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서울청과에서 1등하는 김효진 대표
상태바
가락시장 서울청과에서 1등하는 김효진 대표
  • 월간원예
  • 승인 2014.10.01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기 수확과 철저한 선별이 돈 되는 사과다”

 

 

6개월 동안 매일 아내와 싸웠다
김효진 대표는 서울 토박이이다. 놀러갈 수 있는 친척 분들도 시골에는 없다. 명절마다 시골로 내려가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친구와 같이 강원도 지역으로 무전여행을 다니면서 농사일을 도왔다. 매년 방학이 되면 다시 와 달라는 목장주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농업 농촌이 좋았고 농촌 일을 돕는 것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농업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했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장인께서 귀농했을 때 2년 동안 주말마다 농장 일을 도왔다고 한다. 그때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를 보면서 ‘농사의 보람이란 이런 것인가’ 생각하면서 귀농을 생각했다.
“아내한테 그랬죠. 우리 집 내려가자는 것도 아니고 당신 집에 가자는데 왜 싫냐며 6개월 동안 매일 싸웠습니다. 정말 그땐 하루도 빠짐없이 귀농하자고 아내를 달랬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 등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귀농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죠.”
2004년 11월 전북 장수 지역으로 귀농했다. 옆집 할머니께서 빈집에 사람이 들어왔다고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가락시장에서 최고가 받는다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사과 값은 금값이었다. 생각건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가격이 좋았다. 김효진 대표는 공판장에서 5kg 한 상자에 10만 5,000원 받았다. 소매가격이 아닌  경매시장 가격이다. 어떤 소비자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일 수도 있지만 김효진 대표는 올해도 현재 8회 출하하여 모두 최고가를 받았다. 사과의 크기와 무게 등이 똑같은 다른 농가들이 5kg에 2만 4,000원 받을 때 김 대표는 5만 4,000원 받았다.
“모든 농부의 마음이 정성을 쏟겠지만 저 역시 사과 한 알 한 알 신경을 썼습니다. 좋은 가격을 받아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으니까 좋지만 한편으로는 사과값이 너무 비싸면 선물용 사과로 전락하기 쉽죠. 선물용 사과는 약간 비싸게 팔리더라도 적당한 가격이 형성되어야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사과를 먹는다고 봅니다. 5kg 한 상자의 적정 가격은 3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죠. 물론 명절 시기에는 4만~4만 5,000원이 적당하지만 5kg 한 상자에 6만 원, 7만 원 한다면 사과 한 알에 7,000~8,000원 하는데 누가 먹겠어요.”
올해도 농가들의 사과 가격은 극과 극의 양상을 보였다. 일부 농가들 중에는 3년 동안 사과 가격이 좋다 보니 사과 색깔만 좋으면 가격이 좋을 것이다는 욕심이 생겼다. 농가 스스로도 명절 시기에 맞춰 출하한다면 떼돈을 벌 것이라고 떠들었다. 그런데 사과농사는 풍년이었고 익지 않은 사과를 추석 전에 출하하는 것이 문제였다. 차근차근 익은 사과, 맛있는 사과를 수확하여 분산 출하를 했다면 도매시장의 출하량이 적어 좋은 가격이 형성 됐을 것이다. 물론 옆의 사과 밭에서 사과를 수확하면 농가는 왠지 불안하다. 자신도 수확해서 출하해야 할지 농가 스스로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야 뭐하니? 사과열매로 그림 그리니? 수확은 언제 할거니?” 때론 농가들이 김효진 대표에게도 농을 건넸다. 하지만 올해도 진짜 좋은 그림을 그렸다. 김효진 대표는 농가만의 농사의 원칙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는 사과를 출하한다고 강조했다.
떼돈을 벌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꺼번에 출하하면 함께 죽는 길이다. 서울 가락시장 경매사들이 어떤 사람들인데 사과 가격을 함부로 주겠는가?  반면 일부 농가에서는 고품질로 승부를 걸었다. 그 결과 5kg 한 상자에 5만 4,000원을 받았고 그 자부심도 대단하다. 김효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농산물 가격은 생산 농가의 자존심이면서 자부심이다. 전국에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는 숨어 있는 고수들이 있다.
취재/최서임 국장

 

<자세한 내용은 월간원예 10월호 참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