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업·농촌 가치와 가능성 높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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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업·농촌 가치와 가능성 높이고 싶다”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4.01.24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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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농업회사법인 영호(주) 송준호 대표

 

아버지를 도와 조경회사를 이끌고 있는 송준호 대표.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영호(주)는 전체면적 13ha에 정원용 원예 수국, 나무수국(목수국), 진달래를 전문적으로 포트 재배를 통해 생산하고 조경공사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관목류 (황매화, 조팝나무, 화살나무, 장미 등), 교목류(이팝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 생산 및 유통하고 있다.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영호(주)는 전체면적 13ha에 정원용 원예 
수국, 나무수국(목수국), 진달래를 전문적으로 포트 재배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이토록 농업에 진심으로 열과 성을 다하는 청년 농부가 있을까. 그동안 현장을 다니며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많은 청년 농부들을 만나보았지만, 송준호 대표는 자신이 우리나라 농업계에서 꿈꾸고 실현하고 싶은 것들이 꽤 명확해 보였다. 적어도 주어진 것에만 열심히 하기보단 끊임없이 개척하고 도전해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이행해가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송 대표는 이미 30년간 우리나라 조경업계에서 쌓아온 아버지의 후광을 입기보단 자신만의 것을 위해 처음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준비하고 충실히 채워나가고 있었다.
농업회사법인 영호(주)은 정원용 원예 수국, 나무수국(목수국), 진달래를 전문적으로 포트 재배를 통해 생산하고 조경공사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관목류 (황매화, 조팝나무, 화살나무, 장미 등), 교목류(이팝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를 생산, 유통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 영호(주)의 조경수들은 전국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해 제주도에서도 대량 구매해 갈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취재 간 날 제주도에 보낼 나무들을 캐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정읍시농업기술센터 김소연 지도사와 송준호 대표. 

조직배양 통해서 번식 어려운 신품종 수종들 대량증식 계획
아버지가 자신의 제 1멘토라고 말하는 송준호 대표는 항상 아버지에게 많이 배우고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조경사업을 도와 자연스럽게 앞으로 진로를 농업으로 정했다.  
송 대표는 전남대학교 원예생명공학에서 식물생리학, 병리학, 유전학, 시설원예학, 재배학 등 전공수업을 통해 학문적 지식을 쌓았다. 그는 대학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성장했던 게 좋았다며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체가 큰 공부였다고 말했다. 다른 동기들이 공무원이나 기관 등 안정적인 진로를 정할 때 송 대표는 농업 현장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었다. 
현재 송 대표는 조직배양을 통해 신품종 블루베리, 자작나무, 고구마, 딸기 등을 생산하고 기존 삽목, 접목과 같은 방법을 통해 번식이 어려웠던 신품종 수종들을 조직배양 통해서 대량증식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국산 배양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보급률 높이는 데 기여, 수급 안정화뿐만 아니라 수입 의존율 감소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송 대표는 개인 유튜브 채널(<영호 농원> 농대 졸업 후 나무농사)을 운영하며 조직배양 등 조경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자신이 우수한 농산업 창업사례가 되어 우리나라 농업 농촌의 가능성을 높이고 나아가 청년 농업인의 유입이 많이 늘어나게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순천에서 열린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 정기총회에 송준호 대표는 16개 회원국 75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청년 농업인을 대표해 컨퍼런스에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in Korea’라는 주제를 발표해 많은 호응을 얻았다. 

여전히 농업의 인식 낮아 안타까워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는 동기생들과 달리 저는 농업이야말로 저의 역량과 경험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고, 대학을 졸업 후 제 젊음과 미래를 걸고 농업에 도전했습니다. 취업에 성공한 동기는 제게 ‘취업 잘 안돼서 농업으로 도망간 거 아니야?’라는 말을 건넨 적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을 듣고 여전히 사회적으로 농업 가치를 많이 무시 받는 거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짓궂은 동기의 웃자고 한 말일 테지만, 송 대표는 웃으며 마냥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었다. 이후 송 대표는 아버지가 이미 30년간 조경회사를 운영하며 국내 단골도 많고, 판로도 안정적이지만 자신은 거기에 만족하기보단 더욱 적극적으로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 계기가 됐다. 
송 대표는 단순히 조경회사로 수익을 내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우리나라 농업의 의미와 가치를 올리는 데 자신이 조금이라도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송준호 대표는 신품종 블루베리 조직배양 등에 가장 큰 노력을 쏟고 있다.

신품종 조생종 블루베리 조직 배양에 주력 
농업회사법인 영호(주)는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등록을 마친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 10년간 연구 개발로 탄생한 장마 이전에 생산이 가능한 신품종 조생종 블루베리에 대해 종자생산업 자격을 인정받아 블루베리 5품종에 대한 증식·생산·판매권을 얻게 되었다. 
현재 송 대표는 신품종 블루베리 조직배양 등에 가장 큰 노력을 쏟고 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이하 전북도원) 개발된 블루베리 신품종은 국내에서 재배 테스트를 거친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블루베리는 대부분이 미국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비싼 로열티를 주고 농가들이 재배하지만, 국내 환경조건이 맞지 않아 많은 문제점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 송 대표는 전북도원에서 개발된 신품종 블루베리는 무병묘로 조직 배양해 병충해에 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큰 과실로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으며 과육이 단단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48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불타버린 세계를 식물의 힘으로 재건하기 위해 결성된 AIPH(국제원예생산자협회)가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순천에서 정기총회가 열렸다. 송 대표는 이날 16개 회원국 75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청년 농업인을 대표 컨퍼런스에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in Korea’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청년들의 농촌 기피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네덜란드 등 농업 강국도 청년 농업인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제가 농업 분야에서 어떤 도전을 하고 어떤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왜 농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어떤 자세로 농업에 임하고 있는지에 대해 포부를 발표했습니다.” 
송 대표는 발표 후 16개국 회원들에게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발표가 끝난 뒤에도 먼저 찾아와 발표를 잘 들었다고 응원해주기도 하고 명함을 주며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본인의 나라에 있는 청년들에게 이런 내용을 발표해줄 수 있는지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조경수, 정원수라는 단어에서 ‘송준호’라는 자신의 이름이 가장 먼저 생각날 정도로 제가 생산한 조경수가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성장하고 앞으로 자신이 만든 신품종 조경수가 품종 보호되고 다양한 정원에 식재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업의 미래 가치와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아가 기후변화, 물 부족, 생물다양성 감소 등 농업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는 농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해 송준호 대표는 전라북도 청년농업인 농산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농업회사법인 영호(주) 아버지 송관섭, 송준호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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