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월동병해충 방제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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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월동병해충 방제기술
  • 월간원예
  • 승인 2024.02.0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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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말~7월말까지 30일간 연이어 내린 장마는 배 꽃눈이 생성되는 시기였다. 묵은 꽃눈인 정화아는 6월, 새 가지의 액화아는 7월에 생긴다. 
여름철 지나친 건조나 과습은 자화의 발생도 많아진다. 화아분화 기간에 집중된 강우로 꽃눈도 빈약한 데다 양수분은 불균형으로 낙엽도 불규칙하여 올해 배나무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다. 전정 작업 중에 벌써 꽃눈이 고사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3월이 되어 수액이 움직이면 정상꽃눈도 퇴화되는 경우가 많다. 꽃가루 수급도 불안정하니 올해 정상착과를 위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호에는 월동병해충의 밀도를 낮추기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알아본다.

 

토양시비관리
올 추석은 9월 17일로 평년보다 1주정도 빠르다. 배나무 전정은 11월초부터 2월말까지 어느 때 하더라도 큰 상관이 없으나 추석 조기수확을 위해서는 밑거름은 서둘러하는 것이 좋다. 전정을 마치고 봄에 시비하는 경우 경운에 의한 잔뿌리 절단으로 재생한 뿌리에서 여름까지 양분흡수가 진행되어 도장지정지가 늦어지고 비대도 지연되어 조기수확이 어렵게 된다.
시비순서는 먼저 석회류(칼슘유황, 고토석회, 소석회, 패화석, 용성인비, 용과린 등)를 먼저 10a(300평)당 5~10포 살포하고 2~3주 지난 뒤 퇴비를 살포한다. 석회와 퇴비를 동시에 살포하면 퇴비속의 질소 성분을 석회가 고정하여 나무가 흡수할 수 없는 형태가 되어 효과가 떨어진다. 토양분석을 해보면 질소 성분은 충분하게 나오지만 나무는 이용할 수 없다. 
따라서 경운하지 않더라도 먼저 석회, 붕사 종류를 살포하고 전정이 끝나는 즉시 퇴비 화학비료를 시비하고 경운하는 것이 좋다. 
퇴비의 양은 지난해 수확량에 따라 가감하고, 석회의 양은 거친 유기물이 많이 들어가면 양을 늘리고 유박 등 부피가 작은 퇴비를 사용할 경우에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낙엽제거 전
낙엽제거 후

낙엽제거
흑성병은 배나무에서도 월동하지만 과수원내의 낙엽, 잡초, 폐봉지 등에서 월동하여 자낭포자를 형성하고 4월초부터 수km까지 바람에 이동하여 전염된다.
쌓여있는 낙엽은 월동포자의 소굴로 1차 전염원이 되어 한번 전염된 병균은 2~3차로 분생포자를 형성하여 피해를 주므로 원천 봉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능하면 쓸어 모아 소각하면 좋으나 여의치 않을 때는 3월말까지 매몰하거나 경운하여 청결을 유지한다.
인력을 감안하여 경운이 어려운 나무밑 부분만이라도 갈퀴로 긁어 전염원을 없애고 약제방제를 해야 효과가 있다.

조피작업 전
조피작업 후

조피제거
해충의 주 월동처인 거친 껍질이 많을 경우 효과가 떨어지므로 조피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월동약제를 살포하도록 한다. 조피칼을 이용할 때는 비가 내린 뒤에 실시하면 껍질이 쉽게 벗겨지며, 바닥에 비닐을 깔고 껍질은 모아 태우거나 매몰한다. 고압살수 조피기를 사용할 때는 압력으로 월동충을 파괴하므로 별도로 껍질을 모을 필요가 없다. 조피작업은 연중 아무 때나 해도 되나, 2월중하순에 실시하고 기계유유제를 살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압살수기를 사용할 때 가능하면 종합살충제도 혼용하여 살포하면 일거양득이 된다. 지난여름 봉지 씌우기가 끝나고 일감이 없을 때 공공형 계절근로자들을 활용하여 배 과수원 조피작업을 실시한 적이 있다. 월급제라 쉬는 날도 급여가 나가니 인건비를 20%정도 낮춰 신청을 받은 결과 농가 반응이 좋았다. 비가 많아 조피가 쉽게 벗겨지는 장점도 있었고 이끼까지 없애니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기계유제 살포
월동 해충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 2월말 경에 살포하며 수세가 약하거나 어린나무의 경우에는 살포를 생략한다. 25배~30배의 농도로 살포하며 석회유황합제와의 살포간격은 3주 이상이 필요하다. 기름약이 휘발하지 않아 석회유황합제의 부착이 어렵고 약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살포할 때는 바람 없는 날을 택하여 반드시 왕복으로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특히 배나무이는 기름 약 위에 산란을 할 수 없으니 빈틈없이 약제가 부착되도록 살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나무이가 심했던 과원은 기계유 살포 후 1주일 뒤에 배나무이 전문약제를 살포하면 95%이상 방제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기계유에 농약을 혼용하지 않았으나 최근 전정상처를 통한 화상병균의 전염우려로 “톱신엠”이나 “베노밀”등을 혼용하여 살포하기도 한다. 살충제는 혼용해 보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하지 않을 경우 3월 중순까지도 기계유 살포가 가능하나 그때는 꽃눈이 움직이고 온도가 높기 때문에 정량의 50% 이하로 희석하여 사용한다. 그래야 3월 말경 화상병 약제 살포시기에 살포액이 나무에 잘 묻을 수 있다.

석회유황합제 살포
대표적인 월동기 약제로 일반 농약은 방제의 한계가 있으므로 석회유황합제와 같은 무기화합물을 살포하여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면에서나 환경적으로도 좋은 방제법이다. 특히 석회유황합제는 모든 병해충을 태워 없앨 뿐 아니라 최근 문제되는 과피얼룩반점병과 깍지벌레에 특효약이다.
농약을 살포하면 물량의 40% 정도만 나무에 묻고 60%는 땅에 떨어진다고 한다. 언덕 밑에 쌓인 낙엽이나 잔재물에도 충분히 묻도록 흠뻑 살포한다. 살포농도는 보메 5도가 낙엽과수의 표준농도이며, 시판용 석회유황합제 1말로 8~9말에 희석하여 사용하면 대략 보메 5도가 된다. 주의할 점은 날씨에 따라 인편이 갑자기 벌어지거나 꽃샘추위로 지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금 빠르면 보메 6~7도, 늦었다 싶으면 보메 3~4도로 희석배수를 조절하여 사용해야 약해를 줄일 수 있다.  
 
살포적기 (4월 15일 만개기준)                             
과거에는 ③~④번 정도 인편이 벌어졌을 때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하였으나 2016년부터는 화상병 예방 약제를 살포해야하기 때문에 ②~③번 사이에 황약을 살포하고 약 7일이 경과한 후 ③~④번 사이에 화상병 약을 살포한다. 순서를 바꿔 살포하면 화상병 약의 효과는 의미가 없다. 최대한 개화직전에 살포해야 벌나비 등 매개충에 의한 화상병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 화상병약은 구리동제만 들어있는 단제와 구리제와 항생제가 혼합된 약제도 있으며 모두 흑성병 예방 등 살균 효과도 동시 발휘한다.
최근 개화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므로 석회유황합제 살포시기를 3월 중순으로 당기고 개화시기를 봐가며 화상병 약을 살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간격을 줘야한다.
석회유황합제는 강산성이므로 일반 농약을 혼용해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반드시 단용으로 살포한다. 석회유황합제는 옛말에 “쇠도 녹인다” 할 만큼 모든 월동병해충을 태워버리니 살포시기를 좀 앞당겨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단, 과수원 인근에 주택이나 비닐하우스가 있는 경우에는 부식피해가 발생하니 대용약제를 사용한다. 화상병 약제와 5일 이상 간격을 두고 다이센엠-45를 2배량으로 사용하던지 시판되는 2L 용량의 대용약제를 살포하면 된다.

화산
신고
원황

 

깍지벌레

최근 문제되는 해충은 깍지벌레와 복숭아순나방이다. 배나무이와 응애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방제 적기를 알 수 있으나 깍지벌레와 나방의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수확 직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발생되면 치명적이다. 
깍지벌레는 겨울철 온화한 날씨와 3월 고온의 영향으로 1세대 부화시기가 나주기준 4월 하순에서 4월 상순으로, 봉지 속에 들어가는 2세대의 부화시기도 7월 상순에서 6월 23~24일로 2주 이상 빨라져 방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진딧물을 “뜬물” 깍지벌레를 “흰뜬물”이라는 사투리를 쓰신다. 깍지벌레가 하얀 진딧물 같아서 붙여진 것 같다. 
깍지는 과거 가루깍지벌레가 우세종으로 조피 틈에서 월동하고 그 나무에서만 서식하여 이동이 어려웠지만 최근 온난화로 버들가루깍지벌레가 많아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버들가루깍지벌레는 땅속이나 지제부에서 월동하고 배꽃 개화시기에 나무로 이동하여 피해를 주므로 퇴비하고 경운하면 과수원 전체로 퍼진다.
또한 암컷은 날개가 없어 도로나 길의 경계가 확실히 구분된 과수원으로는 이동이 안 되므로 깍지가 심했던 과수원의 폐봉지나 전정가지 등 잔재물을 깨끗했던 과수원으로 옮기면 안 된다.
방제방법은 ①월동약제를 꼼꼼히 살포하고 ②화상병약제 살포시기에 노린재와 배나무이가 동시 방제되는 약제를 혼용하여 살포하고 ③신고 만개 후 15일 이전에 깍지전문약제(뷰프로페진 함유)를 살포하고 ④봉지 씌운 뒤 6월 중하순 깍지전문약제(뷰프로페진 함유)를 살포하면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버들가루깍지벌레는 토양 뿌리 지제부에서 월동하다가 3월 하순경부터 나무위로 올라가므로 꽃 피기 전까지 나무 밑둥에 유황분말을 뿌려두면 방제효과가 있다. 사진처럼 전체적으로 바를 필요는 없고 밑에 도넛 모양으로 뿌려주면 1포(25kg)로 1,000평가량 사용 가능하다.  

2024년 두 가지 실천 사항
수분수 고접 준비

 올 사용할 꽃가루는 이미 수입이 되어 있지만 내년 사용할 꽃가루는 올 봄 기후변화에 따라 채취량이 달라지고 중국내 화상병 발생지역이 확산될 것에 대비하여 수분수를 고접, 착과율을 높이고 꽃가루 채취, 병꽂이 활용 등 미리 대비해야겠다.

전정가지 수집 냉장보관
3월 접순 제작
 
상부 도포제처리
 

서리피해 예방 
서리 예방을 위해 짚을 태우거나 최근 압축된 폐 봉지를 태울 준비를 하신 농가도 계시나 개화기 연기는 매개곤충이 기피하고 화재위험, 환경오염 등 부작용도 많다.
열풍 방상팬을 설치하는 농가도 있으나 비용 때문에 상습 저지대를 제외하고는 설치하기가 힘들다. 미세살수장치는 확실한 서리예방 효과는 있으나 인공수분이 임박해서 사용하면 얼었던 물이 녹지 않아 수분적기를 놓치기도 한다. 지난해처럼 전국적인 착과불량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가장 적합한 예방법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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