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도·품질 올려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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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품질 올려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4.01.17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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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시 천민승 대표

 

경기도 안성시 4-H 연구회 회원인 천민승 대표는 전체면적 6ha(2만 평)에 고품질 배를 생산하고 있다. 
배 당도를 높이는 것이 배 소비를 늘리는 중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하는 천민승 대표를 만나보았다. 

 

연간 300t의 배를 생산하고 있는 천민승 대표는 안성 공도에서 7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다. 기업에서 안전관리 관련 업무를 하다가 7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본격적으로 배 농사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1년 남짓한 천 대표에게 배 농사를 권유한 사람은 바로 아버지였다. 배 농사가 예전만큼 힘들지 않고 품질이 좋은 배를 생산하면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원래 계획은 은퇴하고 나서 귀농해 배 농사를 지으려고 했습니다. 이른 감이 있었지만 동남아, 미국 등지에서 우리나라 배가 인기가 많아 앞으로 배 시장의 전망이 밝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천 대표는 수확량의 절반가량을 수출용으로 출하하고 있다. 주로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는 천 대표는 동남아에서 한국 배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 재배 면적을 늘려 수출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승민 대표는 전체면적 6ha(2만 평)에 고품질의 배를 생산하고 있다.
천승민 대표는 신고배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창조’배 품종을 농장에 심고 있다. 

배 당도 높이려 노력 
국내 배 소비 꾸준히 늘어나 

천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 배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고 반겼다. 예전에는 배는 행사용이나 선물용으로만 인식되어 일반 가정에서 소비가 다른 과일에 비해 낮았다. 배가 사과나 다른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껍질이 두꺼워 먹기 번거롭다는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새로운 품종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점자 사랑을 받고 있다. 
천 대표는 최근에는 사과나 다른 과일의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배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예전에는 배가 다른 일반 과일에 비해 단맛이 부족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품질이 우수하고 당도가 높은 신품종이 시장에 나오고, 또한 배 생산 농민들이 좋은 품질의 배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으면서 소비자들의 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의 연간 소비량은 1인당 10.5kg으로, 2010년의 8.5kg에 비해 22% 증가했다. 
천 대표 역시 재배단계부터 당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배 포장 박스에 별도로 당도 표시를 하고 있다. 평균 11~12Brix 이상 정도 되는 배를 출하하고 있다. 
“배는 건강으로 먹는 과일이라는 인식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배도 맛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일반 과일로도 소비자들이 전보다 많이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7년 전 귀농한 천승민 대표는 출하량의 절반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왕겨 태워 저온 피해 예방
“배 개화기에 냉해 피해를 입으면 꽃잎이 말라죽거나, 꽃술이 검게 변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됩니다. 열매가 이미 맺힌 상태에서도 냉해를 입으면 열매가 갈라지고, 표면에 동녹 현상이 나타나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이른 개화와 갑작스러운 저온으로 주변 농가들도 피해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기후 변화로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앞당겨지고 있어 매년 살얼음을 걷는 것 같습니다.” 
과수 농장의 저온 피해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과수원의 피해가 갈수록 더욱 심각해져 천 대표 역시 봄만 되면 예민해진다고 토로했다. 안성시 초입에 위치한 천 대표의 배 농장은 다행히 저온 피해를 크게 입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저온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다른 농장에서는 방상펜을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천 대표는 아직은 왕겨를 태우는 것만으로도 저온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하지만 저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봄부터는 매일매일 촉각을 세우고 한시라도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배 농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승민 대표가 봄에 찍어 둔 배 농장. 다행히 저온 피해를 입지 않았다. 

기후 변화로 병해충도 예전과 다른 양상 띠어  
천 대표는 기후 변화로 병충해 발생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나방의 종류로 많아지고 해충의 밀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루깍지벌레는 배나무의 잎, 줄기, 열매에 흰색의 깍지를 형성하고, 배나무의 생장을 방해한다. 잎말이나방은 배나무의 잎을 말아먹고, 심한 경우 잎이 떨어지기도 한다. 배나무이의 경우 배나무의 잎, 줄기, 열매에 상처를 내고,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입을 유발하기도 한다. 
천 대표는 주로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나무의 생육이 왕성하면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집니다. 배나무에 충분한 양분과 물을 공급하고, 병해충에 대한 예방 약제를 살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병해충이 발생하면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병해충 발생 초기에는 약제 살포로 쉽게 방제할 수 있습니다.” 

천민승 대표는 배 박스에 당도 표기를 하고 있다. 평균 11Brix 이상의 배만 수확하고 있다.

신고배 90% 재배 ‘창조배’ 관심 가져 
천 대표는 현재 신고배 품종을 90% 재배하고 있다. 신화, 원황 등 시장에 새로운 품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농장도 많지만 아직은 신고 배 품종 위주로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신고배 보다 열흘 정도 일찍 수확할 수 있는 ‘창조’ 품종을 조금씩 심고 있다고 밝혔다. 
“‘창조’는 9월 상순이나 중순께 출하할 수 있어 신고배보다 빨리 유통할 수 있습니다. 창조는 당도가 13Brix 정도로 높고 맛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품종입니다.” 
천 대표는 앞으로 맛있는 배를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배를 출하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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