 등)에 대한 지원과 직거래로 인한 유통비용 증가에 대한 전폭적 지원도 필요하다. 
한편 도매시장 종사자인 중도매인의 거래가 위축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며 더 중요한 것은 대형 유통업체를 포함한 중·소 소비지 유통·가공업체의 참여를 얼마나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와 소규모 농가가 많은 우리나라의 농업구조 특성상 도매시장법인들의 산지와 소비지 관리 즉 가교역할을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 온라인 도매시장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지 인프라 구축과 교육
통합물류체계구축, 품질 표준화 이뤄져야  

마지막으로 온라인 도매시장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인 ‘품질의 표준화’가 확립되어야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공영도매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품질의 기준척도는 명확하게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사진·영상 등을 통한 농산물의 품위를 얼마만큼 자세히 담아낼 수 있을지, 이를 통한 농산물 품질의 신뢰와 하자 등에 대한 거래상의 다양한 내용을 빅 데이터로 관리하고 또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정부가 추진했던 유통구조 개선방안에서 보듯, 경매의 가장 큰 단점인 가격 진폭을 완화하기 위해 ‘정가·수의거래제도’를 도입하여 가격안정과 유통단계 축소를 도모했으나 우리나라 공영도매시장에서의 정가·수의거래 비중은 아직도 15%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가격안정과 수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예약형 정가·수의거래’는 거의 전무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그저 규모가 큰 중도매인에게 좋은 상품을 선취매매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형식적인 거래일 뿐이다. 
이러한 도매시장의 획일적인 가격 결정 체계, 거래 방법의 다양성 부족은 분명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공영도매시장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공영도매시장의 변화는 분명 필요한 시점이었다. 따라서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농업의 ‘디지털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도매시장과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실적만을 위한 명분을 내세워 유통 주체들과 경쟁만을 촉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면 자칫 계륵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이광형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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