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사과가? 토량 개량으로 사과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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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서 사과가? 토량 개량으로 사과 농사
  • 이나래
  • 승인 2017.09.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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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배원예농협 장덕용 감사

 

천안은 ‘성환 배’가 유명하다. 해마다 4월이면 성환읍 일대는 하얀 배꽃으로 뒤덮인다.
그런데 성환에서 배와 사과를 모두 재배하는 농업인이 있다.
농사 경력 50년이 넘는 천안배원예농협 장덕용 감사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는 품목별 과일 주산지가 뚜렷하다. 주산지가 아닌 지역에서 소위 ‘비주류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는 관심과 우려를 한 몸에 받는다.
“배 농사를 한 지는 50년이 넘었고, 사과 농사는 16년 차입니다. 천안시에서 시행하는 사과 시험 재배 사업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덕용 천안배원예농협 감사는 성환읍에서 사과 과수원 1ha(3300㎡)를 일구고 있다. 품종은 ‘후지’, ‘홍로’, ‘감홍’이다. 과수원 조성 당시 1440주를 심었으나, 그동안 간벌을 해 지금은 약 900주 남았다.
 

과수원 토양 개량을 위해
호밀·수단그라스 4년간 땅에 묵혀


지금은 맛있고 달콤한 사과가 열리는 땅이지만, 전에 이곳은 문우병이 잘 발생하는 땅이었다.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땅에 문우병이 창궐하기 쉬운데, 하필이면 이 땅이 그런 땅이었던 것이다. 장덕용 감사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안 좋으면 고쳐 쓴다는 생각으로 토양 개량에 팔을 걷어붙였다.


골칫거리이던 땅을 포크레인으로 10m 이상 파고, 그곳에 녹비 작물을 심었다. 토질 개량 효과가 뛰어나고 환경에도 이로운 호밀과 수단그라스를 심어 4년 이상 그대로 묵혔다. 그 기간 이곳엔 아무것도 심지 않았다.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본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제대로 된 땅 일구기에 집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4년 동안 깊은 땅에서 녹비 작물이 부숙되면서 어느 작물이나 잘 자라는 땅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시험 삼아 이 땅에 호박을 심었는데, 호박 이파리가 덩굴처럼 무성해 그 속에 사람이 앉으면 밖에선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지력이 왕성한 땅이 된 것이다.


‘이제 됐다’ 싶어 사과를 본격 재배하기 시작했다. 물빠짐도 좋고 땅심도 좋아 사과나무 수세가 날로 좋아졌다. 워낙 땅심이 좋아 비료가 거의 필요없을 정도였다. 비록 지금은 저농약 인증이 폐지됐지만, 당시만 해도 저농약 인증이 친환경으로 인정될 때라 ‘친환경 사과’를 학교 급식용으로 대량 납품했다.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였다.


“지금은 사과를 연간 50t 수확합니다. 식재 당시 밀식 과수원으로 조성했는데, 앞으로 간벌을 통해 나무 사이의 거리를 넓힐 계획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무에도 스트레스를 적게 주니까요.”
장덕용 감사는 한 치 앞만 바라보고 농사하지 않는다. 땅을 건강하게 관리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맛있고 안전한 사과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도 받았다.

 

‘후지’, ‘홍로’, ‘감홍’ 품종 사과나무 약 1000주를 면적 1ha의 과수원에서 재배한다.


‘취미로 사과 재배’는 착각
충분한 칼슘제 투여로 아삭한 사과 열려


천안에서 사과를 재배한다고 하면 농업인들은 물론이고 일반 소비자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기 십상이었다. 지난 수십년 간 사과로 유명한 곳은 경북 봉화군, 영주시, 청송군 등 소백산맥 인근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평지보다 일교차가 큰 덕분이다. 그만큼 사과는 높은 일교차를 필요로 하는 품목이다.


그런데 해발 고도가 낮고 높은 산이 적은 천안에서 사과를 재배한다고 하니 처음엔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도전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사과 농사에 뛰어들었다.
장덕용 감사는 그저 그런 취미로 사과 농사를 시작한 게 아니었다. ‘해보고 안 되면 말고’ 식의 안일한 시작은 더더욱 아니었다.


“남들은 저농약 사과를 재배하면서 농약을 많이 치냐고 오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SS기를 이용해 살포하는 것은 대부분 칼슘제일 때가 많았습니다. 무언가를 항상 뿌리고 있으니 그게 농약인 줄 알았던 거겠지요.”


특히 ‘감홍’ 품종 사과는 칼슘이 부족하면 고두병이 걸리기 쉬워,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칼슘제 투여는 필수였다. 과다 칼슘으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적정량 살포에 집중했다. 그 외에는 수확 전 열매 떨어짐 현상을 방지하는 낙과방지제 등을 사용했다. 친환경연합회가 주최하는 현장 교육에 열심히 참여할 만큼 평소 친환경 과수 재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농약을 많이 친다는 것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었다.


칼슘제를 연중 충분히 공급한 결과,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 먹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아삭하고 달콤한 사과를 수확한다. 이곳에서 키운 ‘후지’ 사과의 평균 당도는 16Brix에 달한다.
주요 판로는 학교 급식업체와 기업 명절 선물 세트다. 총 생산량의 80%를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하고, 나머지는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과·배 혼합세트로 판매한다. 선물세트에 포함한 배도 역시 장덕용 감사가 재배했다.

 

과수 농사 경력 50년인 장덕용 감사는 배와 사과를 재배해 학교 급식으로 대량 납품한다.

 

사과와 배를 모두 재배하는 장덕용 감사에게 ‘더 키우기 쉬운’ 품목은 무엇일까. 우문에 대해 장덕용 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무래도 배 농사를 먼저 시작했으니, 배가 주요 작목이지요.”
다만 봄철 인공 수분 시기에는, 배꽃 화접에 필요한 일손이 사과보다 더 많은 것은 분명하다. 장덕용 감사는 천안의 또다른 사과 농민 약 20명과 작목반을 조성해 맛있고 알찬 사과 수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능형 조류 퇴치기 ‘훠이’
“새를 쫓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배, 사과 과수원에 총 3대를 설치했어요. 최신 인기 가요도 들을 수 있어서, 농작업 할 때 틀어두면 좋습니다. 인부들도 이제는 ‘훠이’가 없으면 일 할 맛이 안 난다고 해요.”(천안배원예농협 장덕용 감사)
‘훠이’는 까치, 직박구리, 까마귀 등 과수원에 피해를 입히는 새들을 소리로 쫓아주는 최첨단 농기계다. 농장주의 취향에 따라 조류퇴치, 음악 감상, 식물 성장 촉진음악 등 3가지 모드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세 가지 기능과 라디오를 동시에 틀어놓으면 효과가 극대화 돼 일석사조다.
구입 문의 : G-테크 031-544-6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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