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별 배 전정기술 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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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별 배 전정기술 요점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11.3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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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 전정이 시작됐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은 해였는지 낙엽 지는 것이 불규칙하다. 이는 여름철 길었던 장마가 나무의 생리리듬을 깨뜨려 스트레스를 받은 까닭으로 생각된다. 최근 신품종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정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가 많다. 그래서 이번호에는 품종별로 전정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023년 농사를 뒤돌아보며...
◎ 배 봉지 곰팡이 발생

과거부터 조금씩 발생하기는 했으나 금년 나주, 영암지역에서는 배 봉지 겉면에 곰팡이 증상이 나타나 곤욕을 치렀다. 
배 봉지를 생산할 때 사용하는 습윤 지력증강제가 2022년부터 요소수지에서 에폭시수지로 바뀌면서 물리성은 강화되었으나 화학성이 약화되어 코팅이 벗겨지고 겉지에 곰팡이가 발생됐다. 
타 지역에 비해 강우량이 많고 토양배수성이 약한 전남지역에 피해가 컸다. 같은 봉지도 과수원 위치나 지형, 사용 약제에 따라 발생경향이 다르게 나타나 원인을 밝히고 있는 단계이다. 
우선 농가들이 지켜야 할 점은 △칼슘제는 봉지 씌우기 전에만 사용할 것 △장마철 침투확산제, 아미노산제 사용 자제 △비 온 뒤 봉지가 빨리 건조될 수 있는 환경조성 등이 있다.

 

◎ 중국산 꽃가루 수입금지

중국 내에서 화상병이 발생되었다는 보도로 일본은 중국산 꽃가루 수입 전면금지, 우리나라는 발생지역에 대해 수입을 금지시켰다. 일본은 주품종이 신고가 아니고 행수, 이십세기 등으로 중국산꽃가루 의존도가 30% 미만이기 때문에 당장 금지해도 큰 문제가 아니나 우리나라는 80% 이상이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개화가 빨라 서리피해에 취약하여 꽃가루 인공수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신고품종이 80%가 넘으므로 우선 수분수 전정을 개화 이후로 미뤄 꽃가루 채취에 대비하고 수분수 고접, 신품종 신규식재 등 대책이 필요하다.

 

정지전정의 주요 요점
◎ 품종별로 꽃눈유지성이 다르다.
신고, 황금배, 추황배는 꽃눈이 한번 생기면 주인이 제거하기 전까지는 7~8년이 되어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주지가 필요 없고 측지를 만들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전정이 수월하다.
반대로 원황, 만풍배, 화산은 꽃눈은 잘생기지만 2~3년만 지나도 퇴화돼 없어지기 때문에 주지와 부주지가 필요하고 측지를 자주 바꿔주지 않으면 착과가 어렵다.

<꽃눈의 명칭>
<품종별 꽃눈 유지성>

품종별로 액화아와 정화아의 생성이 불량한 품종도 있고 좋은 품종도 있다. 어떻게 전정할 것인지는 정화아로 구성된 단과지가 얼마나 유지되느냐에 따라 달렸다. 
위의 표를 보면 어떤 품종은 액화도 잘생기고 정화도 양호하면서 단과지유지가 잘 되는 품종이 있는가 하면, 화아는 잘 생기나 단과지 유지가 안 되는 원황 품종, 화아 생기는 것도 보통이고 꽃눈도 2~3년 밖에 안 가는 화산 품종 등 특성이 다양하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측지 1m에 신고는 꽃눈이 20개가 생겨서 5년째가 되어도 14개가 남아 있어 70%가 유지되고 있다. 화산은 처음 16개였던 것이 5년이 지나면 5개만 남아 유지가 안 되는 품종이다.

 

◎ 수형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 수형은 배상형, Y자형이 대부분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Y자형 밀식재배보다는 오래전부터 사용한 배상형이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떤 수형이던지 품종별 꽃눈 유지성을 보고 수형을 구성해야 한다. 
즉, 꽃눈 유지가 잘 되는 품종(신고, 황금배, 추황배)은 주지+측지로 수형을 만든다. 부주지가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열매가 달리는 측지와 측지를 유지하는 주지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단과지 전정
 (신고,황금배,추황배)
장과지 전정
(원황,화산,만풍배)

꽃눈 유지가 안 되는 품종(원황, 화산, 만풍배)은 주비+부주지+측지로 구성한다. 꽃눈유지가 안되기 때문에 주지에서 또 다른 주지인 부주지를 만들어 측지를 달지 않으면 착과량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다면 다른 신품종배들은 어떻게 수형을 구성할 것인가하는 의문이 생긴다. 처음 품종을 육성할 때의 기본적인 품종특성을 익히고 현장에서 실제 식재한 뒤 나무의 자람새와 꽃눈형성 정도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 

필자가 여러 농가를 돌아보고 신품종의 전정방법을 고민한 결과 단과지전정과 장과지 전정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섰다. 신품종들도 꽃눈유지성이 어느 정도 있지만 신고품종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틀은 주지+측지로 구성하되 형편에 따라 부주지가 필요할 때는 사용해야 수형구성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 품종별 전정실제

<품종별 전정 전·후의  모습>

전정이 가장 어렵다는 품종이 화산 품종이다. 측지가 4년생 이상이 되면 퇴화되어 측지 끝에 2~3년생에만 꽃눈이 있고 4~5년생에는 꽃눈이 없고 도장성가지가 강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전정이 어렵다. 
나무가 5년생 이하의 어린 유목은 약전정을 해야 한다. 주지에 영향을 주는 강한 가지만 제거하고 좋은 측지는 남겨 다음 해 많은 잎이 생겨야 뿌리로 양분을 저장하고 나무가 크는데 도움이 된다. 맨 우측 사진처럼 Y자형으로 재배하기 위해 2개 주지만 두고 모두 제거하면 나무가 잘 클 것 같지만 내년 초기생장만 잘 될 뿐 생육후반기에는 정체되고 만다. 
신화품종은 화산교배종이라 흑성병에 강하지만 깍지벌레, 배나무이, 응애피해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창조 품종은 나무세력이 강해 잘 자라지만 가지에 탄력이 없어 유인하다가 잘 부러진다. 유인하면서 손실될 가지를 대비해서 측지나 주지, 예비지의 여분을 남기며 주지 유인할 때는 찢어지지 않도록 미리 묶어 둔 다음 유인해야 한다.


 

글= 유재문 단장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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