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음악이 함께하는 농가카페 ‘싼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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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음악이 함께하는 농가카페 ‘싼타나’
  • 이지우
  • 승인 2024.03.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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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싼타나 양승호 대표

지난 40여 년, 이 곳 공주에서 꽃을 재배해 온 양승호 대표. 지난 2022년 27회 농업인의 날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으면서 심비디움 재배의 공을 인정 받으며 농업인으로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그런 그가 오랜 시간 염원해 온 농가카페를 지난달 드디어 개장했다. 꽃과 음악이 함께하는 공주 ‘싼타나’가 바로 그 곳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공주에서 꽃 피우다

32살 젊은 나이에 서울 생활을 접고 공주로 귀촌한 양승호 대표. 서울에서는 DJ를 했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했고, 공주로 이주한 뒤에도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계속 이어졌다. 화려한 도시 서울과는 다른 공주에서의 적적한 삶에 위안이 된 것이 바로 재즈, 락 등 지금은 올드팝이 되어버린 음악들이다. 
화훼 재배로 고된 몸을 녹여주는 것은 언제나 음악이었다. 그렇게 모은 LP가 어느새 1만장이 넘어버렸다. 그가 주로 재배했던 심비디움은 언제나 선율을 머금었다. 화훼 재배로 해외 수출과 품종 국산화 등 여러 가지 굵직한 성과를 이루면서도 그에 곁에는 언제나 음악이 함께 했다.

본업인 심비디움 재배로 2022년 농업인의 날 대상을 수상한 
양승호 대표. 농가 카페는 그의 오랜 염원이었다.
해평농장 양승호 대표가 1969년 발표된 산타나의 ‘Santana’ 앨범 자켓을 들고 있다. 카페명도 여기서 따왔다.
해평농장 양승호 대표가 1969년 발표된 산타나의 ‘Santana’ 앨범 자켓을 들고 있다. 카페명도 여기서 따왔다.

“늘 꿈이었죠. 음악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제가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신나게 놀던 제가 적막과 같은 공주에서 유일하게 이어간 취미가 음악을 듣는 일이었습니다. 재즈에 취하고, 락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팝의 역사를 함께 했죠. 일과 음악이 지난 제 삶의 대부분이었다고 봐야죠. 언젠가부터 이렇게 쌓여있는 LP를 저 혼자 들을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공유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또 음악과 더불어 꽃을 선보이면 이보다 낭만이 더 있을까 싶은 거예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음악과 꽃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죠. 그래서 카페 ‘싼타나’를 마음에 품게 되었고 이제는 현실로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꽃과 음악의 조화
우리 삶에 한자락 여유

양승호 대표는 카페 ‘싼타나’를 개장하면서 대부분의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나갔다. 음악이 그의 오랜 취미였던 탓에 그동안 갖춰나갔던 음향장비부터 선별된 LP. 그리고 그가 재배하는 국내 최고 품질의 심비디움까지.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카페가 될 장소였다. 카페 싼타나는 오래된 구옥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그럴듯한 카페로 변신했다. 구옥이 주는 정취를 그대로 담고, 대신 벽을 터서 큰 창을 만들고 손수 계란판에 색을 칠해 음향실도 만들었다. 모든 것이 양승호 대표의 손길로 이뤄졌다.

구옥을 개조한 카페는 테마별로 방을 구분했다. 
이 곳은 포토방으로 고(故) 김근원 선생의 사진이 전시 돼 있다. 
양 대표가 직접 구축한 음향시스템. 오픈 후 음악, 음향 매니아들이 발길이 잦아졌다.
양 대표가 직접 구축한 음향시스템. 오픈 후 음악, 음향 매니아들이 발길이 잦아졌다.
1만장에 이르는 양 대표의 LP 컬렉션. 올드팝의 역사와 함께한다.

 

카페를 오픈하자 전국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 찾아왔다. 보기 드문 올드팝 LP와 잘 갖춰진 음향이 매니아의 발길을 이어지게 했다.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많은 이들이 주기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모임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이에 화답해 올드팝 클래스를 매주 금요일 밤 운영하기로 했다. 클래스라고는 하지만 어려운 강의라기보다 음악을 함께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공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싼타나는 여러분에게 휴식을 주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꽃을 구입하면 무료 커피를 마실 있고, 음악은 신청곡을 포함해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그런 공간입니다. 애써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지만, 자연스럽게 왔다 가는 그런 휴식처가 되길 바랍니다. 어떤 분이 말하기를 올드팝의 성지라고 하시는데 그 정도까지 아니더라도 꽃과 음악이 함께하는 낭만과 추억을 만드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양승호 대표와 그의 아내 황미경 씨.
심비디움을 비롯한 꽃을 구매하면 커피와 음악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커피도 따로 판매한다.
심비디움을 비롯한 꽃을 구매하면 커피와 음악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커피도 따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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