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과 샤인머스캣, 투트랙으로 승부!
상태바
호접란과 샤인머스캣, 투트랙으로 승부!
  • 이지우
  • 승인 2023.12.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용인시 박승동 대표

원예과 전공인 박승동 대표, 그는 일찍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90년대 우리나라보다 훨씬 발전된 현지의 농산업을 목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식견을 넓혔다. 이 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입사해 공직에 올라 우리나라 화훼유통의 중심지인 서울 양재화훼공판장에서 경매사로 일하며 유감없이 능력을 펼쳐나갔다.

 

어쩌면 우리나라 화훼산업의 시대흐름을 관통하는 삶을 살았던 박승동 대표. 그는 공직을 은퇴하고 이제는 화훼 재배자의 입장에 섰다. 평생 꽃과 함께 살아온 일이기에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며 화훼를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제가 고등학교부터 원예를 전공했으니까 평생 40년을 꽃밥을 먹었다고 할 수가 있어요. 평생 이 업을 해왔는데 사실 처음에는 농사보다도 내가 다른 역할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래서 무역이나 수입 쪽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나한테 가장 맞는 옷은 꽃과 가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재배를 하기로 마음먹었죠. 농사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렇다면 무엇을 재배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여러차례 질문을 던졌어요. 내가 가진 노동력으로 적절하게 재배할 수 있고,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시장 흐름이 일정한 호접란이란 생각을 했죠.”

박승동 대표의 1400평 호접란 재배 시설. 연 출하량은 약 4만 개. 매출은 6억 원 선이다.
박승동 대표의 1400평 호접란 재배 시설. 연 출하량은 약 4만 개. 매출은 6억 원 선이다.
고등학교부터 원예를 전공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화훼 경매사로 살아온 박 대표. 이제는 호접란 재배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현재 1400평 규모의 온실에서 호접란을 생산하고 있다. 품종은 약 10여 개. 생산 주기는 6개월 텀으로 약 2번의 출하가 이뤄진다고 보면 적절하다. 보통 20도 이상의 온도에서 키우다 출하시기에 맞춰 18℃ 정도로 온도를 떨어뜨리면 꽃을 피운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샤인머스캣과 투트랙으로 극복

박승동 대표는 호접란을 주작목으로 하고 있지만, 호접란에 올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경매사 출신답게 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이 뛰어나기에 어떤 품목이건 단일품목은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1400평의 추가 시설을 마련해 현재 샤인머스캣 포도를 재배하고 있다. 샤인머스캣도 벌써 3년차를 맞아 출하시기에 수확량이 꽤 많다.

약 10여 가지 품종의 호접란을 재배한다.

“19년에 호접란 재배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인 재배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어요. 화훼생산 농가는 다들 그때 비상이었죠, 시장이 경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추가 시설을 구축하고 있었는데 그때 방향을 틀었죠. 화훼 시장이 출렁거리니까 아예 샤인머스캣을 재배해서 리스크를 줄이자는 생각이었어요. 운이 맞아 떨어져서 자재비가 오르기 전에 시설은 대부분 구축을 했기 때문에 샤인머스캣 재배를 결정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샤인머스캣이 한창 상승곡선이 있었을 시기에 비해 요즘 전망이 그리 밝지만 않지만, 저는 유통의 방향을 새롭게 타진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호접란은 6개월 단위로 연 2회 출하한다. 부쩍 오른 생산비용으로 인해 재배원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샤인머스캣 재배 3년차. 올해 600kg의 샤인머스캣을 대만으로 수출했다.
샤인머스캣 재배 3년차. 올해 600kg의 샤인머스캣을 대만으로 수출했다.

실제로 박 대표는 올해 수확한 샤인머스캣 600kg을 대만으로 수출했다. 그가 그동안 쌓아왔던 인적 네트워크가 해외에도 다양하게 뻗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 대표는 농사 경력은 이제 갓 시작한 새내기지만, 유통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손꼽히는 전문가 중 한명이기 때문에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재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배자 스스로 유통 창구의 개발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며, 기존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면 시장의 영향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음을 덧붙였다.

 

한국화훼농협 큰 역할 기대
화훼자조금 체계적 성장 필요

박승동 대표는 세계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내년과 내후년 화훼산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체감 경기가 좋지 않으면 화훼 시장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분야 중 하나라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한국화훼농협과 화훼자조금 등 화훼 관련 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훼산업진흥법이 통과 됐지만 아직까지 수정해야할 사안이 많습니다.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될 필요가 있는데 이를 화훼 관련 단체가 좀 더 힘을 내줘야 하고요. 특히 한국화훼농협이 조합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화훼생산자를 포옹하고 이끌어가야 합니다. 화훼자조금의 경우 화훼재배자의 재배면적을 기준으로 거출을 하는 방향을 고려해보면 좋지않나 조심스럽게 건의를 드립니다. 또한 화훼 단체에서 우선 체계적인 데이터를 마련해서 전국의 화훼 재배물량을 잘 파악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다면 시장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른 자조금처럼 적극적인 매체활용과 홍보 활동에도 힘을 써야겠죠. 
물론 화훼생산자 스스로 시장 흐름을 잘 파악하고 품종과 재배법, 화분 선택 등 다양한 발전방향을 모색해나가야 하겠죠. 제 스스로도 마찬가지고요. 생산농가는 고품질 화훼류를 생산하고, 정부와 화훼단체는 생산자가 겪고 있는 유통의 어려움, 생산비 증가에 따른 지원책 등을 다각도로 고려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 대표는 본인이 농사를 시작해 용인시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용인시 농업기술센터의 호의적인 자세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함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본인이 농사를 시작해 용인시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용인시 농업기술센터의 호의적인 자세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함을 나타냈다.

특히 박 대표는 우리나라 화훼 시장의 근본적인 한계는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지 못함에 있다면서, 화훼 산업의 침체된 수출 분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반드시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재 절화 일부만 수출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화훼류 전반이 수출의 창구를 찾아 활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