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으로 맑은 식혜 제조에 적합한 겉보리 ‘혜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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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으로 맑은 식혜 제조에 적합한 겉보리 ‘혜맑은'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3.11.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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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나 설날에 마시던 식혜는 보리로 만든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음료로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최근에는 할매니얼(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조합한 신조어) 디저트로 세대를 아울러 인기 음료로 각광받고 있으며, 수정과와 함께 ‘K-음료’ 수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품종 ‘혜맑은’을 소개합니다

'혜맑은'과 '혜양' 식혜 가공 시 탁도 및 갈변 모습 비교

식혜는 쌀밥을 엿기름으로 삭혀서 제조한다. 보리를 싹 틔워 만든 엿기름에 풍부한 아밀레이스 효소는 삭히는 과정에서 다당류인 쌀밥의 전분이 이당류인 엿당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이 엿당은 식혜의 단맛을 내는 주요 성분이기 된다. 그런데 일반적인 엿기름으로 식혜를 제조하면 점점 색이 탁해지는, 즉 갈변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보리에 함유된 프로안토시아니딘(proanthocyanidin)이 산화, 중합반응으로 멜라닌 색소 또는 흑갈색 색소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밝혀져 있다. 이러한 식혜의 갈변 현상은 소비자의 식혜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프로안토시아니딘 함량이 매우 낮아 식혜 제조 시 갈변 현상이 적고 효소역가가 높아 당화력이 우수한 겉보리 품종 ‘혜맑은’을 개발했다. 

'혜맑은'과 '혜양' 종실 형태 비교

‘혜맑은’을 3년간 지역적응성시험 수행한 결과, 10a당 수량이 522 ㎏으로 표준 품종인 ‘혜양’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1개 이삭에 달린 종실수는 52개, 보리알 1,000개의 무게(천립중)는 34.8g으로 ‘혜양’(29.7 g) 보다 대립이었다. ‘혜맑은’의 품질특성으로는 갈변 유발 물질인 프로안토시아니딘의 함량이 0.0099 mg/g으로 ‘혜양’(0.1401 mg/g) 보다 14배 낮은 반면, 효소역가는 460 WK로 ‘혜양’(397 WK) 보다 높아 당도 높은 식혜 제조에 유리했다. 실제 식혜 제조 시에도 당도가 11.4 Brix로 높고(‘혜양’ 11.0 Brix) 탁도는 0.58로 낮아 (‘혜양’ 1.06) 고품질의 맑은 식혜 제조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 시 유의점은 논과 밭에 씨 뿌리기 전 반드시 종자소독을 실시하여 깜부기병과 줄무늬병 등을 예방해야 하며, 비료를 과도하게 처리할 시 쓰러짐 우려가 있어 표준시비를 준수하는 것이 좋다. 특히 보리는 습해에 약하므로 생육기간 중 습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로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혜맑은’은 1월 최저 평균기온이–6 ℃ 이상인 지역에서의 재배가 안전하므로, 적기에 파종하여 저온이 오기 전 충분한 입모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겉보리 ‘혜맑은’은 식물 특허출원이 되어 있기 때문에 종자 분양을 위해서는 기술이전이 필요하며 기술이전 신청은 NATI(농림축산식품 기술사업화 종합정보망)에서 할 수 있다.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기술이전팀(063-919-1370)으로 문의가능하다.

 


 

글= 이창현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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