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먹고 자란 ‘비타민 창고’ 무안 양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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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 먹고 자란 ‘비타민 창고’ 무안 양배추
  • 월간원예
  • 승인 2009.04.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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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양배추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각 자치단체마다 묘안을 내놓고 있다. 양배추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한 마트에서는 양배추를 사은품으로 나눠주기도 한다. 양배추로 전국이 떠들썩한 이때, 무안에서 ‘전국양배추산지유통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천춘근 씨를 만나 양배추 재배와 유통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양배추와 운명적인 만남
20여년 전 천춘근 씨는 건설회사에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그가 무안, 제주, 밀양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양배추를 유통하리라는 것을 꿈에서라도 생각할 수 있었을까. 양배추와 천춘근 씨의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았던 천춘근 씨는 위장병에는 양배추가 최고라는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양배추를 먹기 시작했다. 먹어보니 위장이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 아삭거리고, 달짝지근한 그 맛에 매료되어 아예 양배추를 재배해 유통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시작된 양배추와의 인연이 어느덧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양배추 유랑기
천춘근 씨는 1년 내내 전국 각지를 돌며 양배추를 생산해 직접 유통까지 하고 있다. 10~4월까지는 무안에서 재배하고, 5월은 밀양과 대구, 6월은 진도, 8~10월까지는 청송, 그리고 다시 무안으로 돌아온다. 1년 내내 양배추와 함께 하는 셈.
“5~9월 사이에 재배되는 양배추는 섬유질이 많은 대신 당도는 조금 떨어집니다. 잎이 얇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죠. 반면에 10~4월에 재배되는 양배추는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시기에 따라 양배추를 선택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식품이 어디 있겠어요.”
천춘근 씨의 양배추 사랑은 끝이 없었다.

 

수급량 조절이 시급
최근 각 지방에서 자체적으로 양배추 소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작년에 비해 평균적인 시세를 유지하는 편. 작년에 워낙 시세가 좋지 않아 1년 동안 손실액이 10억원이었다고 말하는 천춘근 씨의 얼굴에는 그늘이 가득했다. 천씨에게 우리나라 양배추 생산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천춘근 씨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국가에서 종자를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양배추 종자는 100%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것을 개인이 들여 오다보니 물량조절이 안 돼 힘든 점이 많이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 어느 정도 종자를 들여왔는지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생산하게 되면 그 해 농사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채소 시장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국가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농민들의 고생이 조금은 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천씨는 말했다.

 

황토재배로 양배추의 질 높이다
“무안은 원래 황토가 유명한 지역입니다. 갯벌이 가까이 있어 땅 속에 축적된 영양분이 많고, 기후가 좋아 작황이 잘되는 곳이기도 하지요. 4년 전부터 황토에서 양배추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황토에는 비타민 C, K, U 등이 풍부하게 함유 되어 있어 황토를 먹고 자란 양배추는 보통 양배추보다 섬유질과 미네랄이 더욱 풍부합니다.”
천춘근 씨는 황토재배를 통해 양배추의 질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식 후 수확까지 평균 130~140일 동안 황토를 먹고 자란 양배추는 일반 양배추에 비해 단단하고, 속이 꽉 차 있을 뿐 아니라 함유하고 있는 영양분 또한 차이가 난다.
무안 황토 양배추는 그 품질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일본·대만 등지에서 양배추를 사기 위해 직접 바이어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직거래만이 살 길
천춘근 씨의 양배추는 현재 순대공장, 만두공장, 빵공장, 대기업 식당 등으로 납품되고 있다. 9㎏한 망에는 보통 3~4개가 들어가고 가격은 3000~4000원 사이로 형성된다. 200만원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직거래를 통하면 약 14만원 정도 더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시기에 따라 하루에 출하되는 양도 다른데 수확량이 많을 때는 70~120t, 적을 때는 10~12t정도를 유통한다. 트럭 운송비 500만원, 인건비 400만원에 경매장 수수료·포장비까지 많이 올라 유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천춘근 씨는 직거래를 통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지속적으로 모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1-776-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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