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보다 맛있는 여름 사과 ‘썸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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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리보다 맛있는 여름 사과 ‘썸머킹’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8.02 11: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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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 박성수 대표

구전 동요 중에 이런 노래 가사가 있죠.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붉게 잘 익은 햇사과는 새콤달콤 맛있습니다. 
그런데 빨갛지 않아도 맛있는 사과가 있어요. 
바로 국내 육성 품종 ‘썸머킹’ 사과에요. 
여름 사과의 왕이라는 뜻처럼, 그 맛이 끝내줍니다.

초여름 시장에 가면 시선을 잡아끄는 과일이 있습니다. 바로 풋사과죠. ‘아오리’라 불리는 이 사과 품종의 명칭은 ‘쓰가루’인데요,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입니다. 새콤한 맛 때문에 일부러 찾아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떫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풋사과 특유의 떫은맛이 거의 없으면서도 새콤함이 일품인 사과가 있어요. 그 이름은 바로 ‘썸머킹’이에요. 사과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가 개발했어요.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 조성된 박성수 대표의 사과 과수원. 사과연구소가 개발한 신품종 ‘썸머킹’ 사과 묘목을 360주 심어 6년째 재배하고 있다.

이것이 진짜 과즙미

7월에 먹는 초록사과 ‘썸머킹’

‘썸머킹’ 사과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 알려진 건 아니에요. 몇 년 전부터 농가들 사이에 이 품종 묘목이 공급되기 시작했거든요. ‘아리수’ 사과와 함께 사과 신품종 업계의 쌍벽을 이루는 신품종이죠. 각각 ‘아리수’와 ‘썸머킹’이에요. 사과 농민들은 아리수를 추석 사과, 썸머킹을 여름 사과로 부르기도 해요.

여름에 먹는 풋사과 ‘썸머킹’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 드셔보세요. 올해 처음 딴 거예요. 청과회사 직원들도 대번에 맛있다고 하더군요.”

썸머킹 맛이 궁금해 경북 군위군 소보면 박성수 대표의 농가를 방문했어요. 박성수 대표는 7월 초부터 썸머킹 사과 수확을 시작했어요. 풋사과인데도 떫은맛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쉽게 말해, ‘쓰가루’ 사과보다 조금 더 익은 상태에서 풋사과로 출하되기 때문이에요. 겉으로 보기엔 둘 다 녹색 풋사과이지만, 속은 ‘썸머킹’이 좀 더 익었다고 해야 할까요?

박 대표가 폭염 불볕더위에도 신나게 수확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높은 시세’와 ‘재배의 수월함’입니다.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오른쪽)과 박성수 대표(왼쪽)가 ‘썸머킹’ 과수원을 둘러보고 있다.

‘아오리’ 사과보다 높은 가격 받고 팔죠

“서울청과와 전량 계약을 했는데, ‘아오리’보다 훨씬 높은 시세를 받았습니다. 소문이 나서 다들 라 심으면 안 되는데….”

박 대표는 원래 자두 농사를 했어요. 자두 값이 떨어져 고민하던 차에 동네 지인에게 사과 농사를 권유 받았어요. 그때 추천받은 품종이 바로 ‘썸머킹’이었던 겁니다.

“살균제를 전혀 치지 않았는데도 별다른 피해는 없었어요. 요즘 너무 덥다 보니 진딧물은 간혹 보이지만, 썸머킹 사과가 탄저병과 갈반병에는 강한 편인 것 같습니다.”

살균제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말에,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도 적잖이 놀란답니다. 군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썸머킹’ 재배 농가들도 사정이 비슷하다면, 친환경 사과로 보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지요. 저농약 인증제 폐지 후 친환경 인증 제도권에서 멀어졌던 수많은 사과 농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올해는 서울청과를 통해 홈플러스에서 135t 가량 유통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도 맛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번 맛본 사람들은 ‘쓰가루’보다도 ‘썸머킹’을 먼저 찾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과연구소 권순일 연구관은 조심스레, 그러나 확신을 갖고 전망해 봅니다. 평생 사과 품종 육종에 매진해 온 전문가의 의견인 만큼, 더욱 믿음이 가는데요. 독자 여러분도 올 여름 마트에서 ‘썸머킹’이라 적힌 사과를 본다면 망설이지 말고 장바구니에 담아 보세요. 입 안 가득 밀려드는 새콤달콤한 과즙이 감동을 안겨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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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림 2021-08-09 20:44:32
아오리가 더 맛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