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방향을 묻다… 2025 농해수위 국정감사
상태바
농업의 방향을 묻다… 2025 농해수위 국정감사
  • 이지우
  • 승인 2025.10.30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
지난달 14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어기구 위원장)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지난달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어기구 위원장)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이 감사는 농업·농촌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 대응력을 들여다보는 자리였으며, 유통 개혁, 통상 압박, 디지털 전환, 식량 주권 등 다양한 쟁점이 부각됐다.


이날 농식품부 국정감사는 물가·유통 구조, 통상·LMO(유전자변형생물체) 관리,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AI·스마트농업 예산 등 현안이 한데 모여 격론을 벌인 하루였다. 여야 의원들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없이는 물가 안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고, 유통·도매시장 운영 방식과 경매 독점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송미령 장관은 농업 보호 의지를 거듭 밝히며 통상 협상은 원칙대로 진행하되 정무적 판단 여지는 적다고 답했다. 미국산 감자 등 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적 절차를 강조했다. 동시에 농식품부는 스마트농업 보급·R&D 확대,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구조 개선 추진 의지도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 도입(6개 군 대상, 2년간 월 15만원 등)과 관련한 재원·지방재정 우려가 제기됐고, 공동영농 모델의 예산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농식품부는 수급·가격 안정 대책과 제도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쌀값 불안정·클러스터 ‘유명무실’ 질타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

지난달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은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해 다양한 쟁점을 제기하며 강도 높은 질의를 펼쳤다.
어기구 의원은 농약 피해 농가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2023년 도입된 농약피해분쟁조정위원회가 실효성이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2023년 제도 시행 이후 2025년 9월까지 총 102건의 농약 피해 관련 상담이 접수되었으나, 이 중 97건(95%)이 사전상담 단계에서 종결되어 조정위원회로 회부되지 못했다. 실제 조정 신청으로 이어진 5건 중 1건은 취하되었으며, 실질적으로 조정위원회에 회부된 건수는 4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어 의원은 이 같은 수치를 제시하며 “농약 피해 농가를 위한 제도가 사실상 형식적으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피해 농민이 쉽게 제도를 이용하고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접근성 및 홍보 강화를 촉구했다.
이어 국가적인 역점 사업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의 성과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가식품클러스터가 6천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도 매출·수출·고용 등 주요 지표가 목표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입주기업의 70% 이상이 호남권에 집중되는 등 전국 확산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어 의원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투입된 예산 규모와 기간에 비해 기업 유치, R&D 성과 등 핵심 지표가 현저히 낮아 ‘유명무실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클러스터가 식품 산업의 혁신 거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농식품부 장관에게 운영 구조 및 성과 창출 방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경기 여주·양평)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경기 여주·양평)은 쌀값 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정부의 정책

실패로 국민 부담이 가중되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쌀값이 20kg당 6만 7천 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30% 가까이 폭등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수확기 전 26만 톤의 쌀을 시장 격리했으나,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공급을 묶어둔 결과가 올해 가격 급등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식료품 물가수준이 OECD 평균 대비 1.5배 이상인 상황에서 쌀값 상승이 도시락(5.9%), 김밥(5.3%) 등 외식 물가를 연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며 신속하고 선제적인 수급 안정 대책을 촉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고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친환경·유기농업을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 농정의 중심으로 전환’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며 농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농업생태학적 관점에서 농업생산 체계와 유통 기반을 혁신하고, 친환경 농업의 공익적 가치 확산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정읍·고창)은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농산물 물가 폭등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국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은 그때그때의 임기응변에 불과하며, 사실상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일부 도매시장법인이 과도한 영업이익률을 취하며 중간 유통 마진을 키워 밥상 물가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하며, 농식품부 장관에게 실질적인 유통 구조 개선 방안과 도매시장법인의 투명성 강화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 외에도 윤 의원은 농식품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루쌀’ 사업에 대해 실효성과 예산 낭비 우려를 제기하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또한, 청년 농업인 육성, 스마트팜 보급, 농업 재해 보험 등 농업 전반에 걸친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며 농업인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경영 안전망 강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조경태 의원 (국민의힘, 부산 사하을)

조경태 의원 (국민의힘, 부산 사하을)은 공영도매시장 독과점 구조와 유통비용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그는 서울 가락시장 등 도매법인의 영업이익률이 22%를 넘는 과도한 수익 구조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문제라며, 유통 구조 개혁을 강하게 촉구했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무안·신안)은 농촌 빈집 문제 및 생활환경 정비 부재를 질의했다. 그는 농촌에 빈집이 많지만, 농식품부가 농촌 정비 계획이나 기본 방침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또한 그는 여성 농민 복지와 농업 구조적 불평등 문제도 함께 언급하며, 정부의 농정 철학 부재를 꼬집었다.


문대림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주갑)은 AI 전환 관련 예산 배치 부족과 준비 미흡 문제를 질의했다. 그는 정부 전체가 AI 예산 확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농식품부의 AI 관련 예산 배정이 미미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GPU 확보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만희 의원(국민의힘, 경북 영천·청도)은 공동영농 확대 제도와 시범사업 한계를 질의했다. 그는 현재 공동영농 시범사업 대상이 너무 적고, 제도상 요건(농지 면적 기준, 참여 인원 등)이 엄격해 확산이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이만희 의원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산림청장 임명 관련 증인 채택을 주장하면서, 산림청 인사 배경의 투명성을 요구했다.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경북 고령·성주·칠곡)은 관세협상 및 통상 개방의 투명성을 강하게 물었다. 그는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미제출되었다는 점을 들어, 협상 과정 공개를 거듭 요청했고, 농업 분야 추가 개방 가능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엄중히 따져 물었다.


이병진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평택을)은 국감장에서 버섯 재배에 필수적인 ‘배지(培地)’가 현행법상 폐기물로 분류되어 농가에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톤당 20만 원에 달하는 처리 비용은 약 5만 명이 종사하는 버섯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또한 농어업 분야의 높은 산업재해율을 언급하며,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산업재해보험 미가입자가 많은 농어촌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정부가 실질적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천호 의원(국민의힘,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농어촌 기본소득 제도의 재정 부담과 지속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 제도가 지방재정을 고갈시키고 지역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정책 시행 전 신중한 재정 검토와 타당성 분석을 요구했다. 또한 그는 FTA 피해보전직불제의 연장 추진을 강조하며, 농업 개방 확대 흐름 속에서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질의했다.


임미애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농민 안전 및 산업재해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작년 농작업 중 사망한 농민이 297명에 이른다는 통계와, 농업인의 사망률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높다는 점을 들며, 농업 분야의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농식품부의 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는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

국민의 질책으로 받아들인다
송미령 장관, 개선의지 밝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가 의원들의 강도 높은 질의와 지적 속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및 피감기관들은 국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겸허히 수용하고 정책 개선에 집중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현장에서 농식품부를 비롯한 주요 피감기관들은 국정감사에서 논의된 핵심 쟁점을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쌀값 안정을 위한 선제적인 수급 관리와 공영도매시장의 독과점 구조 개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여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농가에 정당한 가치가 돌아가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AI 기술 전환을 위한 예산 배분 및 인프라 구축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친환경 유기농업 전환과 공동영농 확대 등의 정책을 농업 현장에 맞게 현실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농민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 강화 대책과 청년농 대출 상환 부담 완화 등 농업인의 경영 안전망과 복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송 장관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쌀값 폭등 문제, 농산물 유통 구조의 불투명성, 실효성 없는 농가 피해 구제 시스템 등 모든 현안에 대한 의원님들의 질의와 지적은 국민의 질책으로 깊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회에서 제시된 농약피해분쟁조정의 유명무실함이나,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저조한 성과와 같은 수치적 문제들은 숫자 뒤에 숨겨진 농민들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즉각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