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서 참취 재배하는 방도현·임금선 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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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 참취 재배하는 방도현·임금선 씨 부부
  • 월간원예
  • 승인 2009.05.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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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계곡수 이용 웰빙 참취 재배해요”

 

코끝을 찌르는 상큼한 향이 진동하는 하우스 안에는 지금 막 수확을 시작한 파릇한 참취가 가득하다. 봄의 기운을 머금고 돋아난 참취는 칼륨, 비타민 C, 아미노산 등이 풍부해 봄철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 주는 데 제격. 뿐만 아니라 다년생 식물인 참취는 한 번 파종을 하면 3월에서 11월까지 4~5년 간 수확이 가능해 농가에서도 고소득 작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양평에서 무위자연의 멋을 알고 실천하는 방도현·임금선 씨 부부의 참취 재배이야기를 들어보자.

 

봄나물과 함께 한 웰빙 인생 30년
경기도 양평의 끝자락 단월면 향소리. 방도현·임금선 씨 부부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참취를 재배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30년이 흘렸다.
“30년 전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조사하기 위해 직접 서울의 큰 시장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참취를 접하게 됐고, 농사를 시작하게 됐죠. 처음 참취 농사를 시작했을 때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밤낮없이 농사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쉴 틈 없이 노력한 결과 지금은 아내와 둘이 쉬엄쉬엄 일하며 자식들 공부시킬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니 이 정도면 성공한 셈이죠.”
작은 땅에서 시작한 농사는 현재 하우스 시설 40동 1만 3223㎡ 규모로 늘어나 부부가 이틀 동안 수확하는 양은 4㎏ 상자 50~60개 분량에 이른다. 수확한 참취는 서울 경동시장과 농협 등지로 출하되는데 한 상자에 2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부부는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막 재배로 온도 관리
참취는 딸기나 상추처럼 저온성 작물이기 때문에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가 가능하다. 방도현 씨는 인근에 지하수가 풍부해 땅속 수막으로 온도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따라서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난방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겨울에는 전기로 지하수 온도를 높여 하우스 온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때도 작물이 얼지 않을 정도로만 최소한의 난방을 하고 있다. 참취가 너무 빨리 자라면 부부가 수확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재배 가능한 양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이 최우선
“소비자들이 먹는 것이 곧 나와 우리 가족이 먹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자는 것이 저의 농사 철학이자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방도현 씨는 하우스 땅 속에 길이 2㎞의 관을 설치해 인근 야산의 계곡수를 끌어와 참취를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미네랄이 풍부한 계곡수를 먹고 자란 참취는 향은 물론 그 맛에서도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
“계곡수를 이용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 올해로 10년째입니다. 처음에는 많은 비용을 투자해 시설을 설치했지만 지금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우리 농가만의 비법이 되어 참취 재배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하의 관을 교체하거나 약간의 수리비용만으로 시설 유지가 되기 때문에 큰 비용 투자 없이 지속적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11월 수확이 끝난 후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발효된 축분을 이용한 퇴비를 사용해 지력을 회복시키고 있다.
또한 1년에 3~4회 정도는 퇴비를 주축으로 약간의 요소를 섞어 비료를 뿌리는데 비료를 준 후에 환기를 잘못하면 농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방도현 씨는 말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재배 비법
무슨 일이든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하는 방도현 씨도 처음에는 무조건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한다. 작은 면적에 수확량을 높일 요량으로 농사를 짓다보니 남들이 하는 대로 영양제도 많이 주고, 참취를 빨리 키우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썼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곧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욕심에서 연작장해도 생기고, 병해충도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위적인 것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자연이 주어진 조건 그대로 유지하려 애쓰니 30년 동안 한 곳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연작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습니다.”
작물이 잘 자라는데 굳이 토양 검정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방도현 씨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2년에 한번 교체해야 하는 비닐도 5년째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온도를 높이고, 비료도 충분히 주면 수확량은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빨리 큰 작물은 빨리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하자 없이 오랫동안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하는 방도현 씨는 오히려 작물이 빨리 크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성장속도를 유지하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방씨에게 연간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조심스레 물었더니 “농사짓는 사람이 연간 소득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 하루하루 욕심 없이 노력하다보면 소득은 자연스레 높아가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의 우문에 현명하게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서 참취 농사에 대한 그의 철학과 그동안의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31-772-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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