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프루트’로 시작한 패션프루트 백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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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프루트’로 시작한 패션프루트 백향과
  • 김예지
  • 승인 202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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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햇살농원’ 정영현 대표

우리가 흔히 패션프루트로 알고 있는 백향과는 국내에서는 새로운 아열대 과수 개발을 위한 백향과 품종이 2009년에 처음 도입되었다. 과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었지만, 기후변화 영향으로 재배 한계선이 올라오면서 수도권에서도 생산 농가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평택시에서 8년째 백향과를 재배하며, 이제 막 시작한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베풀고 있는 정영현 대표를 만나봤다. 

정영현 대표는 평택시 내에서 유일하게 백향과를 재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농업에 몸을 담그셨던 할아버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농업인의 꿈을 갖게 되었다. 정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농사를 지었고 2005년에 지역에서 운영한 블루베리 지원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아열대 작물에 도전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백향과를 권유받아 8년째 재배 및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백향과를 시작한 초반에는 판로문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백향과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도매업체와 계약을 맺어 1년 정도 재배하다가 내수로 돌려 운영했습니다. 개인 판매를 시작하고 한 1년 반 정도는 고전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블루베리 고정 손님들이 꽤 계셔서 구매하러 방문하시면 백향과를 무조건 맛 보여드렸어요. 일종의 ‘웰컴프루트’인 셈이죠. 드셔보시고 만족하신 분들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백향과 3년 차 때무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죠.” 

햇살농원 전경
햇살농원 전경
정 대표는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모든 방문객들이 맛볼 수 있도록 ‘웰컴프루트’를 제공하고 있다. 

여행객이 숙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제공하는 음료가 ‘웰컴드링크’라면, 햇살농원에서는 ‘웰컴프루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방문객들에게 백향과뿐만 아니라 구아바, 그저 농원까지 찾아오는 발걸음에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시작한 것은 어느덧 이곳의 시그니쳐가 되었다.

 

정제된 유황으로 방제 효과 톡톡히 봐
정영현 대표는 1200평 규모에서 백향과, 블루베리, 애플망고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백향과는 1200주가량 있으며, 연중 두 차례의 수확기를 거친다.

정 대표는 처음 정식할 경우 밤 온도가 8℃ 이상인 2월이 가장 적기라고 말한다. 해마다 4월 말부터 꽃이 피면 6월 말부터 8월까지 1차 수확, 겨울 작기인 12월에서 4월까지 2차 수확 작업이 진행된다. 

정영현 대표는 1200평 규모에서 백향과, 블루베리, 애플망고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2월에 정식한 백향과는 4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2월에 정식한 백향과는 4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정 대표는 체험농장 운영 특성상 독성이 없는 유황을 활용하여 무농약 방제로 병충해 관리를 하고 있다.

백향과는 병해충 발생이 적고 비교적 재배관리가 수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바이러스, 시들음병, 탄저병 등의 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다. 특히 바이러스병은 전염성이 강해 한번 발생하기 시작하면 잡기 어려워 주기적으로 방제작업을 하며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정 대표는 체험농장도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유황을 이용해 방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햇살농원은 1200주의 백향과를 재배하고 있으며, 연중 두 차례의 수확기를 가진다. 

“저희는 체험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관행농법처럼 약을 함부로 살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무농약으로 사람이 먹어도 해가 없는 정제된 유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황은 자체적으로 살균력을 가지고 있어 균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하죠. 기존 친환경 약제로 방제했을 때는 효과가 30% 정도에 그치지만, 유황을 혼용해 살포해 주면 일반 약제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유황을 먹고 자란 햇살농원의 백향과들은 현재 직거래와 로컬마켓, 도매시장 등으로 출하되고 있다. 시세로는 과형이 온전하고 큰 생과는 1㎏당 1만 5000원, 모양이 고르지 않고 작은 생과는 카페 음료용으로 1㎏당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햇살농원의 백향과는 과형이 온전하고 큰 생과는 1㎏당 1만 5000원, 모양이 고르지 않고 작은 생과는 카페 음료용으로 1㎏당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재배지역 확대로 자문 구하는 농가 많아져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할 대체 작물이자 신소득 작목으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자 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2017년 354.2ha에서 2020년 4125.7ha로 6년 새 10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백향과는 1년에 이모작이 가능한 작물로 과거 국내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에서만 재배됐다. 그러나 기후변화 영향으로 재배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자, 최근에는 충북 진천에 이어 인천, 경기 평택, 강원 원주 등 수도권에서 생산하는 농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남들보다 일찍이 재배하기 시작한 정영현 대표에게 자문을 구하는 농가가 많아졌고 이들에게 자신의 재산과도 같은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인연을 맺어온 농가가 벌써 10여 농가가 넘었다. 

“수도권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시는 분들이 주로 많이 찾아오십니다. 물론 전라도나 경상도에 재배농가가 많이 분포해 있지만 거리상 너무 멀다 보니 저에게 오시더라고요. 물론 제가 백향과에 대해 완전히 100% 다 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남들보다 일찍 시작한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최대한 드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지금처럼 어디 물어볼 곳이 많지 않아 혼자서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요즘은 네트워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저 역시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고 좋은 인연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재배현장을 오가며 교육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정 대표는 백향과 산업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영현 대표는 백향과 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재배현장을 오가며 교육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정영현 대표는 백향과 산업 활성화를 위하여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재배현장을 오가며 교육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2019년 11월 농협으로부터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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