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농업 랜드마크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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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농업 랜드마크 만들고 싶어요”
  • 월간원예
  • 승인 2024.03.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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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채농장 홍민정 대표 " 아시아종묘 잎채소 뛰어나 주로 사용…연구개발도 꾸준하게 "

20대 중반,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아무 연고도 없는 충남으로 귀농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막연하기만 했던 그 때, 부모님의 지인으로부터 친환경 농법인 ‘아쿠아포닉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의식주(衣食宙)에 관한 일이었기에 ‘바로 이거다!’ 싶었단다. 그렇게 미국 LA로 떠나 기술을 배워왔고, 어느새 10년이 흘러 우리나라 아쿠아포닉스 농장 1세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충남 태안에 위치한 ‘서유채’ 농장 홍민정 대표의 이야기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싶었다

아쿠아포닉스는 해외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농법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스마트농업의 각광받는 분야로 점차 주목받고 있다. 수조에서 키우는 물고기가 발생시키는 유기물과 배설물을 미생물이 분해해 그 물로 작물을 재배하고, 이 과정에서 정화된 물이 다시 수조로 돌아와 물고기의 생태계를 유지시켜준다.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해 화학비료나 농약, 생장촉진제 등이 필요 없는 친환경 순환농법인 셈이다. 

“이왕이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싶었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나름대로 올바른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고도 생각했고요. 그렇게 키운 채소를 전 세계 사람들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했죠.”
하지만 누가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처음 3년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전 주인이 두고 간 오래되고 낡은 비닐하우스에서 ‘물고기와 작물의 궁합’을 맞추기 위한 테스트를 반복했고 그 과정에서 이루 말하지 못할 시행착오를 거쳤다. 편견으로 가득 찬 주변의 시선은 덤이었다. 물고기로 작물을 키우는 농법은 불가능하다고, 사기꾼일거라며, 몰래 비료를 줄 거라며 손가락질 당하기도 했다.

“저는 오히려 농업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농법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전통적인 농사를 지었던 분들의 상식으로는 말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입장도 이해하죠. 편견을 부수고 인정받기까지 5년 이상은 걸린 것 같아요.”
같은 농법이라고 해도 한국과 해외의 기후와 식문화는 다르다. 선호하는 품종과 식감도 다르다. 어종과 작물, 수온과 산도(pH)를 적절하게 맞춰야 환경이 유지된다. 철저한 계산과 연구를 통해 향어와 비단잉어, 철갑상어, 메기 등이 한국형 아쿠아포닉스에 적합한 어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재배기간이 짧아 회전률이 높고 병해충 방제도 어렵지 않은 잎채소가 수익모델로 적합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깨끗한 채소들은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 납품되며 온라인 직거래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유럽형 상추와 잎채소, 샐러드로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300평의 서유채 농장에서는 2중 비닐하우스 시설에서 10여 가지 잎채소와 샐러드용 채소를 재배한다. 이 중 버터헤드와 로메인, 생채, 롤라 등 유럽형 상추를 비롯해 허브·청경채·근대류나 새싹채소 등은 아시아종묘 품종을 주로 사용한다. 

300평의 서유채 농장에서는 2중 비닐하우스 시설에서 10여 가지 잎채소와 샐러드용 채소를 재배한다.

“우리나라는 채소에 쌈을 싸먹는 문화잖아요. 그래서 품종을 선택할 때 결구(채소의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일)가 잘되는 것을 중요하게 보는데 아시아종묘 품종이 그 부분에서 뛰어났어요. 반대로 해외는 샐러드 문화가 발달해서 아삭한 식감 위주의 맛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샐러드 수요가 많이 늘었기 때문에 샐러드 채소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요. 아시아종묘에서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감안한 개발을 해주시면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농법으로 재배한 좋은 채소라도, 소비자가 알지 못하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법. 홍 대표는 백화점 매대에서 시식을 권하며 채소의 품질을 직접 홍보하기도 했다. 창피했지만 간절함이 더 컸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의 모습을 보고 본인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그렇게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는지, 서유채 농장은 충남 스마트팜 지원사업에 선정돼 900평의 온실을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다.

최근 청년 창업농과 귀농예정자들이 아쿠아포닉스에 관심이 많다. 홍 대표 또한 그들을 대상으로 기술컨설팅과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열정과 의지로 농업에 종사해왔지만 청년 창업농들의 미래가 밝기 위해서는 국가의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아쿠아포닉스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은 무궁무진합니다. 고추·부추·브로콜리 등 다양한 채소를 수경재배 할 수 있도록 현재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어요. 수자원 절약 미래기술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가 해외 기술수출도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 곳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태안의 농업 랜드마크가 되고 싶네요.”  

 


글= 아시아종묘 홍보출판팀 박재호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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