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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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 월간원예
  • 승인 2009.03.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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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다 그리움으로 목말라 했다

 

너를 기다리다
그리움으로 목말라 했다.

바람난 바람만 뒤쫓다
되돌아설 줄 몰랐다.

꼬막 재 바위틈에
아직,
그리움으로 남았다면
널 위해 아껴둘 일이다.

바람아
바람아.
네 옥색 입술
여전하구나.

해마다 찾아와 피고 지건만
2월이 오면 무슨 상사병에라도 걸린 양,
그리움으로 몸서리칩니다.

‘사랑의 괴로움,
비밀스런 사랑,
덧없는 사랑’ 이라 누가 불렀는가.

시도 때도 없이 몰아치는 바람 맞으며
하나, 둘 고개 내민 네 앞에 엎드려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너의 꽃말이 아무리 슬플지라도
나는 오늘 낼 너를 만날 기대로
차마 슬퍼할 수 없었다.
하찮은 꽃말일진대,
이리 속상한 것은
너를 너무 많이 담았구나.
이 가슴에,,,

너를 만나는 길,
천리 길도 마다 않고 달렸는데
이제, 무등에서도 만날 수 있단다.

밤사이 몰아치던 눈보라가
눈꽃으로 피어나고
너는 눈부신 꽃잎을 뽐내었다.

아,
2월이 오면
네 모습 네 향기 그리워
죽을 것 같은 그리움으로
목말라 한다.

어느 날,
괭이눈 노랗게 물들고
산자고 꽃망울 익어지면
여기저기 기지개 켜는 꽃들이
얼굴을 내밉니다.

수천, 수만의 씨앗(포자)으로
온 산 뒤덮는 보춘화는
아직 겨울잠에 취해 있습니다.
 
뽀송뽀송 우단일엽
씩씩하게 돋아나고

넉줄고사리 잎사귀 키우는
숲속에서
바스락 거리는 봄을 만납니다.

너를 기다리다
그리움으로 목말라 했다.

바람난 바람만 뒤쫓다
되돌아설 줄 몰랐다.

꼬막 재 바위틈에
아직,
그리움이 남았다면
널 위해 아껴둘 일이다.

바람아
바람아.
네 옥색 입술
여전하구나.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툭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 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글·사진 | 들꽃세상 대표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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