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으면 멋있는 원예 농사를 할 수 없다”
상태바
“미치지 않으면 멋있는 원예 농사를 할 수 없다”
  • 월간원예
  • 승인 2004.09.24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뜨거운 여름이 빨리 가 버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물이 나왔다. 그렇게 따갑게만 느껴졌던 여름햇살과 헤어지는 것이 이제야 뒤돌아볼 줄이야.
여름이 소리없이 물러가는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 소재에서 희귀종 양란 소품의 마니아 박진우씨를 만나 원예농사의 즐거움을 들었다.

▶ 전공을 살려 희귀종 소품 생산
천안 연암대학 원예학과를 졸업 한 후 본격적으로 난 전문 농장에서 고품질 양란 생산을 위한 노하우를 정립해 나갔다. 그리고 지난 94년 독립하여 풍란, 석곡, 온시디움, 카틀레야, 교배종 환희·금화소 등을 대량 생산하기 보다는 소품 소량 생산 위주로 재배했다.
“소품 위주로 품목을 다양화하여 재배하니까 출하시기가 분산되고 노동력도 지루함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오히려 갈수록 원예 농사를 멋있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희귀종 양란 마니아들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적극적인 마니아들로 인해 희귀종 소품 농사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물론 소득을 올리기 위해 농사를 짓지만 마니아들이 찾아올 때 힘이 되어 즐겁다고 말했다.

▶ 소품 위주 소비시대 열린다
“국내 양란 소비가 선물과 전시용 위주인데 이제는 소품 시대가 열릴 것 같아요. 10년전 마쓰데발리아의 경우 그때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없었는데 요즘은 마쓰데발리아 소품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소품 위주의 소비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희귀종 양란 소품 마니아들이 늘어나는데는 10년이 걸렸지만 마니아들의 역할로 소품위주의 소비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우씨가 희귀종 양란 재배만 고집하는 이유는 각각 특색있는 향기와 자태로 대량 재배보다는 소량 재배가 가능하고 재배가 까다로워 누구나 재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농장 이름인 ‘만화’에서도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희귀종 양란 소품 경매 들러리
“아직까지도 국내 경매 시작에서 희귀종 양란 소품 경매는 들러리에 불과한 것 같아 경매 출하는 하지 않고 상인들 위주로 직판을 하고 있죠. 농가 소득이 그만큼 따라 주지 않아 때로는 판매 애로도 있지만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즐거움이 더 많습니다. 해마다 1~2개정도 희귀종을 찾아내 상품화하는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직접 배양하지 않고 사진을 통해 구입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처럼 품종의 특성이 그대로 나오지 않은 경우도 발생됩니다. 다른 농가들이 재배하기 어려운 희귀종 양란을 재배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국내에도 희귀종 양란 마니아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또 다른 상품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박진우씨는 아직도 국내 경매 시장에서 양란 소품들이 경매의 들러리가 되고 있어 출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멋있는 농장 만들기
“다양한 소품을 재배하다보니 각 품종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재배하기가 어렵습니다. 더구나 도시 근교 임차농이라 시설 활용을 할 수 있는 환경 여건이 안되고 있어요. 개발 단계에 서 있는 지역이라 언제 떠나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들이 하지 않은 품종을 재배하고 꽃 시장에 나가 시장조사를 할 때 내가 키운 꽃을 봤을 때 너무 반갑죠.”
박진우씨는 시설 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은 불안하지만 멋있는 농장을 꾸며나가고 있다. 이방인에게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설명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소득에만 치중하고 있는 시설원예산업에서 생활속에 원예를 이끌어 나가는 박진우씨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최서임 차장 wonye@hortitime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