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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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 월간원예
  • 승인 2009.02.0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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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새날이 오면...

 

스르르
바람개비처럼
고단한 삶이 언덕에 누우면
시름을 사르는 노을빛은
저만치 다가와 꿈 하나 놓고 간다.

날마다 그대를 위한 시를 깁지만
한 순간도 죽어지는 때가 없어
시퍼런 흙바람으로 울린 세월이 아프다.
 
나무는 겨울을 넘기 위해
자신의 수족을 자르고 호흡까지 멈춘다.
사계절 자유의 풍성함을 누리며
아름다운 동행의 진실마저 잊었는가.
 
실가지를 흔드는 바람의 속살을 만져본다.
눈빛이 흐려진다.
세상 즐겨 하던 우둔한자의 영혼아
깨어나라
찬연한 동녘,
휘 엿이 새날이 밝아오면
가난한 심령으로 두 손을 모으자

 새날이 오면/ 李今順

설산(雪山)에 새날이 밝았습니다.
새날이 오면
언제나 마음이 경건해 집니다.
하여,
기원합니다.

새날엔
모두 풍요한 마음으로 가득하시길,,,

새날엔
건강과 행운으로 가득하시길,,,

차 꽃 만발한 호근 마을에
바람이 불었습니다.
차향(茶香) 담은 바람이
온 동네에 퍼집니다.
향에 취해 바람을 맞습니다.

동네 이곳저곳에 남국(南國)의 태양으로
잘 키워낸 파초일엽이 보기 좋습니다.
올해는 이렇게 튼실한 마음을 키워냈으면 합니다.
바랩니다.

서귀포 시내에는 어딜 가나 먼나무가 많습니다.
“이 나무가 먼나무(무슨 나무) 일까요?”
답을 알려줘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쩌다 잎변이 한 동백을 만나면
키메라의 마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우리 마음은 저리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늘푸른넓은잎작은떨기나무 야,
나는 너를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네 죽절(竹節)과 정향(精香)
그 고귀함을 얼마나 탐냈던가.

문득,
죽절나무와 마주하며
나는 탄식했습니다.
정말 만나고 싶은 나무였습니다.

2009 기축년(己丑年).
새해 아침에
저는 소원을 이뤘습니다.
그리움을 채웠습니다.
여러 독자께서도 여유와 평화의 새해 맞으시길
소원합니다.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새해 아침에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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