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농가 취향 모두 고려한 백색 양송이 ‘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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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농가 취향 모두 고려한 백색 양송이 ‘이담’
  • 김예지
  • 승인 2024.01.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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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 허홍범, 윤옥순 대표
충남 보령시 허홍범, 윤옥순 대표

 

보령시는 2010년대 초부터 폐탄광의 시원한 바람을 이용한 버섯 재배 방법으로 고품질의 양송이버섯을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재배 농가가 크게 늘어났다. 한국기록원에 의하면, 보령시의 자연 냉풍을 이용한 양송이버섯 재배는 국내 최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양송이버섯은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2위 규모로 연간 1,500t 정도 생산했으며, 전국 생산량의 20~25%를 차지했다. 충남 보령시에서 14년째 양송이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허홍범, 윤옥순 부부를 만나봤다.

 

허홍범, 윤옥순 대표는 현재 전체 1,983㎡(600평) 규모에서 14년째 양송이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백색 양송이 버섯 ‘이담’은 지난 2022년에 국산 양송이버섯의 품종 보급률을 높이고자 국산 양송이버섯 보급률 1, 2위를 차지한 ‘새한’과 ‘도담’ 품종을 교잡하여 개발됐다.

충남 보령시의 허홍범 대표는 토마토 농사를 짓던 누나의 추천으로 귀농을 결심해 이곳에서 14년째 양송이버섯 농사를 짓고 있다. 
“원래는 수도권에 거주했었는데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던 누나가 내려와 농사를 지어보는 건 어떤지 권유해 주셔서 내려오게 되었죠. 처음에는 농장을 운영하면서 유지비가 많이 들어 힘들었습니다. 특히 배지회사마다 배지가 달라 일정한 배지를 수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많이 안정화된 상태입니다.” 
그는 현재 총 10동의 하우스, 전체 1,983㎡(6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양송이 갈색종과 백색종 ‘이담’을 재배하고 있다. 이담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지난 2022년에 국산 양송이버섯의 품종 보급률을 높이고자 소비자뿐만 아니라 농가 취향까지 고러해 개발한 백색 양송이버섯이다. 최근 5년간 국산 양송이버섯 보급률 1, 2위를 차지한 ‘새한’과 ‘도담’ 품종을 교잡하여 중고온성 특징이 있는 새한과 색이 우수하며 단단한 도담의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백색을 띠며, 기존 품종보다 육질이 단단해 식감이 우수하고 저장성이 좋다. 또한, 중고온성으로 생육 온도 범위가 13~20℃로 넓어 재배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현재 이담 품종의 시험 재배농가는 전국 10여 개 농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허홍범 대표는 지난해부터 6월부터 원래 백색 양송이 이담을 시험 재배하기 시작했다. 첫 수확을 진행해 본 결과 우수한 수량성과 재배안정성이 뛰어나 만족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9월, 10월까지 총 3동의 하우스에서 이담 품종을 시험 재배해 보니 첫 수확기임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육질이 단단해 유통과정 중 쉽게 변질되지 않고 저장기간이 길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갈색 양송이버섯 708 품종을 주 품목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수량이 적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담은 수량도 많고 온도에 민감한 편이 아니라 관리하는데 편하더라고요.”
다만, 지난해 겨울, 난방비 상승으로 농가들의 부담이 컸던 가운데 올해 역시 오를 것으로 예고되어 허 대표는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허홍범 대표는 이담은 수량이 적은 갈색종에 비해 우수한 수량성과 단단한 육질로 저장기간이 긴 것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올해 난방비 상승이 예고된 가운데 그는 추운 겨울철에는 생육온도를 16.5℃에 맞춰 유지하고 있다.
허홍범 대표는와 오연이 농업연구사

양송이버섯 소비 활성화 위한 다양한 사업 준비
허홍범 대표가 재배한 버섯은 3개월에 한 번씩 배지를 교체하며 연중 생산하고 있다. 주로 지역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납품되고 있으며 연 매출은 약 3억 원대이다. 양송이버섯은 주 소비층은 대부분 3~40대로 다른 버섯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농가에서는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부담이 있다. 즉, 경기 흐름에 따라 시세가 많이 좌우되는 편이다. 최근에는 지속되는 불경기로 인하여 시장에서 2kg에 1만 원대로 거래될 만큼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유통마진 등으로 인하여 실제 시장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현장에서 만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오연이 농업연구사는 양송이버섯 소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건 저장성이 강화되고 갓색의 갈변이 덜 되는 그런 버섯을 원하세요. 그래서 대체육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포토벨로’ 등 갈색종의 시장을 좀 더 확대하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양송이는 향이나 맛이 강하지 않아 호불호가 없는 버섯이기 때문에 유통마진을 줄이고 가격이 안정화되어 더 많은 분들이 양송이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오연이 농업연구사

mini interview

한국형 양송이 품종의 장점을 두루 갖춘 ‘이담’
 

양송이는 버섯의 대표 캐릭터로 어렸을 때부터 친숙한 버섯이자, 전 세계 누구나 식용하는 버섯이다. 외국에는 저렴한 버섯이지만, 국내에서는 느타리 등 일반버섯보다는 비싼 가격에 팔리며, 주로 30~40대 고소득층 위주로 서양요리를 할 때 주로 구매하는 버섯이 되었다. 이는 재배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느타리 등의 병재배 버섯은 톱밥 등을 살균한 배지에 자동화 설비로 빠르고 쉽게 재배하지만, 양송이는 배지를 만들기 위해 발효와 복토(흙을 덮는) 과정을 거친 후 버섯을 생산한다. 
외국의 경우 양송이가 오래전부터 대중화되었기에 배지 제조를 위한 시설과 기술이 안정화되었지만, 우리나라는 제조 시설과 기술이 미흡해 배지 품질이 열악하다. 따라서 재배과정 중 병해를 방지하기 위해 배양력이 우수한 품종이 필요하다. 이런 면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한국형 품종은 균사 배양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점차 인정을 받고 있다. 
국산 양송이버섯 ‘새한’은 2014년 육성 이후 거의 10년째 보급이 가장 많이 되는 품종이다. 생산성과 갓 색이 외국 품종만큼 우수하지만, 갓 형태가 타원형이다. 이에 외국 품종처럼 둥근 형태를 보완하기 위해 단단하며, 원형의 갓을 지닌 ‘도담’을 2017년에 육성했다. ‘도담’은 ‘새한’보다 생산량이 적당하고, 형태가 우수하여 고품질의 버섯을 생산하는 소규모 농가들을 중심으로 매니아 층이 형성되어 꾸준히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중형 이상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농가들에게는 수량이 부족했었다. 이에 따라 각 품종의 장점을 갖춘 품종을 육성하고자 ‘새한’과 ‘도담’을 모본으로 2022년 ‘이담’ 품종을 육성하였다. ‘이담’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백색이고, ‘도담’처럼 육질이 단단해 식감이 우수하며 저장성이 좋다. 그리고 ‘새한’처럼 중고온성으로 생육 온도 범위가 13~20℃로 넓어 재배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이 품종만의 부가적인 특징도 있다. 
‘이담’은 균 접종부터 수확까지 걸리는 수확 일수가 약 47일로 기존 버섯보다 1~1.5일 빠르고, 품질 좋은 배지의 경우 2주기 생산량이 보통은 1주기보다 약 50~70% 정도로 줄어드는데 약 20%밖에 줄지 않아 기존 품종보다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품종을 육성하는 과정도 최종 우량계통 선발단계부터 평가회를 통해 농업인이 직접 평가, 선발했기에 농업인과 육성자가 공동으로 육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작년 우량계통 평가회 때 89% 재배 의사를 밝혀 2023년 출원 후 바로 종균업체에 통상실시하여 점차적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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