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직거래 성공 비결은 ‘충실한 예정지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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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직거래 성공 비결은 ‘충실한 예정지 관리’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4.03.04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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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용정농원 문정순 대표

 

경기 포천시에서 전체면적 9917㎡(3000평)에 9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문정순 대표. 문 대표는 연간 36톤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 중 20%는 경기도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급식으로 납품하는 것 외에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 문정순 대표를 찾았다.

 

지난 가을 전국적으로 사과 생산량이 30% 가까이 줄어드는 바람에 사과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금사과’라고 불리는 요즘, 오히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30% 넘게 증가한 사과 농장이 있다. 전체 수확량 46톤을 직거래만으로 완판할 뿐만 아니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판매할 물량이 모자라 헛걸음하는 손님들도 많다 보니 택배는 꿈도 못 꾼다는, 오로지 방문 예약자들에게만 사과 구매가 허락된다는 사과 농장이 있으니 바로 포천에 위치한 ‘용정사과농원’이다.
사과 과수원을 시작한 지 9년만에 일군 성과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문정순 대표의 사과나무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재 포천사과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는 문 대표는 지난해 경기도사과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지만, 올해의 목표는 대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을 ‘행복 바이러스’라고 소개하는 문 대표는 본인의 즐겁고 행복한 기운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과나무에도 전파해주고 있단다. 아마도 사과나무가 아파지려고(?) 하다가도 주인의 행복한 기운으로 금방 낫는 건 아닐까하는 착각마저 들게 했으니. 문 대표에게는 그런 마법 같은 행복 바이러스가 있었다. 모든 것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그녀의 마음이 아마도 사과나무에 닿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물론, 실제로 그녀의 사과 농장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성공 요인은 많았다. 사실 9년 전 남편이 먼저 고향의 논을 밭으로 만들어 사과 농장을 하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반기지 않았다.
미용실을 운영하다 그 어렵다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부동산을 잘 운영하던 그녀에게 사과 농장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저 주말부부로 지내며 일주일에 한 번씩 남편의 일을 돕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초창기 수입이 없던 시절 전기 일을 병행하던 남편이 일 때문에 사과 교육을 받지 못하면 그녀가 대신 교육을 받으러 다니며 그녀는 점점 사과에 빠져들었다고.
“부동산 하면서 일도 잘되고 돈도 잘 벌어서 사과 농장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남편을 대신해 사과에 대해 배우러 다니다 보니 너무 재밌고 사과가 너무 좋아지고 제 적성에 딱 맞는 거예요.”
무척 신나 하며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말하는 그녀의 밝고 행복한 얼굴을 보며 사과에 대한 진심이 오롯이 느껴져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녀는 남편보다 더 열성적으로 사과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무슨 일이든 벌이면 끝을 볼 정도로 적극적이고 활달한 그녀에게 사과는 매력 만점 분야였다. 사과는 어려워 배우면 배울수록 빠져든다고 말할 정도였다.

용정농원 문정순 대표는 경기도 포천시에서 전체면적 9917㎡(3000평)에 9년째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문정순 대표는 연간 36톤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생산량 중 20%는 경기도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문정순 대표는 학교 급식 외에는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예정지 관리는 고품질 사과의 필수조건
문 대표는 사과가 잘 되는 이유에 대해 본격적으로 풀어냈다. 기본이지만 남들이 쉽게 지키기 어려운 것을 충실히 지킨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바로 ‘예정지 관리’였다.
사과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 예정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지만, 시간을 2년여 투자해야 하는 게 쉽지 않다. 하루빨리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에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예정지만 관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문 대표는 남편과 함께 가장 기본이 되는 예정지 관리를 철저하게 정석대로 관리했다.
첫해는 콩을 심어서 수확한 콩을 토양에 갈아엎어 주고, 다음에는 수단그라스를 심었다. 그저 예정지 관리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그녀는 기본이 되는 토양을 처음부터 튼튼하게 만들어 줘서인지 사과나무가 웬만해서는 병해충도 쉽게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화학비료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현재 포천사과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는 문정순 대표는 지난해 경기도사과품평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고토석회, 황산마그네슘으로 고품질 사과 생산
문 대표는 나무마다 번호표를 붙여서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 좋은 사과나무를 바로바로 알아내고 신속하게 처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끔 문제가 생긴 사과나무의 위치를 잊어버려 낭패를 보곤 해서 나무마다 번호를 붙인 것이다.
그리고 문 대표는 고토석회를 2~3년에 한 번씩 사과 농장에 뿌려 주고 있다. 고토석회는 토양의 산도를 조절해주고 양분 고정 방지, 토양의 구조를 개선해주는 등 과실의 품질을 향상해주는 효과가 있다.
과수는 대부분 약산성 토양을 선호하는데 고토석회는 토양 pH를 높여 알칼리성으로 변환하여 과수 재배에 적합한 산도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한 과수가 필요로 하는 양분,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을 토양에 고정하여 과수가 쉽게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과도한 토양 점토 함량은 배수 문제를 일으키고 과수 뿌리 성장을 방해하는데 고토석회는 토양 구조를 개선하고 배수와 통기를 좋게 해준다. 고토석회는 토양 pH를 높여 곰팡이와 같은 병원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과수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사과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하여 과실의 크기, 색깔, 맛 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문 대표는 무엇보다 사과 농사는 햇빛과 잎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산마그네슘으로 잎을 건강하게 관리해주고, 염화칼슘을 뿌려줘 과육을 단단하게 해주고 있다고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방출했다.
그녀는 사과 농사는 매월 관리 방법이 다 비슷하다며 자신의 농장 상황에 맞게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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