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분 먹고 자라 맛있는 화성 ‘햇살드리’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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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분 먹고 자라 맛있는 화성 ‘햇살드리’ 배
  • 이나래 기자
  • 승인 2017.08.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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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우림농원 강정순 대표

 

혼자 농사를 해 수원원예농협과 정남농협에 배를 출하하는 강정순 대표.

일조량이 좋은 화성에서 ‘신고’ 배를 재배해 수출도 한다.

옆집보다 맛있는 배를 키우는 비결 중 하나는 ‘계분’이다.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조성된 우림농원. 면적 1ha의 과수원에 ‘신고’ 배를 재배하고 있다.

“과수원 풀이요? 일부러 깎지 않았어요. 웃자라는 것만 예초기로 베어내고, 기본적으로 초생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혼자 배 농사를 하는 강정순 대표. 1990년대부터 배 농사를 시작해 현재 면적 1h(3000평)의 과수원에서 ‘신고’ 배를 재배하고 있다.

수원원예농협과 정남농협에 각각 배를 출하하고 있다. 가락시장에도 꽤 높은 가격을 받고 배를 판매하고 있다.

7월 하순 방문한 강정순 대표의 과수원에는 풀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다. 웃자라는 풀만 예초기로 베어낼 뿐, 초생 재배 원칙을 지켜 응애 피해를 예방하고 환경 친화적인 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과수원 거름으로 사용하는 발효 계분이 가득 쌓여 있다. 한꺼번에 150t의 계분을 구입해 최장 3년 동안 발효해서 쓴다.

일조량 좋아 맛있는 화성 배

발효 계분으로 품질 높이죠

“화성 배가 맛있는 비결이요? 우리 지역이 일조량이 좋아요. 농민들 스스로 더 나은 재배 기술 습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요.”

우림농원 강정순 대표는 화성 지역 배 선도농가 모임인 ‘이광회’ 소속이다. 이광회는 이화회와 함께 화성시에서 배 농사 잘 하기로 손꼽히는 농업인들의 모임이다.

화성 배는 인근 평택시나 안성시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재배 면적은 꽤 넓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화성시 배 재배 면적은 비봉면, 정남면 등을 중심으로 약 160ha에 달한다. 센터는 최근 과수 농가들에 공포의 대상이 된 ‘화상병’ 방제를 위한 약제 공급 및 방제 교육도 철저히 하고 있다.

우림농원은 수출양도 꽤 많다. 강정순 대표의 경우 저장용 컨테이너 박스 총 500상자를 수출한다.

“지난해 햇배 수확 직후엔 시세가 좋지 않았어요. 작황이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올 2~3월에는 꽤 높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청탁금지법’ 등 영향으로 인해 지난 가을에는 배 시세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어 다행이라고 강 대표는 전했다. 올해 봄에도 화접이 꽤 잘 돼 거는 기대가 크다. 다만 아직 수확기까지 기상 변수가 다양한 만큼 성급한 속단은 내리지 않고 있다.

“저는 계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양계장에서 발생한 닭똥을 구입하는데, 5t 트럭 총 10대가 들어옵니다. 그 정도면 2~3년이면 충분히 써요.”

소똥이나 돼지 똥 대신 닭똥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제일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우분이나 돈분은 냄새 문제도 있는데, 강 대표가 사용하는 계분은 일단 발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악취가 전혀 없다.

“냄새가 전혀 안 나죠? 계분 안에 왕겨가 섞여 있어서 더욱 좋아요.”

계분 구입가격은 5t 트럭 한대 분량에 15만원이다. 한 번 사면 2~3년 동안 두고 쓸 수 있어서 유용하다. 다른 농가들처럼 칼슘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맛이 좋은 까닭으로 계분을 꼽는다.

강 대표가 재배한 배는 화성시 농특산물 브랜드인 ‘햇살드리’ 배로 판매되기도 한다. ‘햇살드리’는, 경기 서남부에 위치한 화성의 지리적 특성을 표현한 농산물 브랜드다. ‘햇살이 오랫동안 드리워졌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만큼 맛있고 질 좋은 농산물임을 강조했다.

강정순 대표가 재배해 저온 저장 중인 ‘신고’ 배. 당도는 약 14Brix다.

“1~3년생 가지에서 열린 배가

모양이 가장 예쁩니다”

수령이 30년에 육박하는 배나무를 혼자서 관리한다는 것이 결코 녹록한 일은 아니다. 수형 유인을 할 때 가장 중시하는 원칙은 1~3년생 가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일년생부터 삼년생까지의 가지에 달린 배가 모양이 가장 예쁘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과수원 땅에 짚을 깔기도 했어요. 지금은 하지 않지만요. 그 외 쓰는 농자재로는 칼슘제 등이 있습니다.”

과수 농가들이 아삭한 식감 유도를 위해 사용하는 칼슘 제재를 강 대표도 사용한다. 식감 뿐 아니라 크기, 모양 등이 모두 우수해 가락시장에 출하하기 때문에 별다른 판로 걱정은 없다. 화성시농업기술센터 및 농협과 평소 긴밀히 연락하며 기술 습득에 열을 올린 것이 농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

최근 ‘신고’ 배 재배 농가들이 시세 하락과 검은별무늬병(흑성병)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폐원을 하거나 품종 전환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강 대표는 ‘신고’ 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평소 병해충 예찰을 철저히 하고 기술 지도를 철저히 따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별다른 병충해 피해를 입은 적은 없다.

평균 당도 14Brix의 달콤한 화성 ‘햇살드리’ 배를 더 많은 도시민들이 맛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강 대표는 늘 부지런히 신기술을 배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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