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소비시장을 고려한 난(蘭) 품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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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소비시장을 고려한 난(蘭) 품종 개발
  • 이지우
  • 승인 2024.04.0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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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엔젤

 

화사하고 단아한 느낌을 주는 난. 청탁금지법 시행 후 난 시장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선물용으로 꽃이 크고 꽃대가 길게 뻗은 대형종들을 주로 원했다면, 최근에는 가정 혹은 직장 등 개인이 일상적으로 가꾸고 즐길 수 있는 아담한 크기의 소형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 작은 난이 각광을 받고 있다. 유통 시 크기가 작은 소형종은 다단으로 많은 양 적재가 가능하고, 최근 활성화 되고 있는 온라인 판매에서도 택배 운송의 편의성 등으로 더욱 작은 난을 선호하고 있다.
난은 다른 화훼류보다 재배 농가 수가 적고 면적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액을 기록하고 있는 분화류의 대표 작목이다. 이 중에서도 심비디움과 호접란은 난 시장에서 주류로 성장하여 약 60%(매출액)를 차지하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내외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여 심비디움과 호접란 품종개발 및 보급에 힘쓴 결과, 2023년 기준 각각 60, 34품종을 개발하였으며 국산 보급률 18.8%를 달성하였다. 최근 개발품종들은 소형이면서 꽃대 출현이 잘되고 꽃수가 많은 다화성 품종, 국내 환경에 적합하며 재배가 용이한 품종 개발을 목표로 육성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수출시장의 유용 형질 분석을 통해 선호 화색, 수송성 등 시장별 맞춤 품종 개발을 진행 중이다.
참고로 난 수출은 2000년대 이후 심비디움 분화의 중국 수출량이 증가하면서 2013년까지 국내 난의 80% 이상을 중국으로 수출하며 효자작목으로 급부상하였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중국 내 사회적인 여건 변화로 심비디움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최근에는 심비디움을 절화로 일본과 호주에 수출하는 등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수출국마다 선호하는 특성이 달라 각 시장에 맞는 절화용 품종이 필요한 실정이다. 호접란은 2017년 미국과의 검역 타결로 배지가 있는 화분 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국의 호접란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 현지 농가의 높은 관심에 힘입어 난 수출의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백색 대형 호접란 품종이 약 60% 점유하고 있어 꽃이 크고 8개 이상의 꽃을 보유한 백색 대형 수출 품종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 외 다양한 화색과 화형의 수송성이 우수한 품종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 작지만 풍성한 느낌을 주는 호접란 ‘러블리엔젤’
최근에는 순판(입술꽃잎)이 꽃잎과 같이 둥근 형태를 가지는 빅립(Big-lip) 화형이 호접란 육종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에서 육성된 P. World Class‘Big Foot’ 품종 개발을 시작으로 다양한 무늬와 색상을 가지는 상업적인 빅립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해당 품종을 교배친으로 2009년부터 빅립 화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 결과 빅립 품종으로는 국내 첫 육성품종인 ‘러블리엔젤’을 개발하였다.
‘러블리엔젤’은 순판이 천사의 날개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연분홍색 바탕에 선명한 분홍 줄무늬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꽃대 길이 40cm 내외이며 꽃크기 5~6cm 정도인 소형종에 속한다. 꽃대 수는 유통 시 가격 결정에 주요한 요인으로 꽃대가 균일하게 2대씩 발생하는지 여부가 육종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러블리엔젤’은 꽃대 2대 발생비율이 높은데다 꽃대당 꽃수가 18개 내외로 많이 달려 재배 농가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미국 시범 수출을 진행한 결과, 30일 이상 장기수송 시 손실률이 낮고 현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용으로도 기대되는 품종이다.

아리아


# 밝고 화사한 호접란 ‘아리아’
호접란 품종은 크게 백색, 분홍계열의 스탠다드 대형종(Standard big flower group)과 다양한 색상, 향기를 가지는 꽃이 작은 노벌티계(Novelty group)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노벌티계(Novelty group)는 작은 꽃이 풍성하게 달리는 다화성 품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짧은 화경에 다수의 분지를 출현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점차 소비자들이 분화로 이용하기 간편한 작은 크기를 선호하면서 다분지성인 동시에 다화성인 소형 품종 개발이 필요하였고 이에 부응하고자 ‘아리아’ 품종을 선보이게 되었다.
‘아리아’는 백색 바탕에 꽃잎 중앙과 설판에 진한 분홍색을 띠며 전체적으로 화색이 밝고 화사하여 시장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꽃대 길이가 36cm 정도이면서 꽃 크기 4cm 정도의 아담한 크기를 자랑한다. 작지만 개화성이 우수하여 대부분 꽃대가 2대 이상 발생하는 데다 분지 발생도 좋아 꽃대 하나당 21개 정도의 많은 꽃이 착화되어 하나의 화분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갖는다. 또한 잎의 길이가 짧고 잎 자세가 수평이어서 농가에서 재배 시 재식밀도가 높고 물관리 등 관리가 용이하여 선호하고 있다.

러블리스마일
러블리스마일 절화


# 절화 특성이 우수한 심비디움 ‘러블리스마일’
주로 분화로 거래되던 심비디움의 소비 형태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중국 수출 부진과 국내 거래 위축 등으로 분화시장은 감소한 반면, 절화 시장은 안정적인 수출을 보이고 있다. 또한 호주, 유럽 등 신 수출국으로의 시장 확대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기존 품종 중 절화 특성이 우수한 절화 전용 품종을 새롭게 개발함으로써 시장의 새로운 변화에 준비하고 있다.
주력 품종으로는 절화 특성이 우수한 ‘러블리스마일’이있다. ‘러블리스마일’은 원래 2011년 분화용으로 개발된 품종이었으나, 절화 특성이 우수하여 최근 국내외 절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밝은 분홍색 중형종으로 내수뿐아니라 일본에서도 인기가 있다. 12월 초부터 개화가 시작되어 크리스마스 등 연말에 맞춰 출하가 가능하고 일시에 개화하여 출하에도 용이하다.
꽃대가 곧고 단단하여절화로 이용하기에 적당하고, 무엇보다 일반적인 심비디움 절화수명이 14일인데 비해 절화수명이 27일로 2배나 길어 절화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피데이
해피데이 절화

# 꽃수가 많은 심비디움 ‘해피데이’
최근 ‘플랜테리어(Plant+Interior)’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실내 장식에 식물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화분 자체를 감상하기도 하고, 꽃꽂이, 꽃다발이나 플로팅볼에 물을 담아 꽃을 띄우기도 한다. 이때 심비디움을 활용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면서, 1~2개 꽃대만으로도 풍성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이에 안성맞춤인 다화성 심비디움으로 ‘해피데이’가 있다.
‘해피데이’는 밝은 진분홍색 화색을 띠며 꽃수가 많은(꽃대당 13.6개) 중대형종이다. 꽃수가 많지만 꽃이 겹치지않게 배열되어 있어 관상가치도 우수하다. 또한 잎 높이에 비해 꽃대가 높게 올라와 균형미가 좋다. 한편 재배농가에서도 생육이 강건하고 개화성이 좋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평균 꽃대 수는 2.8개로 꽃대가 잘 발생하고 꽃대 굵기도 12.8mm로 굵고 단단하여 절화로 우수하다. 2012년 품종을 개발한 이후 시범재배 등을 통해 농가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최근 꾸준히 국내외 시장에서거래되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063-238-6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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