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이 카네이션 재배하는 정금철, 양지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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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이 카네이션 재배하는 정금철, 양지선 부부
  • 월간원예
  • 승인 2009.05.0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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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꽃을 알아주는 곳이 있어 행복하죠”

 

국내 화훼 산업의 중심지 경남 김해시에서 15년 째 스프레이 카네이션을 재배하고 있는 정금철·양지선 씨 부부를 만났다. 작년 6월 정식한 카네이션은 12월 크리스마스에 맞춰 첫 수확을 했고, 올 5월 스승의 날까지 조금씩 수확량을 늘려 가고 있다.

 

카네이션 전문가를 꿈꾸며
정금철 씨가 초기 화훼농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카네이션 외에도 안개, 프리지아 등 여러 가지를 재배했었다. 하지만 작목을 바꿀 때 마다 자재비가 많이 들고, 1년 내내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한 가지만 전문적으로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카네이션. 안개는 일이 너무 많았고, 카네이션이 가장 승부를 걸 만하다고 생각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첫 해에는 ‘대륜계’를 재배했었습니다. 대륜은 하나의 꽃만 남기고 엽순을 모두 따줘야 하기 때문에 일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그 다음 해에는 ‘스프레이계’로 바꾸기로 결정했지요. 대륜과 달리, 스프레이는 꽃대 하나에 6~8 송이의 꽃이 필 수 있도록 맨 처음 나오는 꽃만 떼어내면 되기 때문에 일이 좀 수월한 편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스프레이 카네이션 재배가 올해로 15년째이다. 함께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농가들 사이에서도 농사를 잘 짓기로 소문난 정금철 씨는 한 가지만 집중적으로 해서 전문지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에 집중했을 때 그것에 대한 관심과 경험, 노하우가 쌓여 그것이 훗날 내 자산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거든요.”

 

돌림 농사로 연작 장해 예방
“한 가지 작물을 계속해서 재배하면 연작 장해가 오기 마련이죠. 그래서 하우스 두 동에 돌아가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땅을 쉬게 해서 지력을 회복시키는 것이지요.”
정금철 씨는 2975㎡의 5동 연동하우스 2개동에서 번갈아 가며 카네이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렇게 하니 지난 15년 동안 연작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없었으며, 매년 고품질의 카네이션을 수확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현재 화학 비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잠깐의 편의 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땅과 함께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 가축의 분을 이용한 비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같은 축분이라도 개나 닭의 분은 질소 함량이 높아 토양을 쉽게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우분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에는 2975㎡의 농장에 트럭 30대 분량의 우분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첫해에 그렇게 많은 비료를 주고 나니 그 다음 해 부터는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정금철 씨는 직접 미생물제제를 만들어 뿌리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토양검정을 실시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도 하는 등 꾸준히 토양관리에 힘쓰고 있다.

 

꽃의 흐름을 읽는 능력
매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꽃도 달라지고, 다양한 신품종이 선보임에 따라 어떤 품종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정금철 씨는 해마다 시장조사를 통해 어떤 꽃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지 조사한다고 한다.
“유행하는 꽃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그 흐름을 읽어내야 그 해 농사를 성공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내가 어떤 꽃을 재배하고 싶다고 해서 또 쉽게 그 꽃을 재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재배 농가가 한 품종으로 몰리거나 종묘회사에서 수입을 중단하면 모종을 구할 수도 없거든요.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유행흐름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지요.”
그렇게 시장조사를 통해 올해 정씨가 선택한 품종은 듀오, 다이아몬드, 까린보, 레드아이 4가지로 화형이 예쁘고, 색감이 좋아 꽃꽂이나 절화용으로 인기가 좋은 스프레이 카네이션 품종이다.
현재 정금철 씨가 재배하는 꽃은 일주일에 3번 서울 경부고속터미널 꽃시장으로 출하된다. 그는 “한 곳을 정해놓고 출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내 꽃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꽃을 보내고 싶어 주로 거래하는 상회로 출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년도에 비해 시세는 좀 떨어진 편이지만 그래도 예년대비 좋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정부의 실질적 보조 절실
올해 카네이션 모종은 개당 550원으로 60%정도 인상됐고, 그 밖에 유류비를 비롯한 각종 자재비도 크게 인상돼 화훼 농가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몇 년 째 꽃값은 그대로인데 자재비는 크게 올랐습니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연매출이니, 순소득이니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그저 한해 농사를 끝내고 빚이 생겼으면 올해는 적자구나 하는 것이지요. 정부에서 하는 지원 사업이나 연구들이 실제 농가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김해시 카네이션재배연구회 김종희 회장은 수출농가에만 혜택을 주는 정부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에서 농사를 잘 지어서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애국이다. 허울 좋은 수출 장려보다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꿋꿋이 농사를 짓는 많은 농가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실질적인 정부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재/이정연 기자wonye@hortitimes.com
농장 문의 : 019-523-6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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