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농부의 노력에서 피어난 리시안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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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농부의 노력에서 피어난 리시안셔스
  • 김예지
  • 승인 202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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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전형호 대표

‘리시안셔스’는 부케나 꽃다발 등 장미만큼 널리 사용되는 꽃으로 고소득 작목이다. 수확 후 개화기간이 2주 이상으로 길고, 화색이 다양해 인기가 많으며 다른 화훼 작목과 재배기간이 겹치지 않는 등 장점이 많은 품목이다. 충남 서산시에서 리시안셔스를 재배하고 있는 젊은 농부, 전형호 대표를 만나봤다.

과거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전형호 대표는 4년 전부터 오랫동안 화훼농사를 지어오신 부모님을 돕고자 일과 병행하며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부모님을 도우며 농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비전을 갖게 된 그는 작년부터 이곳에서 새로이 터를 잡아 청년농에 선정되는 등 인생의 제2막을 열었다. 

전형호 대표는 약 5620㎡(1700평) 규모의 농원에서 리시안셔스를 재배하고 있다.
전형호 대표는 약 5620㎡(1700평) 규모의 농원에서 리시안셔스를 재배하고 있다.

“사실 저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농업과는 접점이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오랫동안 화훼재배를 해오셨는데 농사일에 점점 힘이 드시는지 제가 대신 맡아보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서울에서 오고 가며 부모님 밑에서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 다니는 제 또래 분들은 벌써 정년퇴직이 걱정되고 그런 게 있잖아요. 반면에 농사는 한계점 없이 제 의지만 있으면 계속할 수 있고, 이곳에서는 젊은 연령대에 속하다 보니 앞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아 지금은 농업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좋은 품질을 위하여 정식 시 사이간격 중요해
전형호 대표는 약 5620㎡(1700평) 규모의 농원에서 동계 작형 재배를 통해 리시안셔스를 생산하고 있다. 동계 작형 재배는 일반적으로 8월에 정식하여 이듬해 2월까지 수확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 대표 역시 8월 중순경 정식을 진행해 11월에서 12월까지 1차 수확을 하고, 2월부터 4월까지 2차 수확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시안셔스는 5~15cm의 사이간격을 두고 정식한다. 전형호 대표의 경우에는 작물 사이 간격을 15cm로 넓게 확보하며 정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넓힐 계획이다. 한정된 공간에 사이 간격을 넓힐 경우, 식재 단수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그는 고품질의 작물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이와 같이 재배하고 있다. 

전형호 대표는 고품질의 생산을 위해 작물 사이 간격을 15cm로 넓게 확보하여 정식했다. 

“1번화를 수확하고 2차 수확기가 되면 꽃 원대의 밑 쪽에서 잘라주는 게 2번화예요. 작물 간 사이간격이 좁아 바람이 좀 덜 통하거나 윗 잎들이 햇빛을 막고 있으면 2번화가 원활하게 성장하지 못해요. 그래서 저는 작년에는 10cm 간격을 두고 18만 주를 정식했었는데 올해에는 13만 주로 줄이면서 5cm를 더 넓혔어요. 결과적으로 재배관리나 품질적인 측면에서 이점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넓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품질 생산을 위해 추운 겨울철 온도관리에도 세심히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 동안에는 하우스 내부온도를 23~25℃ 정도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해가 뜨는 날은 자동 온도 조절이 가능해서 괜찮아요. 그런데 해가 없는 날에는 너무 추우면 실내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질 수 있어 다겹 보온 커튼을 내리고 나트륨등과 전기 온풍기를 이용하는 등 최저기온 15℃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최저 15℃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다겹 보온 커튼과 나트륨등. 전기 온풍기 등을 사용해 온도를 유지한다. 

 

흰색·연한 핑크 계열이 시장에서 인기 많아
리시안셔스는 한 줄기에서 여러 송이의 꽃이 피어나는 특성이 있어 한 단만으로도 풍성함을 느끼기에 좋은 꽃이다. 또한 다양한 화색과 긴 수명으로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플로리스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고소득 작물이다. 전형호 대표는 시장 내 트렌드를 고려해 대중적 선호도가 높은 흰색, 핑크색 계열의 겨울마리아화이트, 쿨링킹화이트, 로베라핑크 등 10여 가지의 품종들을 생산하고 있다. 

리시안셔스 '겨울마리아'
                                                리시안셔스 '겨울마리아'
'콜론화이트'
                                             '콜론화이트'
'로베라핑크'
                                             '로베라핑크'
                                             '셀럽그레이프'
'크로마퍼플'
                                             '크로마퍼플'
'보야쥬그린'
                                             '보야쥬그린'

“시장조사를 하면서 예전에 한번 여쭤봤는데 결혼식에 많이 쓰이는 품종을 가장 많이 늘리라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기도 하고요. 그래서 현재는 흰색, 연한 핑크계열이 전체 생산품종 비율 중 70%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흰색을 대체재로 많이 쓰이는 그린계열의 ‘보야쥬’나 포인트 색상의 ‘크로마퍼플’, ‘사브리나오렌지’ 등 다양한 화색을 골고루 재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확물은 현재 양재동 화훼 도매시장에 70%,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화훼 도매시장에 30% 비율로 출하하고 있다.
수확물은 현재 양재동 화훼 도매시장에 70%,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화훼 도매시장에 30% 비율로 출하하고 있다.

전 대표 현재 양재동 화훼 도매시장에 70%,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화훼 도매시장에 30% 비율로 출하하고 있다. 거래가는 지난달 기준으로 품종에 따라 1단에 약 2만 원~1만 2000원 선으로 거래되었으며, 새 농원에서 첫 수확을 거두었던 작년에는 약 7~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형호 대표는 최근 농업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의 청년농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전 대표는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스스로를 믿는다면 있다면 농업에 도전해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전 대표는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스스로를 믿는다면 있다면 농업에도전해봐도 충분히 괜찮다고 조언한다.

“농사는 직장생활과는 달리 쉬는 날이 없잖아요. 농사에 전념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그게 적응이 너무 안 돼서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농업은 노력하는 만큼 나온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농사를 지으면서 얻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월급을 받던 시절보다 훨씬 컸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스스로를 믿는다면 이 분야에 충분히 뛰어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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