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의 소울푸드, 다문화 장벽 허무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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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의 소울푸드, 다문화 장벽 허무는 계기’
  • 이지우
  • 승인 2024.0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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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 조종술 이사장
평생 NGO 활동가로 살아온 조종술 이사장. 지금은 한명의 농부이자 소울푸드로 다문화 장벽을 허무는 일에 기꺼이 나서고 있다.

 

평생 NGO 활동가로 활약해온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 조종술 이사장. 그는 세계인권선언 75주년과 경기도인권행정 도입 10주년을 기념해 경기도가 지난해 개최한 제1회 경기인권페스타에서 인권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주민의 식문화 개선에도 앞장서 ‘김포시 아열대작목연구회’를 창립했다.

 

조종술 이사장은 지난 2008년 마하이주민센터에 적을 두고 당시에는 등한시 됐던 이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주민과 난민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동등한 입장에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그가 그린 세상이었다.
최근에는 아열대 작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조종술 이사장. 국내 이주민의 비율이 높아지고, 다문화 가정이 확대될수록 식문화도 큰 성장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0년도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기본 취지는 이주민이 자국에서 먹던 식재료를 한국에서도 쉽게 구하고, 이를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면 행복지수가 올라가고 타지에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어요. 그래서 땅을 구해서 이주민 15명과 300평 규모의 텃밭 형태로 시작을 했죠.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여러 작목의 우리 땅 적응력도 알게 되었고, 한국이 외국 나가 김치 먹듯 이주민들이 자국에서 먹던 식재료를 먹을 수 있게 되니까 삶의 능률도 오르고 심적 안정에도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죠.”

경기도가 지난해 개최한 제1회 경기인권페스타에서 인권대상을 받은 조종술 이사장.


그렇게 시작한 먹거리 개선을 점차 규모화를 시키고, 이를 부수입 확대로도 이어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연스러운 고민을 하게 되었다는 조 이사장.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이다.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약 25명 정도 되는데 내국인은 거의 없어요. 이주민들과 5만 원, 10만 원씩 모아서 어렵게 시작을 한 거죠. 사실 그때만 해도 저희의 이런 움직임이 내국민에게는 그리 큰 소식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희는 앞으로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경기 북부인 김포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천천히 한 걸음씩 움직이게 된 것이죠. 저도 그때부터 이주민 분들과 함께 하면서 아열대 채소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되고, 우리 땅에서 충분히 해볼만한 작목들을 선별할 수 있게 되었죠.”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으로 시작한 아열대채소 재배가 이제는 경기 김포시의 협조 아래 작목연구회로 거듭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해까지 아열대채소에 대한 실증을 끝났으며, 그 결과치를 바탕을 이제는 생산력 증대를 꾀할 예정이다.
지난해 김포시 아열대작목연구회 창립 당시 모습. 조송술 이사장은 연구회 회장을 맡았다.

김포시 아열대작목연구회
경기 북부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시작한 아열대 채소 재배. 이주민의 반응이 좋았던 탓에 자연히 경작지를 늘려나갈 계획도 세우고 되고, 내국인의 관심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김포시에서도 조종술 이사장의 이러한 계획에 도움을 주게 되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김포시 아열대작목반연구회였다.
“이주민 친구들은 아주 좋아했어요. 이주민 친구들도 계속 짓고, 아시아마켓에서 판매도 좀 하게 되고 이러면서 업그레이드의 욕심이 났죠. 또 앞으로 기후 변화로 재배 환경이 바뀌기도 하니까 여러 가지로 아열대 작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2023년 3월 공식적으로 김포시 아열대작목반연구회가 창립을 하게 되었죠. 연구회에는 내국인도 12명 정도 됩니다. 농사 경력이 10~20년 정도 된 분들이니까 아열대 작목의 필요성과 경쟁력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이 이뤄진 결과라고 볼 수 있겠죠.”
연구회는 현재 약 4000평의 노지와 온실에서 약 롱빈, 공심채, 여주, 히비스커스 등 약 7가지 품목의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향후에는 아열대 과일도 재배를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연구회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조종술 이사장은 실증의 시간은 충분히 가졌고, 이제는 본격적인 규모의 생산을 위해 스마트팜 시설화를 꿈꾸고 있다. 어느 정도의 물량이 받쳐줘야 로컬푸드, 하나로마트 등에 꾸준히 납품할 수 있고, 또 경기 북부의 아열대 채소 공급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김포시가 도농 복합도시이고, 이주민도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 북부의 아열대 작물 재배의 전초 기지가 되었으면 하는 꿈이 있습니다. 최근에 이주민의 소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고, 내국인도 세계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수익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제 다문화 가정의 가장으로 일을 하다 은퇴를 하는 이주미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아열대 작물 활성화는 제2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향후 김포시와 공조해 아열대 작물의 스마트팜을 늘려나가 김포시가 이러한 트렌드에 앞서나가는 선두지역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 아시안마켓 등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아열대채소. 이주민뿐만 아니라 세계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내국인에게도 그 반응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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