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작은 소도시, 홍성의 色으로 만들어가는 도시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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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작은 소도시, 홍성의 色으로 만들어가는 도시농업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11.0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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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홍성군농업기술센터

서해안을 접한 인구 10만 명의 홍성군은 농축산업, 어업, 임업이 고루 발달되어 있으며, 특히 전국 최초의 유기농업 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2013년 충청남도 도청 이전과 함께 공공기관이 속속 들어와 내포신도시가 형성되고 인구유입이 늘어나자 조용한 농촌이었던 홍성에도 도시농업·치유농업의 새로운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홍성군농업기술센터의 도시농업은 2018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낡은 농업용 육묘장을 온실로 개축하면서 이듬해에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2022년부터 군민 자연치유쉼터 건립을 계획해 현재 조성 중에 있고, 올해에는 2과 11팀 조직 내에 치유농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농촌 체험, 사회적 농업의 태동기부터 개척을 선도했던 홍성의 명성과 활동 기반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홍성군은 2014년 전국 최초 유기농업 특구로 홍동면 일대가 지정될 정도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도시 소비자와 지역민들과의 공동체 의식을 나누는 장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이미 도시농업이나 치유농업이 추구하는 이상과 맥이 닿아있는 지역이기에 그 의미가 더해진다.

농업용 육묘장을 온실로 리모델링, 도시농업의 시작
배추, 딸기 등 농업용 육묘장으로 사용했던 677㎡ 규모의 낡은 온실이 아열대 식생과 함께 사계절 푸르른 공간으로 변모하자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다양한 문화공연과 전시가 생겨나고 농업기술센터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일반인들의 방문이 점차 늘고 있다.

과거 농업용 육묘장으로 사용했던 낡은 온실은 도시농업온실로 재탄생했다.
과거 농업용 육묘장으로 사용했던 낡은 온실은 도시농업온실로 재탄생했다.

도시농업온실은 관람객들에게 머물며 쉼을 가질 수 있는 치유공간과 도시농업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이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감성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체험프로그램 구성은 어린이부터 실버세대까지 수요에 맞도록 농심 함양, 원예치유, 텃밭 기술, 농촌정원 가꾸기 등 다양하다. 아울러 교육 후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 교육도 추진하여 도시농업의 기초 기반이 착실히 마련된 셈이다.

 

충남 두 번째로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시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다. 충남도청 주변 내포신도시의 꾸준한 성장과 인구 증가로 도시농업 체험과 참여에 대한 학교와 사회복지 시설 등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농업의 공익적 기능 홍보 및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민간 전문가의 필요성이 생겨났다.

도시농업관리사 양성 교육
도시농업관리사 양성 교육

이에 홍성군은 발 빠르게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을 추진해 요건에 맞는 실습교육장과 부대시설을 정비하고 운영 인력을 확보하는 등 도내 두 번째로 기관 지정을 받았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82명이 도시농업관리사 양성과정을 이수했고 그중 23명은 학교 텃밭 교사와 농업기술센터 프로그램 보조강사 등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농촌에 살고는 있지만 농업을 접해보지 못한 현실
관내에도 유치원, 초·중·고교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농업과 농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실은 대도시와 별반 다르진 않다. ‘풍요 속 빈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마냥 틀린 말만은 아닐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으로 농업 교실과 농촌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으로 농업 교실과 농촌 체험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농촌의 고객이자 농업을 이끌어 갈 인재가 될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농업 교실과 농촌 체험 교육은 이들의 농심을 함양하는 가장 효과적인 양분이다.
또한 교사, 소방관, 교도관, 사회복지사 등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직업군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이 농업에 대한 인식과 가치를 한층 더 높여가고 있다.

교사 대상 원예프로그램
교사 대상 원예프로그램

서두에서 말한 도청 인근 도시경관 특화사업으로 ‘충남혁신도시 지방자치단체조합’이 내포신도시 유휴지 2만㎡에 공공텃밭을 조성해 총 788세대(세대당 16㎡)에 6개월간 무상으로 분양하는데 농업기술센터는 작물 재배 기술 전수와 직접 생산한 유용미생물을 공급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신청 경쟁이 말해주듯 지역주민의 건강한 여가 활동과 어린이 체험학습 측면에서 도시농업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와 사회재난 극복에 일조하는 치유농업
전 세계를 경직시키며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도 치유농업의 중요성과 역할은 더 조명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치유라는 개념은 스스로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회복할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아우르는데 ‘복지원예사 양성’, ‘원예심리지도사 양성’ 프로그램이 바로 치유의 본질과 아주 밀접하다. 꽃과 식물을 소재로 한 생활 건강증진이 우리에게 녹색 신호등을 켜줄 것이란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코로나 장기화는 다문화 가정에도 피해 갈 수 없는 우울감과 상실감 안겼다. 이들에게 원예 활동 독려 차원의 반려 식물 만들기와 소통의 매개 역할 등 세심한 서비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한편, 홍성군은 올해 봄 초대형 산불로 인해 약 1400ha의 면적이 소실되는 엄청난 재난을 겪었다. 새카맣게 타버린 집과 주변을 보며 더해지는 상실감과 트라우마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이에 군은 임시주택에 거주해야 하는 세대에 녹색 식물과 봄꽃을 심어주어 치유 화단을 조성하고 열악한 거주환경에 반려식물을 제공해 정서안정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예방하는데 일조한 바 있다. 
   
홍성군 자연치유쉼터 조성과 지원 조례 제정
홍성군은 2022년 농촌의 다양한 자원 활용과 새로운 가치 영역 개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치유농업의 활성화에 부응하고자 ‘군민 자연치유쉼터 조성’ 계획을 수립, 예산확보와 공사에 착수했다.

홍성군은 2025년까지 치유농업 모델을 확립한다는 목표로 군민 자연치유 쉼터 조성중에 있다.

2025년까지 총사업비 35억을 투입해 아열대 식생환경 온실 1066㎡와 자연정원 4000㎡를 조성하고 농업기술센터의 치유농업 모델을 확립한다는 목표와 비전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치유 교실 및 강좌 등 다양하고 유용한 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홍성군은 지난 4월 ‘홍성군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이라는 군정 비전 
홍성군의 도시농업과 치유의 방향은 수도권이나 광역시처럼 큰 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것과는 목적과 내용에 분명한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유기농업 특구라는 차별 우위성을 바탕으로 치유개념과 맥이 닿아있는 친환경 기반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농축산업, 어업, 임업까지 고루 발달하여 산업 분야 연계와 협력으로 풍부한 아이템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 내포신도시의 꾸준한 도시인구 증가 또한 홍성의 도시농업과 치유산업 시장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 이러한 자원과 여건 위에서 ‘따뜻한 동행, 행복한 홍성’이라는 햇빛이 비춰주고 도시농업·치유농업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팀의 준비와 열정이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글= 김종만 팀장  
홍성군농업기술센터 치유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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