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만류한 신화배로 ‘전국 품질 품평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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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만류한 신화배로 ‘전국 품질 품평회’ 대상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3.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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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시 ‘시골풍경’ 진윤호 대표

신화배는 석세포가 적어 과육이 부드러우며 과즙이 풍부하다. 처음은 아삭하고 단단한 식감을 주지만 씹을수록 입에서 살살 녹아 어린아이와 여성들, 치아가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좋아한다. 평균 당도가 뛰어나고, 속살은 갈변 없이 하얀 상태가 오래 유지될 정도로 원형 보존력이 좋은 품종이다. 2015년 안성에서 처음 신화배를 재배하기 시작한 농가가 있어 찾아가 봤다.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시골풍경’의 진윤호 대표(44세)는 신고배 약 7,000㎡ (2,100평), 신화 배 8,300㎡(2,500평)에서 각각 275주, 440주를 재배 관리하고 있다. 

“원래 부모님께서 3,000평에 신고배를 재배하고 계셨습니다. 논농사도 하셨는데 몸이 편찮아지셔서 제가 이어받기 위해 2017년 후계농으로 귀농하게 되었습니다.” 

2015년도 신품종보존사업을 진행할 때 아버지가 시범 삼아 식재한 신화 450주 포함, 주변 농장에서 수정부터 배를 수확하는 과정을 배우고 직접 농장을 운영해 보았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고. 그리고 당시 주변에서는 “신품종은 소득이 없다. 이제라도 신고 배로 갱신하라”라고 했다고 한다. 

‘시골풍경’의 진윤호 대표는 신고배 약 7,000㎡, 신화 배 8,300㎡를 관리하
‘시골풍경’의 진윤호 대표는 신고배 약 7,000㎡, 신화 배 8,300㎡를 관리하고 있다.
신화배는 석세포가 적어 과육이 부드러우며 과즙이 풍부하다. 
신화나무는 과일이 달리면 잘 부러지기 때문에 지지대를 세워야 한다.
신화나무는 과일이 달리면 잘 부러지기 때문에 지지대를 세워야 한다.

“신화나무는 과일이 달리면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잘 부러집니다. 그래서 지지대를 다 세웠어요. 덕 시설이 시원찮아도 쉽게 부러집니다. 그리고 초반에 배나무이, 응애 등 병충해도 심하게 왔었어요. 잎들이 너무 덥수룩해지자 통풍이 안 되고 약도 잘 시료가 안 됐습니다. 신고처럼 농사를 하면 안 되는 거였죠. 그래서 방제를 천천히 하고 부지런히 전정도 했습니다.” 

2017년 우여곡절 끝에 첫 수확을 마친 후 개인적으로 당도도 높고 식감도 괜찮아 마음에 들었다는 진 대표는 판매만 잘하면 잘 되겠다 확신했다고.

“신화는 석세포가 적어 부드럽습니다. 신고 대비 당도도 1 Brix 정도 높아요. 과일의 주 소비자가 아이와 여성이잖아요. 먹어보니 아이들이나 노약자 여성들이 선호할 맛이다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꾸준히 드셨던 분들은 신화배가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주위에서 신화에 대해 당도는 있는데 깊은 맛이 없다 이거는 아니다 다들 그랬습니다.”

진 대표는 수확이 빠르고 결과지 갱신이 용이한 신화 배가 앞으로 신고 배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이라는 확신으로 꿋꿋하게 신화 배를 재배했다.


‘2019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신화배로 최우수상
진 대표는 배수가 잘되는 사질토에 햇빛, 통풍이 모두 좋으며 유박, 농후퇴비, 질소비료를 토양상태에 따라 적절히 살포해 명품배 생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안성에서 신화배를 재배하는 농가가 저 밖에 없었습니다. 신품종이기도 하니까 조합의 권유도 있고 해서 수확한 그대로 출품했습니다. 워낙 신화배가 모양이 깔끔하게 나오기 때문에 다른 작업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진 대표는 올해 열린 ‘제19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최고 품질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진 대표는 올해 열린 ‘제19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최고 품질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진 대표의 신화배는 ‘2019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앞서 10월 25일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주관한 ‘전국우리배한마당큰잔치’ 전국최고 배 품평회에서 으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 열린 ‘제19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 최고 품질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당시 인터넷에서 신화배를 검색하면 재배하는 농가는 저밖에 없었습니다. 신품종이기도 하고 수상을 통해 인정을 받은 이유도 있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어요. 인터넷으로 판매가 엄청 잘 됐습니다. 그리고 신화배를 접해 본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어요.” 

진 대표는 신화배가 농가의 소득이 되는 품종임은 확실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중부지방에서 신화배 품종이 적절한 것 같다고 말한다.

“신화배를 재배하시는 분들이 배가 좋다고 해서 심었는데 당도가 너무 안 나온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고는 11 Brix 넘어도 먹을 만한데 신화는 당도 12 Brix는 넘어야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당도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당도 올리는 영양제가 있는데 저는 그냥 남들 사용하는 것만큼만 사용합니다. 많이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당도가 잘 나옵니다. 아무래도 사질토인 농가 토양이 신화배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신화는 9월부터 수확하기 시작해 9월 초에 모두 수확하고, 신고는 9월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모든 수확을 마친다. 신화 경우 당도가 부족할지언정 소비자가 원하는 아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열흘간 다 수확한다. 수확시기가 조금 늦어지면 물러지는 경향이 있다고. 

수출로 20%, 가락동 경매로 30%, 나머지는 인터넷 판매로 유통하고 있다.
수출로 20%, 가락동 경매로 30%, 나머지는 인터넷 판매로 유통하고 있다.
신고배 경우는 2100평 규모에서 8천만~1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고배 경우는 2100평 규모에서 8천만~1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진 대표는 신화 배 품종만으로 8,300㎡에서 1억 2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이와 대비해 신고배 경우는 7,000㎡ 규모에서 8천만에서 1억 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수출로 20%, 가락동 경매로 30%, 나머지는 인터넷 판매로 유통하고 있다. 

“새로운 품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품종이 농가에 소득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보급이 됩니다. 요즘 소과가 신품종으로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실제로 농가 입장에서는 소과가 별로 소득이 안 됩니다.” 

현재 비교적 농장이 잘 운영된다고 생각한다는 진 대표는 앞으로 높은 매출보다는 농사 참 잘 지었다고 인정받는 1등 농사를 짓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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